부산에서 제주 해장국이 생각난다면 가는 식당이 있다. 가야공원 입구에 있는 칠칠해장국이다. 추운 겨울 주말, 해장을 위해 방문해 보았다. 오래간만에 방문이라 기대가 된다.
이 동네에는 가야포차 선지국밥이라는 수구레 국밥 맛집이 있다. 오래전부터 자주 가던 집인데 최근 방문 시 밥 먹고 있는데 바로 옆에서 먼지 풀풀 날리며 빗자루질 하는 걸 겪고 나서는 발길을 끊었다. 부산에 수구레 국밥 잘하는 집이 많은데 굳이 가야포차까지 갈 필요는 없는 듯.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엄광로 135
작년에 쓴 글인데 상세한 이야기는 위 포스팅을 참고하기 바란다. 예전에 주차 지원을 해주던 근처에 태양주차장이라고 있는데 이제 주차지원이 안되므로 식당 부근에 있는 공영주차장에 주차하는 것을 추천한다.
칠칠해장국 간편을 보면 왼쪽 끝에 소그림이 인상적이다. 제주도 해장국 전문점이라는 현수막이 눈에 들어온다. 이제는 자리를 잡아서 멀리서도 손님이 많이 온다는 후문.
토요일 오후 2시쯤 방문했다. 코로나19가 한창 말썽일 때라 조용한 편이다. 이제는 손님이 많겠지.
카운터, 화장실 쪽 모습이다. 특이하게 2층에 주방이 있으며 음식 전용 엘리베이터로 해장국이 내려온다. 오래간만에 왔는데 엄청 친절하네. 이전 방문 때는 그런 걸 못 느꼈는데 말이다. 물론 오픈 초반에 왔을 때는 친절하긴 했다. 암튼 친절은 중요하다.
작년보다 가격이 1,000원씩 싹 올랐다. 요즘 식당을 가보면 가격이 안 오른 곳이 없다. 메뉴가 다양한 편인데 사장님이 원래 갈비탕 체인을 운영하며 요식업에 경력이 있던 분이라 그런 것 같다. 갈비탕에도 자신 있는 듯. 물론 나는 매번 해장국만 맛보았다.
예전에는 소고기 해장국을 순한 맛, 얼큰한 맛으로 고를 수 있었는데 메뉴가 바뀌었길래 물어보니, 주로 동네 어른들이 단골인데 얼큰한 것보다는 순한 맛을 지향하는 터라 순한 맛으로 고정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한우곱창전골에 소주 한 잔하고 싶어진다. 전날 술을 그리 먹고 또 술 생각이 나는가? 키드엠 너란 아인 참!
소금, 후추 등
시원한 물 한 잔 들이켜며 입가심 좀 해준다.
김치, 깍두기 국내산
먹을 만큼만 가져가자.
계란 후라이는 셀프로 해먹으면 된다. 날계란을 먹어도 되고. 1인 1개만 무료이다. 작년에는 1인 2개였는데 아쉽네.
원산지 표시판 참고
계란 후라이 하고 오면서 사진 좀 찍으니 음식이 나왔다. 이 집 해장국은 제주도 스타일로 소 양지, 사골, 멸치 육수 등을 끓여서 칼칼하면서 시원하게 맛볼 수 있다.
제주도 여행을 수십 번 이상 다니면서 현지 해장국을 엄청 많이 먹었는데 그나마 육지에서 맛보는 제주 해장국 중에서 이 집 해장국은 제주 스타일을 참 잘 내는 편이다. 공감하는 분들 많을 것이다.
글 쓰면서 오래간만에 군침도네. 이 집 맛본 분들 공감하실 것이다. 아마도 부산에서 제주식 해장국을 제대로 하는 유일한 집이라고 생각한다.
내장을 찍어 먹는 소스
양파, 고추는 신선하다.
국내산 김치
국내산 깍두기
키드엠표 써니사이드 계란 후라이, 테두리는 튀긴 것처럼 처리하였다.
다대기가 올라가 있다. 돼지국밥은 국물 본연의 맛을 보기 위해 다대기를 덜어 먹곤 하는데 제주식 해장국은 그냥 다대기 다 쌔리 풀고 먹는 것을 추천한다.
다진 마늘이 많이 올라가 있다. 이 집은 주는 그대로 먹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국물을 맛본다. 안 그래도 시원한 콩나물에 알싸한 다진 마늘까지 한 숟가락 들어갔으니 그 시원함은 어떨까?
밥 한 숟가락을 떠서 국물에 푹 적시고 맛본다. 뜨거운 것을 잘 먹기에 그냥 호로록 넣고 입안에서 굴려본다. 마늘의 알싸함 덕분에 시원함이 확실히 배가 된다.
신선한 선지는 언제 먹어도 맛있다. 매우 부드러운 식감을 제공해 준다. 본인이 선지를 못 먹는다면 꼭 입문해 보라. 단, 잘하는 식당에 가서 말이다. 호불호 갈리는 음식이 많은데 선지는 꼭 먹을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재료이다. 왜냐하면 맛있다.
깐 양 등장이오~ 꽤 많이 들어가 있다. 부드러움을 장점으로 내세우는 깐 양이지만 입안에 들어가면 변신을 한다. 적당한 식감 덕분에 씹는 맛이 있다. 물론 부드러움은 장착한 채로 움직여 준다.
해장국에 꼭 들어가야 할 콩나물은 한가득이다. 아삭함과 익힘의 중간을 줄타기 하면서 참 콩나물 다운 식감을 보여준다. 이런 콩나물 좋다. 오늘 해장 참 즐겁네. 차만 안 가지고 왔더라면 낮술 한 병 제대로 했을 텐데 소주가 아쉽더라.
깐 양을 특제 간장 소스에도 찍어 먹어본다.
한 숟가락 가득 떠서 맛을 보니, 땀도 나고 해장도 되는 것 같고 기분도 좋고 양곱창 생각도 나고 막창 생각도 나고 주말에 내장 땡겨야겠다.
이집 양지는 언제 먹어도 부드럽고 맛있다. 퀄리티가 꽤 좋다.
결론은 늘 그렇듯 깔끔하게 비운 그릇이다. 땡초가 오래간만에 참 매워서 하나는 도저히 못 먹겠더라. 웬만한 매운 건 그냥 먹는 스타일인데 오늘 땡초 앞에서 차분해지더라. 평소에 맵부심도 안 부리는데 왜 오늘은 왜~ 나에게 시련을 주는가. 오늘 이리 매운가.
나와 소통하는 이웃분들은 대부분 이 집을 가보셨을 것이다. 많은 분들이 오늘 포스팅을 공감하면서 읽었을 것이다. 가야공원 하면 생각나는 게 가족 외식으로 어릴 때부터 찾는 냉수탕 가든, 그리고 가야포차 선지국밥이었는데 이제는 칠칠해장국이 먼저 떠오른다. 제주식 해장국을 좋아한다면 이 집 한번 맛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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