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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을보다

수정동 부산진역 동구청 맛집, 수정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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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중순이었나 옛, 부산진역 자리 동구 문화플랫폼 시민마당에 취재가 있었다. 부산광역시 뉴미디어멤버스 기자 자격의 취재였다. 마침 같은 멤버스 소속인 브랜든과 함께 취재 배정을 받아 취재 전에 점심 식사를 하기로 했다. 오래간만에 수정밀면에서 밀면 한 그릇을 맛보기로 한 것이다.


부산광역시 동구 수정로 19

문의 : 051-465-5878

영업시간 : 매일 오전 10시 ~ 오후 9시 30분, 연중무휴

주차 : 가게 옆 전용 주차장 이용 가능

휠체어 입장 여부 : 2칸의 계단이 있어서 주위 도움이 필요

 

마침 봄비가 추적추적 추적 60분도 아니고 내렸다 그쳤다 반복하고 있다. 수정밀면은 동구청 앞에서 오랜 기간 영업을 하고 있다. 수정동 주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밀면집이다.

초량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밀면집은 어딜까?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내 기준으로 초량밀면은 일단 아니고, 생각해 보니 나는 주로 서구 대신동 쪽에서 밀면을 즐겼던 것 같다.

점심시간을 약간 지난 시간인데 비가 와서 그런지 조용하다. 먹고 있으니 단체 손님이 우르르 몰려들어온다.

만두가 맛있기로 인기가 많다. 가을, 겨울에는 계절 메뉴로 칼국수 종류도 판매한다. 올해 4월에 찍은 메뉴판이라 가격 변화가 있을 것 같다. 요즘 물가가 너무 많이 올라서 어딜 가나 가격 인상이 있더라. 다들 힘냈으면 좋겠다.

잠깐 이야기가 새는데, 최근 모 기사식당에 갔더니 카드 결제 시 10%를 더 받는 것을 보고 놀랬다. 소상공인 카드 수수료가 1~1.8% 정도이며 그마저도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해 주고 있는 상황인데 100원 남짓한 수수료가 아까운 게 아니라 자료를 남기지 않고 세금 탈루가 목적인 것 같아서 더 괘씸하다.

무김치, 식초, 겨자 등 소스가 비치되어 있으니 원하는 만큼 맛보면 된다.

주전자 한가득 온육수가 담아져 나온다. 밀면을 먹으러 다니다 보면 온육수 인심이 박한 곳이 상당히 많다. 개인적으로 인심 야박한 곳은 다시 찾지 않는 편이다. 이 집은 육수도 내줘, 사장님 및 직원분들도 친절해서 늘 음식 먹기 전부터 기분이 좋은 곳이다.

보기만 해도 든든한 주전자 아닌가! 밀면 값 비싸게 받으면서 온육수는 비빔에만 제공된다고 절대 안 내주는 그런 집은 생각만 해도 별로다.

온육수를 컵에 따라본다. 보는 것처럼 상당히 진하다. 한 모금 마셔보았다. 군 시절 말년 때 내무실에서 먹던 혹은 출동 가서 대기 중에 먹던 농심 사리곰탕 뽀글이가 생각난다. 왜 십수 년 전 그때 맛봤던 사리곰탕 봉지라면이 순간 떠오르는 걸까? 순간 그 국물이 스쳐 지나가는데 아무튼 깊은 맛이며 맛이 괜찮은 육수다.

입구 쪽 모습이다. 오랜 세월 영업해오고 있다.

원산지 참고

밀면 등장

이집 밀면의 장점은 살얼음이다. 보통 여름에 살얼음으로 나오는 밀면집에서 맛보면 얼음 때문에 육수 맛이 흔들리거나 제대로 표현이 안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집은 수차례 맛본 결과 일정한 맛을 제공해 준다. 비록 그 맛이 내 입맛에 조금 아쉽다 할지라도.

두툼한 고기 고명이 하나 올라가 있고 삶은 계란은 얇게 썰어놓은 모습이다. 고기는 퍽퍽하지 않고 부드럽다. 4월이지만 살얼음 덕분에 미리 여름을 체험할 수 있다. 올여름 유난히 더웠던 것 밖에 생각 안 난다.

좋아하는 오이와 강렬한 색깔의 양념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 양념은 보기보다 자극적이지 않다. 온육수에서 이미 맛을 느꼈지만 양념을 풀기 전에 국물을 살짝 맛본다. 역시나 끝 맛에서 한약재의 맛이 잠깐 지나간다. 아주 약하게 올라온다는 얘기다. 국물은 새콤달콤 맛이 좋고 맛이 괜찮다. 내 입맛에는 약간 아쉬운 느낌이라고 적어두고 싶다. 맛이 없는 게 아니라 개인의 입맛 차이 정도라고 얘기하고 싶다.

이제는 식당 포스팅할 때도 조심스럽다. 이웃분들은 기억하실 건데 얼마 전에 선짓국을 포스팅한 적이 있다. 혼밥을 하면서 겪은 불친절 등 아쉬움을 토로하며 개선하고 조금 더 나은 발전을 도모하여 성업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적었는데 돌아온 건 사장이 내 블로그에 남긴 장문의 항변이 담긴 비밀 댓글이었다. 내가 겪은 부분에 대해서 전부 그런 적 없다, 아니다 등의 내용과 나중에는 반 협박식의 문구도 있던데 참 어이가 없고 김새더라. 맛집 블로거를 하다 보면 온갖 짜증 나는 상황을 겪는데 이번에는 어이가 없는 걸 넘어서 화가 났다. 물론 사장 바람대로 글은 바로 삭제했다. 글 삭제하고 상대 안 하는 게 정신건강에 좋겠더라.

다대기를 풀고 본격적으로 맛본다. 개인적으로 밀면이나 냉면, 식당에서 음식을 맛볼 때는 주는 그대로 맛본다. 그것이 그 음식을 만든 주방장의 의도를 가장 정확하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먼저 먹어보고 나서 간이 세면 양념을 덜어내던지 육수를 조금 더 추가하던지 차선책을 쓰면 된다.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 있는 양념장과 육수의 조화가 돋보인다. 면발 역시 탄력 있고 쫄깃한 면이다. 잘 삶아져서 잘 씹힌다. 왜 수정동 주민들에게 인기가 많은 지 알겠다.

국물은 딱 여기까지. 식초나 겨자 소스를 넣어서 맛보았는데 따로 넣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다대기가 색깔만큼 강렬하지는 않은데 그래도 차지하는 역할이 크기 때문이다. 식초, 겨자가 들어가니 오히려 맛의 균형과 조화가 조금 깨지는 느낌이더라.

오랜 기간 동안 수정동 주민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수정밀면이다. 인기 있는 집은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입맛 차이가 있기 때문에 내 입에 조금 안 맞을 뿐 아마 대부분은 맛있게 맛볼 것 같다. 동구청 앞의 터줏대감 같은 수정밀면! 앞으로 성업하기를 바라며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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