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4월 어느 날, 칼국수가 생각이 나더라. 이미 날씨가 더워지던 시기라 뜨끈한 칼국수 한 그릇을 맛보고 나면 땀을 제대로 흘릴 것을 예상했지만 한 그릇하러 가보기로 한다. 목적지는 수많은 후보 중에서 오래간만에 신창동 마당손 칼국수로 정했다.
부산광역시 중구 중구로30번길 20-2
문의 : 051-246-7265
영업시간 : 문의 바람
주차 : 불가
화창한 봄날의 기운을 만끽하면서 국제시장을 걸어서 마당손칼국수에 도착을 했다. 이쪽에 보세 옷가게가 참 많은데 예전에 깔롱 지기고 다닐 때 참 자주 드나들었던 기억이 난다. 키드엠이라는 닉네임 이전에 사용하던 닉네임이 '쓰따일e빵쓰'였다. 스타일 이빠이라는 뜻이었다.
대구 동성로, 부산대 앞 등 번화가를 지나다가 패션 잡지 에디터에게 눈에 띄어 잡지에 나온 적도 2번인가 있다. 스타일도 좋았고 옷도 좋아했던 그 시절의 나, 이제는 추억이다. 어후, 옷을 입으려면 살을 빼든지 해야지.
언제 봐도 정겨운 솥, 그리고 화구들이다. 주문과 동시에 팔팔 끓이기 시작한다. 벽에 적혀있는 메뉴를 보면 오랜 시간 영업해 온 식당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식당에서 먹는 손님도 많지만 주위 상가에서 주문하여 배달 물량을 상당히 많이 쳐내는 모습이다. 사장님의 배달용 자전거에 꽃을 달고 다녀서 일대에서 유명인으로 통한다.
메뉴가 상당히 많다. 4,500원이던 칼국수가 5,000원이 되었는데 이때가 4월이니 현재는 가격이 더 올랐을 수도 있겠다. 나는 늘 칼국수를 주문하는데 의외로 다른 메뉴를 시키는 손님이 많더라. 참고로 쫄면과 칼비빔이 꽤 맛있다.
물은 셀프. 더워서 땀이 흐르길래 시원한 물을 연거푸 2잔 마시니 조금 낫다.
실내는 이런 분위기이다. 테이블과 주방이 공존하는 모습이 어수선하면서도 재미있다. 오랜 세월이 묻어나는 공간.
말 그대로 오픈형 주방이다.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그대로 구경할 수 있는데 여사장님 손이 상당히 빨라서 놀랄 때가 있다.
진라면 순한 맛, 안성탕면, 신라면 등 3가지 중에서 고를 수 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주문을 넣자마자 무심한 듯 커다란 홍두깨로 반죽을 밀면서 칼국수를 만드시는 사장님의 모습이 정겹다. 음식이 나오는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서 많이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국산 남해 멸치를 사용해서 육수를 내는 모양이다. 늘 가게 앞에 오토바이나 자전거 위에 멸치를 말리는 모습을 만날 수가 있다.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으니 칼국수가 나왔다. 보기만 해도 양이 상당히 많아 보인다. 언제 와도 많이 주신다. 정말 푸짐하다.
다대기를 피해 국물부터 살짝 떠서 맛을 보자. 앞서 남해 멸치 상자를 보았듯이 멸치 베이스의 육수이다. 맑은 국물이며 깔끔하다.
파 약간, 다대기, 김가루 등이 올라간다. 예전에 처음 이 식당에 방문하여 칼국수를 맛봤을 때 양념장 때문에 약간 의아했던 기억이 난다. 그 이유는 양념장에 가득 들어가 있는 다진 마늘 때문인데 마늘 특유의 알싸함이 강하기 치고 올라오기 때문에 첫인상은 마늘 향이 조금 과하지 않았나 하는 기억이 있다.
첫인상이 의아했는데 이후에 계속 맛보니 생각이 달라지더라. 희한한 게 맛볼수록 매력적인 칼국수이다. 이 집 칼국수의 매력을 오롯이 느끼고 싶다면 다대기를 덜어내지 말고 꼭 그대로 저어서 맛보는 것을 추천한다. 국물이 조금 탁해지는데 이 부분이 포인트가 된다.
면발은 손으로 직접 반죽한 자가 제면이라 투박하고 굵기가 다양하다. 그래도 꽤 칼질이 일정한 편에 속한다. 면발에 부드러움은 조금 부족하지만 탄력이 있고 쫄깃해서 먹는 재미가 있는 면발이다.
다진 마늘이 강하게 지배하고 있는 다대기를 다 섞고 칼국수를 맛보면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면발과 국물에서 그 맛이 똑같이 느껴지는데 면에도 국물이 잘 베여서 면과 국물의 조화가 참 괜찮은 편이다.
양이 상당히 많다. 배가 작아져서 웬만하면 남기려고 했으나 먹는 김에 다 먹어버렸다. 먹고 1시간은 걸었던 것 같다. 봄날 오후의 따사로운 햇살 덕분에 기분 좋은 도심 트레킹을 했다.
처음, 그리고 다음, 다음... 희한하게 갈 때마다 맛이 괜찮은 느낌이라 가끔 생각이 난다. 근처에 동명칼국수라는 찐 맛집이 있어서 늘 선택에 고민을 하게 되지만 이 집이나 동명이나 각각 매력이 돋보이는 곳이라 어딜 가도 맛있게 맛보게 된다. 면과 국물의 조화, 그리고 마늘 덕분에 깔끔함이 돋보이는 국물을 즐기고 싶다면 이 집을 추천한다.
근처에 있는 또 다른 칼국수 맛집, 동명칼국수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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