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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을보다

감천문화마을 맛집, 한양양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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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말, 술자리가 있어서 감천으로 향했다. 장소는 예전에 이웃이신 감래킹님이 소개해 주신 감천 사거리에 있는 부산 감천문화마을 맛집, 한양양꼬치로 정했다. 2년 전쯤인가 비가 억수같이 오는 봄날 찾아가서 아주 기분 좋게 맛보고 온 터라 기대가 된다.


부산광역시 사하구 감천로 119 1층

문의 : 051-291-1002

영업시간 : 오후 4시 ~ 익일 오전 1시, 매주 월요일 휴무

포장, 배달, 예약 가능

오후 7시까지 모이기로 했다. 퇴근 후 중앙동에서 61번 버스를 타고 가니 20분 조금 넘게 걸리더라. 버스 창밖으로 바라본 구름이 마치 커다란 새처럼 보여서 얼른 찍어보았다.

감천 사거리를 지나면서 한 번쯤은 봤을 것이다. 감천의 양꼬치 맛집, 감천문화마을 맛집, 한양양꼬치이다. 정말 오래간만에 찾는 터라 참 반갑다.

감천이라는 동네에 개인적인 추억이 좀 많은 편이라 동네 곳곳에 맛집을 참 많이 가봤다. 그 맛집들 중에서 한양양꼬치는 혜성처럼 나타나서 감천을 대표하는 양꼬치집으로 자리를 잡았다.

오후 6시 41분에 도착, 4명이서 모이기로 했는데 한 분은 먼저 와 계셨고 내가 2등으로 도착했다. 실내에 테이블이 6개 있는데 잠시 후 만석이 되는 마법이 펼쳐지더라. 심지어 자리가 없어서 발길을 돌리는 손님도 몇 팀 있었다.

메뉴판을 찍어보았다. 카메라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새제품으로 교환 절차를 밟고 있어서 수중에 카메라가 없다. 아쉬운 대로 아이폰으로 찍어본다. 오늘 모임 주최자분께서 한턱 쏘시는 자리라 다양한 메뉴를 맛볼 예정이다. 꼬치를 하나씩 주문하려고 했으나 늑간살은 수급 때문에 주문이 어려워서 양념양꼬치, 삼겹양꼬치를 주문해 본다.

 

일행들이 오기를 기다리며 가게 이곳저곳을 찍어본다. 하이볼도 먹고 싶고 소맥도 먹고 싶지만 아직 컨디션이 그리 좋지 않아서 오늘은 맥주만 마시기로 미리 일행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달걀볶음밥과 새우볶음밥, 그리고 메밀소바도 취급한다. 식사로 곁들이기 참 좋은 메뉴이다. 이리저리 찍고 있으니 여 사장님이 나를 알아보시고 인사를 하시네. 2년 전 이런저런 대화를 꽤 나누었기 때문이다. 정말 친절하다. 그리고 화이팅이 넘친다. 긍정적인 마인드의 소유자시다. 긍정이 얼마나 중요한 부분인지 다들 알 것이다.

예약을 하여 미리 세팅이 되어 있었는데 가운데 불을 유심히 보기 바란다. 양꼬치집에 가면 늘 불만인 게 불을 적게 넣어주는 것인데 이 집은 가득 차게 넣어주니 참 좋다. 고기를 굽는 집게 마스터 입장에서 상당히 반가운 세팅이다.

일행을 기다리며 시원한 양꼬치엔 칭따오 한잔하면서 목을 축여본다. 날씨가 너무 더운 날이었는데 시원한 맥주 한 모금하고 나니까 더위가 조금 날아가는 느낌이다.

쯔란, 소금, 카레가루, 고춧가루 등이 세팅되어 있으니 취향껏 담아 먹으면 된다. 이 부분도 칭찬할 만한 부분이다. 양꼬치집에 가보면 쯔란 등 향신료를 아낀다고 주방에서 제공하는 경우를 꽤 볼 수 있는데 이렇게 테이블에 세팅해놓는 게 훨씬 낫다.

향신료를 좋아하므로 쯔란을 가득 뿌리고 총 4가지를 골고루 담아보았다.

짜사이와 볶은 땅콩, 무 양파지까지 입맛 돋우고 상큼하게 해줄 반찬들도 준비가 되었고

왼쪽 삼겹양꼬치, 오른쪽 양념양꼬치이다. 마늘과 은행도 함께 나온다.

참고로 나는 양꼬치를 좋아한다. 그래서 몇 년 전에는 부산에서 양꼬치 좀 한다는 집에 거의 다 가보고 먹어보았다. 혹자는 서울 쪽에 유통되는 양고기가 더 좋고 맛있다고 하던데 우리나라에 공급되는 양꼬치가 서울, 부산할 것 없이 같이 풀리기 때문에 큰 차이가 없다. 메인 수입업자는 한정되어 있다는 소리다. 차이가 있다면 가게마다 숙성도나 양념의 차이일 것이다.

나는 업무상의 이유로 양고기 유통업자를 알게 되어 많은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잘 안다. 이날처럼 늑간살양꼬치가 수급이 딸린다고 하면 부산만 없는 게 아니라 전국에 늑간살 재고가 부족하다는 소리이다. 참고하기 바란다.

일행 중 한 명이 더 도착했다. 맛있는 음식을 눈앞에 두고 더 이상 기다리기는 다들 힘들어 양꼬치를 불 위에 올리고 시원한 맥주잔을 부딪히며 서로의 안부를 확인한다. 오래간만에 보는 분들이라 참 반갑다.

삼겹양꼬치를 맛본다.

그리고 양념양꼬치를 맛본다.

한마디로 말한다.

'맛있다.'

이 집은 부산에서 손꼽히는 양꼬치 맛집이다.

그 이유를 조금 설명해 본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재료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

영어권에서는 양의 연령에 따라 구분 지어 부른다. 보통 생후 1년 미만의 어린 양을 램 (lamb), 2년 ~ 7년 정도 된 성숙한 양을 머튼 (mutton)이라고 한다. 조금 더 세분화해 보면 5~6개월짜리는 스프링 램 (spring lamb), 1년 6개월 정도 된 것을 이어링 머튼 (earing mutton)이라고 한다. 보통 우리가 흔히 접하는 양꼬치는 일반적으로 램 (lamb)을 사용한다고 보면 되겠다.

간혹 우즈베키스탄식 등 중앙아시아 현지 요리를 추구하는 식당을 가보면 노린내가 약간 나는 양고기를 접할 수 있는데 머튼을 사용한 것이다. 램은 노린내가 없고 육질이 부드럽고 연한 반면에, 머튼은 특유의 노린내가 난다. 양고기를 제대로 즐기게 되면 그 노린내가 구수한 풍미라고 느껴지며 육질이 소나 돼지에 비해서 질기다.

오늘 찾은 한양양꼬치는 스프링램을 사용한다. 그리고 숙성과정을 꽤 오랜 시간 가진다. 그렇다 보니 고기가 너무 부드럽고 잡내가 아예 나지 않으며 너무 맛있다. 간혹 양꼬치를 못 먹는다는 지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냄새 때문이라고 하는데 그럴 때는 스프링램을 사용하는 양꼬치집을 찾아가면 된다. 입문과 동시에 양꼬치 마니아가 되는 새로운 경험을 할 것이다. 그곳이 바로 한양양꼬치이다.

드디어 4명 다 모였다. 연태 고량주도 주문하고 칭따오도 주문한다.

열심히 굽는 중이다. 양꼬치를 굽는 속도가 먹는 속도를 못 따라가네. 삼겹양꼬치도 맛있지만 양념이 제대로 숙성된 양념양꼬치가 참 맛있다. 숙성이 제대로 돼서 양고기의 풍미가 한층 업그레이드되는 느낌이다. 겉에만 대충 양념을 바른 그런 양꼬치와는 차원이 다르다.

늘 말하지만 정성이 들어가면 맛이 있다. 이집 한양양꼬치는 친절한 직원분들, 그리고 정성이 들어간 고기 손질, 숙성 등 다양한 노력의 조합으로 결정적인 맛을 만들어 낸다.

전쟁을 치르듯 순식간에 양꼬치를 흡입하고 불판을 올린다. 다들 한 끼 굶고 오셨나? 왜이리 빨리 드시는 건지 궁금하고요.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양꼬치가 너무 맛있어서 흡입한 것 같다. 다들 내 마음과 같은 눈치다.

불판이 깔린 이유는 양갈비를 맛보기 위해서이다. 양갈비 때깔 좀 보소. 고기 좋아 보이네.

짜잔~ 하면서 사장님이 직접 들고 오시네. 통양갈비살이다. 이 부위는 단골만 주문해서 맛볼 수 있는 아주 특별한 고기이다. 보기만 해도 군침 돈다. 통이라 초벌을 해서 갖다주신다고 한다. 여기 집게 마스터 있는데 내가 구워도 되는데.

먼저 양갈빗살을 구워보자. 본격적으로 집게 마스터가 활약을 할 시간이다.

갈비도 하나 올려준다. 집게 마스터 아무나 하는 것 아니다. 고기 구우랴 수요 공급 조절하랴 대화에 참여하랴 술 마시랴 전반적인 테이블 상황 체크하랴 할 일이 많다. 고깃집 가면 집게 잡고 묵묵히 고기 구워주는 지인 있으면 칭찬 한마디라도 더 해주기를 바란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고래 하니까 우투더 영투더 우~가 생각나네.

육즙을 가두면서 잘 구우면 된다. 겉바속촉의 표본을 보고 있는 것이다. 집게 초보가 구우면 벌써 다 탔을 것이다. 직화이며 불판과 화력이 가까워서 정말 굽기 힘든 상황이다. 그래서 다른 테이블은 손님들이 굽다가 불이 확 올라오고 연기가 나고 난리가 난다. 사장님은 그때마다 이리저리 뛰어다니시고. 우리 테이블은 걱정도 안 하신다. 왜냐하면 바로 나! 집게 마스터가 있기 때문이다.

칠리소스, 피클, 머스터드소스가 나오고

맛있게 싸먹기 위해서 또르띠아도 요청했다. 또르띠아 하니까 예전에 친하게 지나던 동호회 형님이 멕시코 요리 전문가라서 그 형님 가게에 주기적으로 가서 품평회도 하고 의견도 제시하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부터 맛집 블로그를 운영했다면 지금은 어땠을까? 왜 그때 사진 블로그만 운영을 했을까? 아직도 아쉬운 부분이다.

초벌 해서 나온 통양갈비살이다. 열심히 구워보자.

크~ 잘 구웠다. 육즙 그대로 가두고 촉촉한 게 정말 맛있다. 양꼬치를 먼저 먹은 게 신의 한 수이다. 급이 다르네.

본격적으로 구워본다. 참 맛있다.

돌판 위에 구운 갈빗살을 올려두어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추고 대화에 참여하며 술도 한잔하면서 초벌한 통양갈빗살을 또 열심히 구워본다. 멀티태스킹이 잘 되는 집게 마스터이다. 집게 필요할 때 언제든 연락 바란다.

 

 

 

영상이 빠지면 아쉽다. 정말 맛있는 집이다. 감천 사거리 맛집, 감천 양꼬치 맛집, 한양양꼬치에서 양고기를 맛보는 중이다. 입이 즐겁다. 행복하다.

새송이버섯까지 맛있게 구워 놓았다. 돌판의 열기가 있으므로 조금 덜 구워서 올려놓으면 젓가락질 할 때 딱 먹기 좋게 익는다. 시간차까지 생각하면서 굽는다. 아, 고깃집 하나 차릴까 그냥?

갈비 역시 제대로 구워본다. 어렵지 않다.

중간에 집게로 들고 기념사진도 찍어본다. 아, 군침도네.

고기를 어느 정도 부순 시점에 양탕이 들어온다. 양탕은 많이 접해보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 비주얼은 소고기뭇국인데 정말 시원하다. 술안주로도 좋지만 국물이 해장하기 참 좋다. 술 마시면서 해장하는 그런 탕이다. 아마 양탕을 부산에서 제일 잘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개인적인 생각이므로 태클은 걸지 말아 달라. 내 입맛에 맛있으면 그게 최고다. 맛은 꽤 주관적이고 개인적이거든.

달걀볶음밥이 나왔다. 비주얼은 딱 중국집 볶음밥 비주얼이다. 맛있겠다.

한 숟가락 맛본다. 볶음밥만 팔아도 되겠다. 사장님이 맛있냐고 물어보시네. 대답하지 않았다.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그리고 강냉이국수가 나왔다. 오늘 주최자분께서 제대로 쏘신다. 이것저것 맛있게 맛볼 수 있다. 이런 기회가 잘 없다. 보통 둘이 가면 먹는 메뉴와 양이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강냉이국수 역시 맛이 괜찮아서 3그릇 먹었다. 이쯤 되니 배가 터질 것 같다. 배를 보니 풍선 같기도 하고.

맛있게 먹고 나오면서 메뉴판을 또 찍어본다. 양꼬치 드신 후 양탕은 필수다. 무조건 주문하시기를.

오래간만에 제대로 된 양고기를 종류별로 아주 맛있게 잘 먹었다. 맛있는 음식을 좋은 사람과 함께 맛보니 그 맛이 배가 되는 것 같다. 단점이 하나 있다. 우리집에서 멀다는 것이다. 하지만 막상 버스 타고 올 때 20분 밖에 걸리지 않았고 집에 갈 때 택시를 타니까 딱 10,000원 나오더라. 생각보다 너무 가까운데?

앞으로 자주 찾을 생각이다. 한양양꼬치는 감천 최고의 맛집이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맛집이다. 무궁한 성장 가능성이 보인다. 맛집의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다. 친절, 위생, 맛 어느 하나 빠지는 것이 없다.

이 집을 양꼬치 맛집, 양갈비 맛집, 양탕 맛집, 볶음밥 맛집, 강냉이국수 맛집, 도대체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 그냥 다 맛있다. 감천에서 맛집을 찾는다면 고민하지 말고 한양양꼬치를 찾아가기 바란다. 키드엠의 블로그를 보고 왔다고 하면 음료수라도 하나 챙겨주실 것이다. 앗! 이 부분은 사장님하고 얘기가 안되었지만 아마 주실 거다. 정말 맛있게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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