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장을 볼 때 주로 어디로 가시나요? 대형마트를 많이 찾아가지만 부산의 원도심 동구에는 요즘 새롭게 뜨는 전통시장이 있답니다. 부산역 맞은편에 자리하고 있는 초량전통시장이 바로 그곳인데요. 어떤 곳인지 간단하게 소개해 보겠습니다.
부산광역시 동구 초량로13번길 8
부산역에서 시작해서 초량시장 주변을 한번 걸어보기로 했습니다. 부산역 앞에 새로 생긴 부산 마스코트 '부기'를 보니 너무 반가워서 사진부터 찍어봅니다.
초량전통시장은 어떤 곳일까요? 찾아가기 전에 잠깐 초량시장의 역사에 대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초량전통시장은 일제 강점기에 부산 지역의 중심이었던 동구 초량동에 상인들이 모여서 자연스레 발생한 시장입니다. 100년이 넘은 시장이라고 볼 수 있죠. 그 자리에 1960년에 초량전통시장이라는 이름으로 상설시장이 개설되었고 2009년에 전통시장으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동구 초량 주민과 부산역을 통해 부산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참 많은 시장인데요. 유독 초량시장의 물건이 좋고 저렴하며 정이 넘치는 시장이라는 소문이 많이 나있답니다. 그리고 저녁에는 다양한 안줏거리를 파는 맛집이 많아서 퇴근길에 술 한잔하는 즐거움도 있는 시장이죠.
저 역시 초량전통시장에서 장을 보는 경우가 많은데요. 가장 큰 장점은 사진에서 보다시피 하늘이 뚫려있지 않고 아케이드 시설이 잘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15년에 완공된 아케이드 시설인데요. 비가 와도 쾌적하게 장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날씨가 좋을 때는 환기를 위해 개방도 한답니다.
입구 안쪽에 커다란 LED 전광판이 걸려 있는데요. 초량의 역사를 소개하는 영상이 계속 흘러가고요. 특별한 이벤트나 공지가 있을 때 역시 전광판을 이용해서 공지를 띄우곤 합니다.
요즘 전통시장은 다양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데요. 그중 호응이 참 좋은 것이 바로 무료배송 서비스입니다. 부산시에서 전개하는 배달앱 서비스인 동백통을 이용하면 무료배송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일반 구입도 무료배송이 된답니다. 당일 20,000원 이상 구입 시 영수증을 지참하면 배송이 가능한데요. 동구 전 지역, 중구 영주1동, 영주2동의 지역에 한해 무료배송이 진행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시장의 중간에도 원형 전광판이 걸려있습니다. 열심히 문구가 돌아가며 시장 방문을 환영하는 모습이네요.
시장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음악으로 편집해 보았어요. 장 보는 재미는 늘 즐거움을 안겨주죠. 시장은 언제 가도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초량시장에는 어떤 물건들이 있는지 한번 살펴볼까요? 몇 군데만 찍어보았습니다.
주방기구를 파는 가게인데 6월의 강렬한 햇살이 양은냄비와 만났네요. 햇살의 눈부심 덕분에 여름이 온 것을 실감합니다.
신선한 회를 파는 곳도 있어요. 어릴 때 아버지께서 퇴근하실 때 초량시장에서 회도시락을 참 자주 사 오셨던 게 기억납니다. 깨끗하게 잘 관리된 수조와 활어들을 보니 회 한 접시하고 싶어지는데요?
신발가게도 있어요. 제가 어릴 때부터 영업을 이어오던 곳이네요. 장화나 슬리퍼를 이 집에서 몇 번이고 샀던 기억이 납니다. 비 오는 날 장화를 신고 등교를 할 때면 그 든든함에 기분이 참 좋아지곤 했답니다. 초등학생 때 얘기죠.
시장하면 먹거리가 빠질 수 없는데요. 바삭하게 잘 튀겨놓은 튀김과 전을 보니 군것질을 하고 싶어집니다. 순대 한 접시도 빠질 수 없죠.
확실히 아케이드 공사와 바닥 공사가 깔끔하게 된 전통시장은 장 보기에 쾌적했습니다. 특히 요즘 같은 장마철에도 장보기 쉽죠. 저기 제가 잡곡을 파는 단골 쌀집도 보이네요.
신선한 채소가 한가득 눈에 들어옵니다. 노점 앞에는 초량전통시장에 등록된 상인임을 증명하는 안내와 원산지 표시판 등이 잘 붙어있습니다.
맛있는 자두가 한가득이네요. 살구도 보입니다. 여름이 왔음을 실감합니다. 맛있는 식사를 하고 신선한 과일을 맛보면서 한여름의 더위를 날려보는 건 어떨까요?
아케이드 양쪽에는 공기 순환을 위한 서큘레이터가 일정한 간격으로 매달려있습니다. 사소하지만 이런 부분이 더해지면 장 보기가 더 쾌적해지겠죠?
알이 꽉 찬 배추와 대파, 양상추 등 우리 식탁에 빠질 수 없는 신선한 채소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노릇노릇하게 잘 구워놓은 빈대떡이 참 맛있어 보이네요. 막걸리 한잔 걸치고 싶어집니다.
아 참, 이곳에는 영진어묵, 초량어묵 등 오뎅 공장도 2곳이나 있는데요. 부평시장의 어묵도 맛있지만 초량시장 어묵은 저렴하면서도 그 맛이 좋아서 상당히 인기가 많답니다. 택배로 주문도 되니 한번 들러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지금까지 초량전통시장의 모습을 대략적으로 살펴보았습니다. 초량전통시장 근처에는 가볼 곳이 많습니다. 간단하게 몇 군데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초량시장에는 크게 총 4개의 입구가 있습니다. 입구 번호는 제가 임의로 정해보았습니다.
부산역에서 가장 가까운 1번 입구 주변에는 어떤 볼거리가 있는지 먼저 가보겠습니다.
부산역에 도착해서 초량 이바구길을 걸어보신 분은 한 번쯤 구경하셨을 건데요. 구, 백제병원 건물입니다. 이곳은 부산 최초의 근대식 개인종합병원이었습니다.
부산광역시에서 지정한 근대건조물이기도 한데요. 1927년 서양식 벽돌 건물로 지어졌으며 당시 지역의 중요한 의료기관이었습니다.
현재 1, 2층의 벽, 문, 계단 등은 개화기 근대식 건물의 원형을 비교적 잘 보존하고 있어서 근대시기 병원 건축의 공간 구성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건축물이라고 합니다.
구, 백제병원 바로 옆에는 탑마트 초량점이 있습니다. 그곳 주차장 한쪽에 역사적 가치가 있는 흔적이 남아있어요.
이곳은 바로 남선창고 터입니다.
부산 지역 최초의 근대적 창고입니다. 1900년 대 초, 함경도에서 배로 물건을 싣고 와서 보관하던 물류창고입니다. 당시 함경도에서 서울까지 철도가 없어서 부산으로 옮겨와 경부선 철도를 통해 운반했다고 하네요.
주로 명태를 많이 보관했기에 초량 명태고방이라고 불렀답니다. 냉동고가 없던 시절 바닥에 수로를 만들어 물기를 제거하고 서늘하게 유지하는 방법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철거되어 아쉬움이 크지만 이렇게라도 흔적을 볼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2번 입구 쪽을 찍어보았습니다. 보이는 왼쪽으로 맛있는 식당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초량 돼지갈비 골목이 있어서 저녁때 늘 손님들로 북적이곤 합니다.
그리고 3번 입구입니다. 아마 많이들 보셨을 건데요. 멋들어진 초량전통시장 간판과 맑은 하늘이 참 잘 어울립니다. 알록달록 너무 예쁩니다.
초량 신(新)장생도라는 작품입니다. 이 지역의 특색 있는 아이콘을 통해 과거와 현재, 미래를 융합한 새로운 십장생도를 만들고자 했고 동양화의 기초 위에 팝아트의 화려한 색상을 차용하여 형식적으로도 전통과 현대의 융합을 시도한 작품입니다.
십장생은 해와 달, 물과 바위 등 예로부터 안녕과 행운을 기원하는 열 가지 상징물을 일컫는데요. 전통적 의미를 되살려 초량의 역사와 삶 속에서 동시대의 십장생을 새롭게 발견하고, 지역주민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아낸 것입니다.
초량전통시장 입구의 간판과 주위에 설치된 작품들은 예술가들이 해석한 '오늘날의 초량에서 발견한 십장생'을 다양한 매체와 방식으로 형상화한 것입니다.
새롭게 복원한 초량천과 더불어 지역주민들이 일궈온 삶 속에서 초량이 여전히 간직하고 계승하고 있는 전통과 문화를 따뜻한 시선을 바라보기를 희망합니다. 초량전통시장과 상당히 잘 어울리는 작품이 아닐 수 없네요. 참 멋집니다.
멋지게 복원된 초량천의 모습입니다. 저녁이 되면 감성 조명이 하나둘 켜지고 주위에 다양한 맛집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의 시끌벅적한 소리로 재미있는 풍경을 만들어내는 곳입니다.
초량천 중간에는 작은 광장이 있습니다. 2030 월드 엑스포 부산을 응원하는 부기가 보이네요. 이 광장에서는 가끔씩 버스킹 등 작은 공연이 펼쳐지기도 하는데요. 초량천에서 펼쳐지는 낭만적인 공연이라 인기가 꽤 많더군요.
마지막으로 4번 입구 쪽의 모습을 살펴봅니다. 이곳은 대로변에서 가장 가까운 입구이기도 합니다.
귀여운 초량전통시장 입간판 많이들 보셨을 거예요. 부산역에서 서면, 해운대 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타면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이곳에는 대로변에서 보기 쉽게 부산 동구에서 전자 게시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정보와 광고 등 영상이 쉴 새 없이 송출되고 있답니다.
전자 게시대 뒤에는 초량 십장생의 일부인 또 다른 작품이 있습니다. 초량육미를 귀엽게 잘 묘사한 작품입니다. '초량 - 음식으로 기억하기'라는 작품명도 참 마음에 듭니다.
아 참, 초량육미는 꼼장어, 돼지갈비, 돼지국밥, 돼지불백, 밀면, 어묵 등 초량을 대표하는 6가지 맛있는 음식을 말한답니다. 저도 전부 즐겨먹는 음식인데요. 하나하나 너무나 맛있답니다. 맛보시는 거 추천드려요.
이어서 초량천 예술정원의 대표 작품인 '온나 온나, 모다 모다 - 초량 살림숲'이라는 작품입니다. 초량에서 유년 시절을 작가, 예술인, 시민들이 함께 참여하여 완성한 공동 제작 작품이에요. 시민들의 기증으로 모인 낡은 살림살이 도구들과 일상의 물품들은 다시 물길 열린 이곳에서 뿌리가 되고, 나무가 되고, 숲이 되었습니다.
실제 삶의 흔적들이 켜켜이 쌓여 이루어진 64개의 염원탑은 어제를 돌아보고, 오늘을 바라보고, 내일을 내다보는 우리들에게 전하는 '살림'과 '회복'의 메시지입니다. 매번 지나쳐 갔는데 작품의 의미를 알고 나니 참 멋지다는 생각 밖에 안 드네요.
지금까지 초량전통시장의 모습, 그리고 시장 주변을 살펴보았습니다. 이야깃거리가 꽤 많은 시장이라 글과 사진을 줄이고 또 줄였지만 이야기가 길어졌네요.
초량전통시장은 지난 100년의 역사 동안 우리에게 꼭 필요했던 시장입니다. 100년이 지난 지금은 또 다른 모습과 발전으로 이 시대의 흐름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네요. 앞으로의 이곳이 더 기대됩니다. '즐거움'과 '정'이 있는 초량전통시장으로 놀러 오세요~!
초량전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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