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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포터즈

바다 보며 한잔하는 송도해수욕장 포장마차촌, 부라보횟집 (부산 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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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마음이 답답할 때 가는 바닷가가 있습니다. 바로 우리나라 최초의 공설 해수욕장인 송도해수욕장입니다. 저희 집에서 가장 가까운 해수욕장이기도 하죠. 모래를 밟으면서 거닐다 보면 가슴이 뻥 뚫리며 기분이 참 좋아지곤 합니다.

오늘 소개할 곳은 송도해수욕장 끄트머리에 있는 작은 횟집인데요. 바다를 보며, 파도 소리를 들으면서 회를 맛볼 수 있는 곳이라 아는 사람들에게는 인기가 많은 곳입니다. 송도 해경 초소 옆 부라보횟집이라는 곳입니다.


부산광역시 서구 송도해변로 10-3 부라보횟집

문의 : 010-2674-0168

휴무 :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결제 : 현금, 계좌이체만 가능

해가 저물고 어두워졌습니다. 갑자기 회가 먹고 싶어졌습니다. 혹시나 해서 전화를 해보았습니다.

"사장님~ 오늘 영업하세요?"

"당연하지 잘하구 있다!"

"네~ 후딱 갈게요"

"그려 언넝 온나~"

오늘따라 주인 할머니의 친근한 말씀이 인상적입니다. 급한 마음에 택시를 타고 달려가 봅니다. 송도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오르는 아파트가 완공이 되어 마무리 중인가 봅니다. 반짝이는 불빛이 참 밝네요. 아마 잠시 후 회를 만나면 저의 눈도 저렇게 반짝이겠죠?

송도해수욕장 끝에 차를 돌리는 회차로가 있습니다. 그리고 해경 초소가 보입니다. 정면 안쪽으로 들어가면 됩니다. 오른쪽에는 암남공원으로 가는 길이 있는데 작년 태풍 때문에 열심히 복구 중입니다.

오늘 가볼 곳은 포장마차이다 보니 화장실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용무가 급할 때는 공중 화장실을 이용하면 됩니다.

해경 초소, 해녀들의 공간, 어촌계, 그리고 포장마차촌이에요. 작은 어촌마을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정겹습니다. 저 뒤로 반짝이는 철탑이 보이는데요. 송도 해상 케이블카의 모습입니다.

송도 해상 케이블카 이야기는 제가 직접 타보고 온 후기를 참고해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송도해수욕장 끝, 포장마차촌의 풍경입니다. 저도 참 오래간만에 왔네요. 야외 테이블에서 바닷가의 추억을 만들고 있는 손님들도 간간이 보입니다. 마침 이날 조금 쌀쌀한 날이라 저는 포차 안으로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서너 군데의 포차가 있는데 저는 늘 가던 곳으로 가봅니다. 부라보횟집입니다. 상호부터 참 마음에 듭니다. 봄여름가을겨울의 '브라보 마이 라이프'라는 노래가 생각납니다. 'Bravo Bravo my life 나의 인생아~'

횟집에 갈 때 수조를 유심히 보는 편입니다. 수조의 상태가 곧 그 횟집의 얼굴이라고 생각해요. 이 횟집의 얼굴은 깨끗한 편이네요.

실내는 이런 분위기예요. 쌀쌀한 날씨에 옷이 두꺼운 분들이 조금 보이네요. 한쪽 벽에는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유명인의 사인이 여러 장 걸려있습니다. 숨은 맛집임은 확실합니다.

주방은 오픈형 주방입니다. 포장마차지만 깔끔하게 잘 관리되고 있는 모습이네요.

메뉴판을 찍어봅니다. 꽤 단출해요. 저희는 2명이라 모둠회 소자 (60,000원)와 부산 사람 부산 소주 대선 한 병 주문해 봅니다.

간단하게 차려진 한상입니다. 개인 양념장은 쌈장에 땡초가 나오고 와사비도 따로 나옵니다.

쌈장에 초장을 부어 섞어봅니다. 와사비에는 간장을 부어줍니다. 초장을 맛보니 깨소금이 섞여있고 조금 묽은 걸 보니 초장은 직접 만든 것 같습니다. 와사비 역시 생와사비네요. 좋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흑임자 드레싱 소스를 끼얹은 샐러드는 식전에 입맛 돋우기에 좋습니다.

딱 봐도 직접 담근 김치네요. 하나 집어서 맛보니 잘 삭아서 적당히 새콤한 맛이 돋보이는 경상도식 김치입니다.

오징어젓갈도 직접 무쳐냈다고 합니다. 무말랭이와 잘 어우러진 젓갈 참 반갑습니다.

상추와 깻잎은 부족함이 없습니다. 모자라면 언제든 요청하면 금방금방 채워 줍니다.

드디어 회가 나왔습니다. 오늘따라 회가 너무 먹고 싶었거든요.

회는 여러 가지를 섞어 줍니다. 쥐치, 우럭 등 회가 잡힐 때마다 회의 종류가 달라지는 것도 매력이죠.

회도 나왔으니 소주 한 잔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짠~ 캬~

양념장을 취향에 맞게 잘 만들어 놓고요.

회 하나 먼저 맛보고 그다음에는 깻잎에 한 쌈 싸서 맛봅니다. 꿀맛입니다. 가격은 조금 있는 편이지만 전혀 아깝지 않은 맛입니다.

쫄깃한 회 한 점을 입에 넣어서 맛보면 씹을수록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올라옵니다. 맨입에 먹던 쌈을 싸먹던 아무튼 너무 맛있어요. 단출한 반찬들 역시 하나하나 빠질 것 없는 맛입니다.

회를 어느 정도 맛보고 매운탕을 부탁드려봅니다. 회를 조금 남겨둡니다. 소주 안주로 먹기도 하고 뜨거운 매운탕에 넣어서 회 샤브샤브로 맛보기 위해서죠.

매운탕이 나왔습니다. 국물이 진한 게 맛이 기대가 되네요. 큼직큼직하게 썰어 넣은 무가 반갑습니다. 제가 참 좋아하거든요.

생선 대가리와 뼈째 넣고 푹 끓인 매운탕은 맛이 없을 수가 없죠. 적당히 매콤하면서 또 단맛도 올라오며 짭짤한 매운탕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맛입니다.

자연스레 밥이 생각나네요. 맛만 보자며 밥 한 공기 주문해서 나누어 맛봅니다.

한 숟가락 떠서 앞접시에 놓고 국물과 생선살을 얹고 크게 한입 하면 아주 맛있죠. 흡입했습니다.

나오면서 수조를 보니 쥐치 한 마리가 다음에 또 오라고 입 벌리고 인사하네요.

주위를 둘러보니 다들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회에 매운탕에 소주 한잔하면서 오늘의 피로를 날려버리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이렇게 올해 어느 봄밤의 추억도 하나 쌓이게 되네요. 바로 옆에서 들리는 찰랑이는 파도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리는 날이었습니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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