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거창하게 달았다. 남포동 현지인 맛집! 이래야 관광객들이나 원도심을 잘 모르는 이들의 유입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곳은 부평동에 있는 식당이다. 정말 괜찮은 식당이 있어서 소개해 본다. 이곳은 어쩌면 단골들만 조용히 속닥속닥하게 즐기는 맛집이라 소개 자체가 조금은 조심스럽기도 하다.
오늘 가볼 곳은 부평동 어느 골목에 있는 남강실비라는 곳이다. 후기가 거의 없는 곳이다. 추운 겨울에 다녀왔던 이야기라 변화가 있겠지만 크게 달라질 것은 없는 그런 곳이다. 간단하게 소개 들어가 본다.
부산광역시 중구 흑교로21번길 6-1
부평동 우리은행 뒷골목 코너 바리에 바로 보이는 간판이다. 진주 남강의 멋진 모습이 수묵화처럼 간판에 그려진 곳, 남강실비이다. 화장실은 외부에 있고 보다시피 아주 작은 술집이다.
이 술집은 아주 예전부터 알고 있던 집이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단골로 많이 가던 곳이고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었다. 그리고 퇴근 시간에 가면 주당들이 선수치고 있어서 자리 잡기가 상당히 힘든 술집이라 단골들조차 발길을 자주 돌리는 그런 곳이다.
추운 겨울, 1월 어느 금요일 조금 일찍 퇴근을 하고 달려가 보았다. 마침 딱 한자리가 남아있다. 이미 좁디좁은 식당 안은 정신없이 시끄럽고 분주하다. 마치 모두들 술에 굶주린 듯한 모습이다. 참 반갑다. 코로나19로 오후 9시까지 영업시간제한이 있던 터라 발동을 빨리 건 모습들이다.
메뉴판을 본다. 방문하기 전에 단골들에게 물어보았다. 지인들의 추천은 단연코 수육, 스지 반반이더라. 소 수육과 스지가 섞어서 주문하라고. 물론 다른 메뉴들도 상당히 맛이 괜찮다고 하길래 기대가 되더라. 간혹 후기를 보면 그냥 수육을 주문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집에서는 수육과 스지 반반 (25,000원)으로 주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고개를 드니 호랑이와 무가당과 ... 더 이상은 생략한다.
기본 안주가 나온다. 눈에 보이는 것 전부 맛있다. 길쭉이 보리과자 저거 맛본 사람 있을까? 상당히 맛있다. 죠리퐁을 다 붙여놓은 아주 맛있는 과자이다. 커피와 먹으면 꿀맛인 로터스, 그 밑에 깔린 건 과자 좀 먹는다면 반가울 포테이토 크리스프, 녹색의 와사비 스낵 등이다. 참 반가운 과자들.
땅콩과 구운 계란, 한겨울에 딸기, 귤 등 역시 안주가 나오기 전에 맛보기 참 좋은 기분 좋은 안주들이다.
신발을 벗고 올라가는 테이블 2개, 그리고 입식 테이블 3개의 아주 작은 실내이다. 앞에 비어있는 자리는 예약석.
꽃가라의 앞접시는 응답하라 1988 시절의 추억을 불러오기 충분하다. 아날로그, 디지털, 그리고 메타버스까지 모든 것을 경험해 온 198x년 세대는 참 반가울 것이다.
열 일을 하고 온 탓에 배가 너무 고파서 평소 잘 먹지 않는 계란 하나 까보았다.
이런 분위기이다. 인스타 갬성, 여유, 깔끔을 따진다면 이 집은 비추한다. 옆자리 대화가 다 들리고 옆자리 손님과 대화가 통하면 소주 한 잔 주거니 받거니 할 수 있는 인싸만 방문을 추천한다. 나 역시 그래서 방문했다.
이어서 안주들이 도착한다. 두당 얼마의 실비집이 아닌 25,000원짜리 스지 수육을 주문했는데 이렇게 나온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근처의 실비 골목보다 훨씬 낫다고 본다.
소고기장조림 간이 좋다. 맛있다.
납세미 (가자미) 조림인데 양념이 과해 보이는데 상당히 맛있다. 전혀 맵거나 짜지 않고 입에 착착 달라붙는다. 각 잡으면 이걸로 소주 몇 병 가능하다.
겨울에만 맛볼 수 있는 별미 굴이다. 그리고 두부와 김치, 파김치인데 여 사장님이 직접 담은 거라 상당히 맛있다. 맛을 안 볼 수가 없다. 솔직히 꿀맛이다.
이어서 나온 접시는 방풍나물과 파프리카를 곁들인 해산물이라 해야 하나? 오징어, 오뎅, 크래미가 가득 담아져 온다. 이것만으로도 소주 한 병 거뜬.
꽃게와 고동이다. 사이드 안주가 이렇다고? 안 믿기겠지만 사실이다.
제철이라 굴이 싱싱하고 알이 좋다. 굴과 파김치를 싸서 맛본다. 입안에 바다의 향이 한가득 펼쳐진다. 소주 한 잔이 그냥 휙 넘어가네.
고동은 이쑤시개로 열심히 꺼내서 먹는다. 위에 보니 그 와중에 가자미조림 열심히 먹었네.
꽃게도 열심히 맛본다. 입이 즐겁다.
방풍나물은 초장에 찍어서 맛본다. 입맛 돋우기 참 좋다.
특제 양념 소스가 나온다. 와사비 가득 함께. 메인메뉴가 나올 시간이 다가온다는 뜻이다.
한 상 가득 차려진 테이블이다. 너무 맛있다. 열심히 기본 안주를 먹고 있었다. 부산 사람 부산 소주 대선 소주를 메인 안주 나오기 전에 이미 한 병 까고 한 병 더 주문.
이것이 바로 수육, 스지 반반. 군침 팍팍. 소머리 수육과 스지, 그리고 도가니가 한가득이다. 이것이 25,000원이다. 가성비 참 좋다. 보다시피 양이 제법 많다. 둘이 먹기에 꽤 많다.
수육 하나 집어 본다. 초점이 안 맞았다. 입안에서 씹어 돌리니 참 고소하다. 잡내 하나 없다. 맛있다.
한 상 가득한 기념사진 촬영
천엽과 두투이다. 기본으로 나오는 안주이다. 사장님이 물어보신다. "두투 드시지예?", "없어서 못 묵지요" 그런 대화가 이어지고 나왔다. 대부분의 손님이 50대 이상인데 유독 우리 테이블이 젊은 손님이라 한번 물어보신 것 같다.
맛있게 맛본다. 그래도 맛집 블로거 한답시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는데 입이 짧아서야 되겠나?라는 생각이 늘 앞선다. 물론 블로그 하기 전에도 따로 가리는 음식은 없었다. 어쩌면 참 다행이다.
천엽을 찍어 먹으라고 참기름 소금장도 나온다.
두투도 찍어 먹어본다. 부산 원도심에서 맛집 블로그 하는데 자갈치의 상징적인 음식 상어 내장 '두투' 정도는 먹어 줘야 안되겠나.
수육과 스지를 포개어 열심히 맛본다. 이 집 참 매력 있다. 너무 맛있다.
코로나19로 마감이 오후 9시까지라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부어라 마셔라 마시던 아재 손님들은 퇴장하고 한결 차분해진 내부. 안주가 좋아서 그런지 대부분 소주 5~6병은 기본이요, 옆 테이블은 소주 10병 가까이에 맥주까지.
맛있는 천엽도 한 입 해본다.
수육이 식어서 데워달라고 부탁드렸다. 따뜻하게 데워 나온 수육에 또 한 잔, 그리고 또 한 잔, 그렇게 밤이 깊어간다.
가볍게 3병
부산 사람 대선
카드 결제가 안된다. 현금 계산을 하고 나와서 한 컷 찍어본 남강실비의 풍경
맛있게 잘 먹어줘서 고맙다고 이야기하시는 사장님, 그리고 손에 쥐어주시는 초코바 몇 개. 참 기분 좋게 잘 먹었다.
사진이 모든 것을 말해주었다. 맛있는 곳이다. 배가 부르면서도 맛있어서 계속 먹었다. 사실 이곳은 핫플이 되면 안되는 곳이다. 왜냐하면 하루의 고단함을 소주 한 잔에 떨쳐버리는 우리의 일상이 존재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소개해 본다. 맛있게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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