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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을보다

부산역 돼지국밥 맛집, 대건명가돼지국밥 (부산 동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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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돈내산

바쁜 일을 끝내고 나니 점심을 먹을 시간이 지나버렸다.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다가 예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곳으로 향했다.

부산광역시 동구 중앙대로 232

문의 : 051-467-1119

영업시간 : 오전 8시 ~ 오후 10시

부산역 뒷길에 있는 오륙도 수제 순대라는 집이다.

이웃 감래킹님이 추천해 주셔서 한번 맛보려고 들어갔는데 점심시간이 지나서 브레이크 타임이 걸렸는지 문이 굳게 닫혀있다.

이 집은 다음에 맛보기로 한다.

아쉬움을 뒤로한 채 어디로 갈지 고민하다가 대건명가로 가기로 했다.

부산역 광장을 가로 질러가는데 이때가 6월 초인데 그늘 밑에서 대낮부터 술판을 벌이고 있다.

숙자 아재들도 많이 보이는데 방역따위는 안중에도 없더라. 마스크도 제대로 안 쓰고.

날씨가 더워지면 덜 더운 부산역으로 모이고 추워지면 덜 추운 부산역으로 모인다던데 그 패턴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다.

목적지에 도착했다.

오늘 가볼 곳은 부산역 돼지국밥 맛집, 초량 돼지국밥 맛집인 대건명가 돼지국밥이다.

1인상에 자리를 잡고 앉으니 금세 기본 찬이 세팅된다.

안심콜로 전화부터 넣어준다.

입구 오른쪽에 체온 측정 시 손 세정제가 나오는 체온계도 달려있는데 대부분의 손님들은 그냥 지나치더라.

이 집에 갈 때마다 느끼는 부분인데 체온 측정에 대한 안내가 꼭 필요한 부분이다.

깍두기

잘 익었고 맛이 있다.

겉절이 김치에 조금 가려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깍두기가 상당히 괜찮다고 생각한다.

새우젓과 쌈장

소면

예전에는 소면이 기본으로 나오는 국밥집이 흔했는데 요즘은 잘 없다. 반갑다.

부추

양념에 잘 무쳐놔서 국밥에 넣어서 먹기 딱 좋다.

양파, 고추, 마늘

신선하다. 회전율이 좋은 식당이다 보니 재료의 신선도는 좋은 편이다.

겉절이 김치이다.

이 집 김치는 맛이 꽤 괜찮다.

아주 조금 짜긴 한데 매일 아침 직접 담근다는 김치를 맛보면 김치에 손이 계속 간다.

내 입맛에 잘 맞는 김치이다.

일회용 종이컵과 물

벽에 메뉴가 붙어있다.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다가 순대국밥으로 주문했다.

순대돼지국밥 8,000원

저녁에 술 한잔하면서 먹기 좋은 메뉴는 마늘보쌈이다.

메밀 막국수도 꽤 맛있다고 소문이 자자하던데 한번 맛보고 싶다.

역 앞이라 그런지 가격이 저렴하지는 않다.

정성과 가격이 비례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돼지국밥 8천 원은 조금 비싼 건 사실이다.

아까 말한 체온계가 저기에 달려 있어서 그런지 대부분 지나치고 측정을 안 하더라.

삼각대에 놔두던지 안내표시를 해두면 나을 것 같다.

물론 손님들이 알아서 체크하고 하면 되는데 이 집 올 때마다 입구 1인상에 앉아서 지켜본 결과 잘 지켜지지 않는다.

평일 점심시간에 이 식당을 경험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점심때 줄을 엄청 선다.

요즘 발열 체크는 진짜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마침 깍두기 담근다고 한참 무를 썰고 있다.

시끄럽지 않냐고 묻길래 괜찮다고 정겨운 소리에 식사 맛도 좋을 것 같네요~ 하고 말했다.

사장님 부부는 친절한 편이고 직원은 무뚝뚝하고 불친절하다는 후기가 좀 보이더라.

집게나 가위를 툭툭 던지고 간다는 후기가 보인다.

대건명가라는 상호에서 대건은 사장님 내외의 아들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안다.

그리고 이 집의 본점 격인 매장은 동대신동 동대시장 안에 있는데 명가돼지국밥이라는 간판으로 영업 중이다.

그 집과 이 집이 연관이 있다는 것을 최근에 알았다.

그 집에서는 오래전부터 자주 먹었기 때문에 참 반갑더라.

메밀가루 포대가 보인다.

조용한 실내

인테리어는 길 건너에 있을 때보다 훨씬 나아졌다.

이전을 하면서 전문 컨설팅업체에 제대로 컨설팅을 받은 것 같다.

모자란 반찬은 셀프바에서 가져다 먹으면 된다.

이 사진을 찍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총 5~6팀이 들어오더라.

따로 브레이크 타임이 없고 부산역 부근이라 손님이 끊이질 않는다.

1인상 옆에 달려있는 후추, 소금, 다대기, 수저통이다.

팔팔 끓는 뚝배기에 잘 담아져 나온 순대국밥이다.

김치는 한입에 먹기 좋게 가위로 잘랐다.

싱겁게 먹는다면 이 김치가 조금 짜게 느껴질 수도 있다.

정성이 꽤 오랜 시간 들어간 육수이다.

업장 측에서는 38시간을 내리 달인 사골 육수라고 홍보한다.

국물을 떠보았다. 어떤 첨가제도 들어가지 않은 사골 육수이다.

예전에 설렁탕 국물에 프리마 타서 국물 하얗게 만든다고 한참 시끄러웠던 뉴스가 생각난다.

그때 많은 식당들이 두드려 맞았던 걸로 기억한다. 그 당시 유행이 가게 유리에 '저희 업소는 프리마를 사용하지 않습니다'였다.

이 집은 사골로만 38시간을 내리 달여서 이렇게 뽀얀 국물이 나온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국물에 간이 거의 되어있지 않다.

간이 안된 국물을 한 숟가락 맛보면 상당히 깔끔하고 차분하다.

돼지 잡내가 없고 담백하고 끝 맛은 구수함이 올라온다.

깔끔하면서 담백하고 깊은 맛이 올라오므로 정말 괜찮은 국물이라고 할 수 있다.

돼지국밥을 처음 접하거나 머리고기를 못 먹거나 돼지 잡내가 나는 국밥을 못 먹는 사람에게는 최고의 국밥이 될 것이다.

부산에 놀러 와서 부산역 앞에서 돼지국밥 맛집을 찾는다면 무조건 이 집을 추천해 주고 싶다.

'부산역 부근'에서 가장 괜찮은 돼지국밥이라고 생각한다.

국밥 초심자들에게 가장 호불호가 덜 갈릴 것 같아서다.

국밥만 30년 이상 먹어본 국밥 마니아 입장에서 맛을 본다면 어떨까?

마니아 입장에도 똑같다. 별 차이가 있겠나 싶다.

참 맛있다. 오리지널 사골 진국이다. 참 괜찮다.

하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내 입맛 기준으로는 임팩트가 약하다.

정확히는,

꼬릿한 돼지 잡내 풀풀 풍기면서 머리고기가 뭉텅뭉텅 들어가 있는

'내가 진짜 부산의 돼지국밥이요'라고 외치는 수정동 88수육, 거제동 강춘자돼지국밥, 초량 할매국밥 같은

야성미 넘치는 시장 국밥 스타일의 돼지국밥을 좋아하는 내 입맛에는 아쉽다는 얘기이다.

내 입맛에는 시장 국밥 스타일이 잘 맞다. 개인마다 입맛이 다 다르지 않은가?

물론 이 집이 맛없다는 얘기는 아니니 오해 말기를 바란다.

순대국밥이니 순대가 들어가 있다.

순대가 4개 들어가 있는데 순대는 평범하다. 돼지국밥을 시킬걸 그랬다.

고기는 보다시피 얇게 썰어놔서 먹기 좋다.

이 집 고기가 참 괜찮다.

본격적으로 먹어본다.

부추를 넣는다.

먹기 전에 사진을 너무 많이 찍는 것 아닌가 의문을 가질 수도 있는데 음식 나오고 사진 찍고 먹는 데까지

시간이 진짜 얼마 걸리지 않는다.

국물에 간이 전혀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새우젓, 부추, 후추 등을 때려 넣고 간을 맞춘다.

좀 때려 넣고 나면 먹을만한 간이 잡힌다.

소면부터 얼른 건져먹는다.

셀프바에 소면도 제공되는데 추가로 넣는 것을 나는 절대 추천하지 않는다.

면이 국물을 다 먹어버리며 국물이 빨리 식어버리기 때문에 소면 자체를 아예 안 넣고 먹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 될 수도 있다.

밥도 한 숟가락 떠서 국물에 푹 적시고 난 뒤 맛본다.

밥, 고기, 부추

또 한 숟가락

아껴뒀던 순대 하나

한 숟가락

점점 줄어들고 있다.

다 먹었다.

잘 먹었다. 순대국밥은 조금 아쉽다.

어쩌면 순대국밥이 아쉽다는 것보다 이 집 국밥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아져서 그런가?

한동안 발길을 끊었다가 현 위치로 이전하고 난 뒤 몇 번 와서 만족해서 그랬나?

이럴 때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

다른 땡기는 집 국밥을 맛보러 다니면 된다. 국밥도 입맛이 로테이션 돌듯이 돌더라.

다 먹고 물 마시고 있는데 갑자기 누가 뒤에서 어깨를 툭 친다.

함께한 이가 내 소재를 파악하고 합류한 것이다.

메밀 물 막국수를 주문한다고 한다. 잘 됐다. 궁금한데 몇 젓가락 얻어먹으면서 경험해보면 된다.

커다란 그릇에 나왔다. 그릇 테두리에 겨자를 조금 짜 놓았다.

그릇이 상당히 크다. 양이 그리 작은 것은 아니니 참고하기 바란다.

나는 맛있는 막국수에 대한 갈망이 있다.

막국수를 여러 군데 먹으러 다녔는데 내 입맛을 만족시키는 곳이 참 드물다.

이곳의 막국수는 어떨까?

깨, 김가루, 고기, 오이, 무김치, 양념, 면발 순으로 세팅되어서 나온다.

주먹을 대보았다. 그릇이 크다.

양도 그럭저럭 괜찮은 편.

국밥집답게 고기 고명은 괜찮다.

양념을 쭉 풀어보았다. 살얼음 육수가 있어서 시원하다.

막국수 마니아는 아니지만 그 맛이 뭔지는 안다.

강원도 쪽에서, 혹은 막국수를 잘한다는 집에서 몇 번 먹어보았다.

막국수는 상당히 매력이 있는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강원도 현지에 잘하는 집에서 맛보면 의외의 맛에 당황할 수도 있다.

강원도 음식은 뭔가 간이 약하고 싱거울 것 같은데 생각 외로 달달하고 새콤함이 정말 먹는 내내 입을 즐겁게 한다.

오늘 먹은 이 막국수는 아쉽다.

면은 부드럽고 먹을만하다.

하지만 국물은 단맛도 애매하고 새콤한 신맛도 애매해서 갈피를 잡지 못할 것 같은 맛이다.

그래서 맛이 전체적으로 애매하다.

이 부근에서 막국수 맛집으로 늘 언급하는 동대신동 이소원막국수의 경우에는 전체적으로 자연의 맛을 표방하는 느낌이 강하다.

하지만 막상 맛을 보면 국물에서 단맛과 새콤한 맛이 아주 조화가 좋으면서 입안에서 국물을 굴려도 될 만큼 각각의 맛이 확 드러난다.

막국수는 맛에 대한 평가가 상당히 갈릴 수밖에 없는 음식임은 분명하다.

막국수 전문점의 면발에 비해서 탄력이 부족하다.

메밀면 특유의 텁텁함이 부족하고 오히려 부드러웠다. 이 부분은 막국수를 즐긴다면 바로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고기 고명의 두께는 꽤 두껍다. 부드럽고 맛이 있다.

국물이 참 아쉬웠다.

아 한 숟가락을 마지막으로 뒤로 보이는 막국수는 그대로 남겼다.

함께한 이 역시 젓가락을 더 이상 들지 않더라.

중앙동 스타벅스까지 걸어가서 음료를 한 잔씩 샀다.

우리는 커피를 자제하므로 허니 자몽 블랙티와 유자 민트티를 주문했다.

유자 민트티는 처음 맛보는데 상당히 내 스타일이더라.

나는 민초파이다. 민트 초코 최고이다. 민트 향이 은은하게 올라오는 유자 민트티 괜찮았다.

바로 나와서 걷는다.

허니 자몽 블랙티 추천한다. 자주 마시는 음료이다.

다시 대건명가에 대해 마무리 지을 시간이다.

이 집에서는 수육이나 보쌈 백반을 시켜 먹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일 것 같다.

처음 맛보는 순대국밥과 물 막국수는 기대보다는 아쉬웠다.

순대국밥의 순대는 인상적인 맛을 보여주지 않았고 막국수는 남겼다.

대건명가는 줄을 서서 먹고 평이 상당히 좋은 집이다.

직전의 대건명가 포스팅에서도 호평을 했었다. 물론 여행객, 관광객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시선으로 썼던 글이었다.

시장 국밥 스타일을 좋아한다면 오늘 내 글에 상당한 공감이 갈 것이다.

다양한 국밥이 존재하고 다양한 입맛이 존재하므로 이런저런 후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오늘의 후기 역시 맛보고 있는 그대로 적은 글이므로 이런 의견도 있구나 정도로 봐주기를 바란다.

맛있게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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