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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을보다

초량전통시장 벌교식당, 시락국밥 3000원 부산역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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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집은 가성비와 맛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곳이다.

부산역 맞은편에 새로 생긴 가성비 아니 갓성비 식당 초량 벌교식당을 소개해 본다.

 

시간이 없는 분들은 가볍게 영상만 보셔도 된다.

우리 동네 전통시장, 초량전통시장이다. 이 시장은 100년의 역사를 가진 저렴하고 물건 좋은 시장이다.

어릴 때부터 어머니 손잡고 장을 보던 곳이며 지금도 종종 장을 보게 되는 곳이다. 여러 진입로가 있는데 대로변에서 들어가 본다.

네이버에 아직 지도 검색이 되지 않아서 직접 주소를 추가하고 글 아래에 지도를 첨부하였다. 민생약국이라는 아주 오래된 약국 바로 앞에 있기에 찾기 쉽다.

시장 가운데 사거리인데 분식집도 있고 근처 과일가게, 채소 노점도 저렴해서 늘 사람이 붐비는 곳이다.

오늘 가볼 식당의 위치는 화살표 방향 사거리 모퉁이에 있다.

이곳은 원래 신발가게 자리였다. 내가 고등학생 때 슬리퍼를 샀으니 20년 넘게 성업하던 곳인데 작년에 문을 닫았고 다른 곳으로 오픈하려고 공사하는 모습을 지나가면서 종종 봤는데 식당이 생겼다.

찐 이웃이신 한스님이 다녀오신 글을 보고 맛이 괜찮을 것 같아서 시간을 내어 방문하게 된 것이다.

눈에 들어오는 가격이 대박이다. 시락국밥 3,000원, 짜장밥 3,000원

식당 한쪽 끝에는 오리숯불바베큐도 판매하고 있다. 반 마리에 12,000원, 한 마리 23,000원이니 술안주로 맛보기도 괜찮겠더라.

부부 두 분이 운영하시는데 남자 사장님이 오리를 전담하신다. 다른 직원분도 있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오리들

여기는 시락국밥이 메인이다.

커다란 솥에 열심히 끓고 있는 시락국을 보니 군침이 돈다. 특이하게 콩나물도 들어가고 시래기가 아주 푸짐해 보인다.

주문을 하고 여사장님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눈다.

개업한 지 딱 한 달 되었다고 한다. 벌교식당이라는 상호가 궁금해 여쭤보니 고향이 그쪽이라고 하신다. 그리고 자세히 보니 여사장님 안면이 좀 있다. 어디서 뵈었던 분 같은데.

여쭤보니 역시 예상이 맞았다. 충무동 선짓국 골목에 벌교집 사장님이라 하신다. 주말에는 거기 계신다고. '사장님 저도 거기 단골이다 아입니까' 한마디, 그리고 내가 썼던 벌교집 블로그 글을 보여드린다.

'밥 마이 주야 되겠네'

'아입니다 밥 마이 안먹어예'

이런 대화들이 오가고

홍보 좀 마이 해달라고 하신다. 그래야 동구가 산다고. 뭉클했다.

부산 원도심 로컬 크리에이터로 특히 원도심을 위주로 소개하는 내 입장에 뭔가 사명감이 들기도 하고 그렇더라. 부산의 원도심은 언젠가 예전의 명성을 다시 찾으리라 본다.

 

시락국밥이 메인이지만 짜장밥도 팔고 있다. 어릴 때 집에서 어머니가 해주시던 그 짜장밥 비주얼이다. 다음에는 짜장밥도 한 그릇 해봐야겠다.

자리를 잡고 셀프 코너를 둘러본다. 고추와 쌈장이 있는데 저 고추가 땡초일 확률이 아주 높다. 먹은 거 2개 다 땡초였다.

쌈장은 자세히 보니 고춧가루도 섞여 있더라. 시판 쌈장에 고추장, 고춧가루를 좀 섞어서 다시 만든 것 같다.

그리고 반가운 반찬 양념 고추지이다. 자갈치 벌교집에서 선짓국 먹을 때 늘 이 반찬을 더 요청할 정도로 맛있는데 맛이 똑같아서 반가웠다.

당연하다. 사장님이 직접 만드시니 맛이 같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김치가 대박인데 직접 담은 겉절이 스타일의 김치인데 이 김치가 참 맛있다.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이다. 김치 역시 사장님이 직접 담으신다고 한다.

메뉴판이다. 모든 메뉴 3,000원, 곱빼기는 천원 추가, 소주, 맥주도 3,000원 진짜 최고다.

많은 분들이 배부르게 드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했다는 사장님 말씀에 또 뭉클.

점심시간이 지나서 방문했고 마침 손님이 없는 틈을 타서 찍어본다. 수시로 손님이 드나들며 한 그릇 뚝딱하고 가는 식당이다.

계산은 선불이다. 홀에 직원분이 있으니 드리면 된다. 현금이 없다면 계좌이체도 가능하다.

 

맨 위에 올린 영상 촬영 위주로 찍느라 사진이 부족하다. 양해 바란다.

커다란 스텐 대접에 한가득 담아 내주는 시락국밥인데 너무 마음에 든다.

저렴하지만 푸짐하고 맛있다.

국물이 꽤 시원하다. 멸치 육수 등 깔끔하게 끓인 시락국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맛을 보니 꽤 진한 느낌이다.

그리고 콩나물이 많이 들어가 있어서 해장하기도 좋을 것 같다. 더 시원한 느낌이다. 들깨가 들어가지 않아서 깔끔한 시락국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아주 마음에 드는 시락국이 될 것이다.

콩나물도 아삭한 게 아니라 솥에 함께 푹 끓였기에 조화도 좋다.

반찬 얘기도 안 할 수가 없는데 쌈장은 색깔을 봐도 알 수 있듯이 쌈장에 고추장, 고춧가루를 넣고 섞은 것이며 고추는 땡초다. 많이 맵더라.

양념 고추지는 양념이 아주 진하고 맛있다. 내가 딱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많이 먹었다.

김치 역시 시원하고 겉절이지만 제대로 만든 김치라 자꾸 손이 간다.

먹다 보니 원산지 표시판이 눈에 들어와 얼른 찍어 본다.

테이블마다 수저와 물은 세팅되어 있고

시래기가 부드럽더라. 질긴 게 하나도 없다. 솥에 계속 끓이니 얼마나 진국일까? 자꾸 떠먹게 된다. 양도 엄청 많다.

어릴 때 맛보던 그 시래깃국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부산에서는 시락국이라 부르는.

된장 냄새가 엄청 많이 나는 구수한 시락국 쪽이라기보다는 깔끔하고 정석대로 끓인 느낌이지만 깊이가 있는 국물이라 참 마음에 든다.

땡초인지 암튼 고추도 많이 들어가고 콩나물도 많아서 시원하니 해장하기 딱이겠다.

소주 값도 한 병에 3,000원이니 해장하면서 또 해장술을 부르는 곳

예상대로 깔끔하게 비웠다. 남기고 자시고 할 게 없더라. 먹다 보니 어느덧 순삭이다. 양이 엄청 많았지만 호로록 잘 넘어가는 시락국이라 더 좋다.

개인적으로 국 중에서 시락국을 정말 좋아하는 입장이며 어머니께서 끓여주시는 들깨 팍팍 들어간 시락국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집 시락국도 꽤 맛있는 편이다. 시락국의 정석 같은 느낌이라 누구나 호불호 없이 즐길 수 있는 맛이다.

계산은 선불인데 여사장님과 한참을 얘기하다 보니 타이밍을 놓쳤다. 다 먹고 드렸다.

오늘 소개한 곳은 부산역에서도 가깝고 초량전통시장에 있어서 앞으로 인기가 상당히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전 9시부터 영업을 시작하니 여행 와서 아점으로 한 끼 하기도 딱 좋겠더라.

오래간만에 가격과 맛, 친절까지 모두 잡은 식당을 만났다. 우리 동네라 자주 갈 것 같다.

식당을 나서며 또 여사장님과 대화를 한참 나누었다.

그리고 여사장님의 한마디,

'삼촌은 벌교식당이랑 인연이 많다 그쟈?'


부산광역시 동구 초량로13번길 22

09시~19시

일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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