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마 100주년 기획, 드디어 마지막 시간이다.
경마에 대해 잘 모르는 부산 맛집 블로거가 한국경마 100주년 기획으로 3편의 글을 써보았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았다. 누구든지 쉽게 읽을 수 있는 글을 쓰려고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번 기획의 마지막, 이 글에서는 아무도 없는 휴일의 경마장을 찾아가서 둘러보며 앞으로 한국경마가 달려나갈 100년에 대해 이야기해 보기로 한다. 늘 그렇듯 편안한 에세이 같은 느낌으로 말이다.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으로 가는 길, 버스 창가에 기대어 그 풍경을 찍어본다. 마치 여행 가는 기분이다. 짧은 영상이라 몇 번 반복하고 어울리는 음악을 넣고 편집해 보았다.
경마가 열리는 금, 토, 일요일 중에 찾아가려고 했다가 생각을 바꾸었다. 일부러 아무도 찾지 않는 휴일의 경마장으로 가보기로 했다. 참고로 한국마사회는 월, 화요일이 휴무이다.
오후에 시간을 내었는데 장마 기간이라 날씨가 오락가락한다. 오래간만에 뚜벅이가 되어보기로 하고 차를 놔두고 버스를 탔다. 환승을 2번 하고 총 한 시간 남짓, 버스 창가에 기대어 오니 목적지에 도착한다.
꽃밭 위의 동상이 참 인상적이다.
경마는 일정한 거리를 말을 타고 달려 빠르기를 겨루는 경기인데, 힘차게 한발씩 내딛는 말과 기수의 모습을 사전적 의미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마치 경마장의 열기가 예쁘게 피어있는 꽃밭에도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다.
그 뒤로 경마장 입구, 행운의 문이 보인다. 주말 경마장을 찾는 이들은 한껏 부푼 마음으로 행운의 문을 통과할 것이다. 오늘 나는 행운의 문 앞에 서서 안쪽을 바라만 보았는데 나에게도 행운이 오려나?
비바람이 불며 흐리던 날씨였는데 갑자기 하늘이 열리기 시작한다. 아무도 없는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을 홀로 외로이 걷고 있는 나를 응원해 주기 위한 한줄기 빛인가?
경마장 주변을 걸으며 다양한 풍경들을 담아본다. 맑게 갠 하늘과 탁 트인 경마장의 모습이 정말 잘 어울린다. 장마철 비 오는 날에 찾아왔는데 이런 풍경을 담을 수 있다는 건 참 기분 좋은 일이다.
출발점을 가까이 찍어본다.
출발점에 서서 지난 글에 이어 1980년대 이후 경마 이야기에 대해 간단하게 적어본다.
1980년대는 한국경마가 중흥기를 맞이하던 시절이었다. 경마장의 마권발매 업무가 전산화를 이루면서 비약적인 발전을 도모하게 된다.
전산화되기 이전, 한국마사회는 배당률 계산을 위해서 주산과 암산에 뛰어난 계산의 달인들을 특채했다고 한다. 주판으로 매 경기의 배당률을 계산해서 수동으로 마권을 발매했다고 하니 걸어 다니는 계산기라 부를만하다.
86아시안게임, 88서울올림픽의 승마경기를 주관하면서 한국경마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이후 현대식 시설의 경마장이 생기고 개인마주제가 시행되면서 경기 시스템의 질적인 향상을 하면서 한국경마는 또 하나의 레저문화로 자리 잡으며 제2의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경마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불법 도박, 사설 경마 등 사행성 산업의 확산이라는 역기능에 직면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한국경마는 오락과 레저를 넘어 공익성과 공공성을 지닌 대중적인 레저문화로 자리 잡기 위한 방향을 모색하게 된다.
그래서 1990년 대 한국경마의 화두는 건전한 경마로 즐거운 여가 생활을 즐기는 것이었다고 한다.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의 관람대의 웅장한 모습이 참 인상적이다.
한국경마는 21세기에 접어들며 그야말로 변화와 혁신의 시대에 들어섰다. 말산업에서 경제 활성화를 모색하고 정부 차원의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그 결실을 보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 사이에서도 다양한 스포츠에 대한 욕구가 늘면서 경주마의 승부를 즐기는 차원을 넘어 직접 말을 타고 즐기는 승마 문화가 서서히 발전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한국마사회는 공익사업의 일환으로 말과 교감하는 놀이 활동, 교육 프로그램을 전국 렛츠런파크 등에서 활발히 진행하며 말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이번 주말, 주로에서 열심히 달릴 말들을 상상해 본다.
산업적 측면에서도 고무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014년부터 한국의 경마 경주 중계를 수출하기 시작해서 경마 종주국인 영국에 진출한 데 이어, 세계 최고 수준의 경마 시행국인 미국과의 경주 수출연장 계약체결에도 성공을 한 것이다. 이렇듯 다양한 활로를 찾고 있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잠시나마 맑게 갠 하늘을 보니 기분이 참 좋아진다.
우리나라 경마의 역사는 약 100년 남짓으로 서구에 비해 짧은 편이다. 그러나 말문화와 말산업을 함께 접목해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러면 차세대 유망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말산업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알아보자.
휴일이라 차가 거의 다니지 않는 공원 내 도로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2021년에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국내 승마 인구가 53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체험 승마 인구를 포함해서는 100만 명 정도이며, 이중 정기적으로 승마를 즐기는 인구는 약 5만 명이다. 생각보다 훨씬 많다.
그동안 승마는 귀족 레포츠라는 인식이 팽배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처럼 국민 레포츠로 거듭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다양한 연령층이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시설과 기회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한국마사회의 지속적인 유소년 승마단 지원 사업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로 인해 승마를 접하기 어렵다는 편견이 서서히 깨지고 있다고 본다.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이대를 걷는 중 반가운 무지개를 만났다. 정말 잠깐 몇 분만 생겼다가 사라지더라. 아까 행운의 문이 행운을 준 게 분명하다. 보기 힘든 무지개를 봤으니 소원 하나 빌어야겠다.
이곳에서 무지개를 볼 확률은 얼마나 될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마침 오늘처럼 아무도 없는 이곳에서 말이다.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정문 쪽으로 걸어 나오면서 풍경을 담아본다. 청동마상인데 멋진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다.
우리나라의 말 산업의 경우, 현재 융복합 산업을 추구하고 있다. 1차 산업인 생산과 사육, 2차 산업인 사료와 마장 마구, 3차 산업인 승마, 경마, 관광, 교육, 재활 등 다양한 형태로 그 가능성을 확장하고 있는 고부가가치 6차 산업 (1*2*3=6)이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최근 통계를 보면 국내 말산업의 규모는 이미 2조 4,800억 원을 넘어섰고, 말산업 종사 인구는 1만 6천여 명에 달한다고 한다. 그 규모가 계속 증가하는 추세이다.
그리고 국가 재정 기여 (연간 약 1조 5천억 원), 경주마 생산 농가의 소득을 창출하고 축산발전 기금 출연으로 말 산업 성장 재원을 조성하였으며, 다양한 일자리 창출과 사회공헌 기금 지원 (연간 약 140억 원) 등 한국마사회는 공공기관으로서 국민 경제에 지속적으로 이바지 해오고 있다.
특히 정부의 말 산업 육성 정책으로 미래지향적인 축산환경 조성과 종마목장 등 말 관련 인프라와 연계한 관광자원을 랜드마크로 육성하고 있다. 경마 수출 등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경마산업은 물론, 재활승마지도사 등 승마 인구 증가에 따른 일자리 수요 역시 점차 늘어날 전망이라고 한다.
나 역시 이번 기획 취재를 통해서 자세히 찾아보고 알게 되었지만 이렇게 미래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우리나라의 말산업은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오늘 찾아본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정문의 모습이다. 웅장함이 압도한다. 마침 파랗게 갠 하늘과 잘 어울리는 모습이다.
이곳에도 여름이 왔다. 푸른 나무와 풀이 가득하다. 7월 1일부터 8월 말까지 야간경마를 시행한다고 하니 한여름밤, 경마를 즐기며 그 스릴과 스피드를 통해 더위를 날려버리고 싶다면 추천한다.
한국경마 백 년의 역사, 천 년을 향한 또 다른 시작! 앞으로가 기대되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마사회는 지난 5월 100주년 기념식을 통해 새롭게 맞이할 100년을 향한 새로운 비전을 선포했다.
15년 이내에 경마산업은 전세계 7위 수준에서 5위 수준으로 발전시키고 승마산업은 5대 말 산업 선진국 (미국, 프랑스, 영국, 독일, 호주)을 지향하겠다는 목표를 국민들에게 약속했다.
이번 100주년 기념을 구심점 삼아 재도약하고자 하는 경마 구성원들 모두의 의지를 표명하는 것이라 봐도 되겠다. 이제는 경마 산업이 국가와 공익에 기여하는 산업으로 경마 그 이상의 가치를 구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바로 'K-경마'로 이어지며 새로운 세계 속의 트렌드로 발전할 수도 있는 부분이니까 말이다.
앞서 작성한 3편의 글의 링크를 걸어본다. 길고 지루한 글이 아니기에 시간 날 때 읽어보시면 괜찮을 것이다.
먹구름이 걷히고 파란 하늘이 활짝 열렸다. 마치 한국경마 100주년을 축하하는 것처럼 말이다.
지난 한 달이 넘는 시간 동안 전혀 새로운 분야였던 한국경마를 취재하면서 많이 배우고 공부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재미가 있었다.
발로 직접 뛰며 취재를 하면서 여러가지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특히 2편에서 직접 산을 찾아다니면서 100여 년 전 목마장의 흔적들을 발견했을 때의 그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이번 기획을 통해 경마, 승마 등 말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일회성이 아닌, 앞으로 꾸준한 관심을 가져볼 생각이다.
Let's Run!
앞으로의 100년을 향해 '달리자!'
한국경마 10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앞으로 다가올 100년 역시 열심히 지켜보며 응원할 생각이다.
그동안 본 기획을 아끼고 사랑해 주신 독자 여러분, 그리고 한국마사회 부산운영지원부 측에 감사함을 전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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