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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다

제주시청 현지인 맛집, 다윤이네 연탄구이 (제주시 이도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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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여행 3일째, 오늘은 마지막 밤이다. 첫날 흑돼지, 둘째 날 해물탕, 셋째 날은 뭐다? 그렇다. 오늘은 고기이다. 제주에서 맛보는 돼지고기는 정말 맛있다. 오늘은 숙소를 제주 시청 부근에 잡았다. 숙소에 짐을 풀고 잠시 쉬면서 검색을 좀 해보니 근처에 맛있는 집이 꽤 많이 나온다. 하나하나 찾아보니 후기들도 나쁘지 않다. 그래서 몇 군데 후보를 정하고 걸어보기로 한다.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남로 43 1층 상가

문의 : 064-724-3338

영업시간 : 오후 3시 ~ 오전 0시

오후 6시쯤 숙소에서 나와서 몇 군데 찾아가 보았는데 평일 저녁이라지만 너무 조용하더라. 분명히 맛집이라고 포스팅이 엄청 많고 후기도 많은 곳인데 조용하다? 이럴 때 참 고민이 된다. 나는 여행 가서 식당을 찾는 원칙이 있다. 손님이 많은 곳이 맛있을 확률이 많으므로 블로그 후기는 접어두고 본능이 이끄는 곳으로 발길을 돌리자. 나도 블로그를 운영하지만 블로그 후기는 잘 믿지 않는다. 워낙 맛에 대한 편차가 큰 경우도 많고 체험단을 속이고 글을 쓰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검색해서 추천이 많은 식당을 찾아가는 길에 우연히 지나쳤던 곳인데 뭔가 느낌이 심상치 않다. 손님이 많았기 때문이다. 주공아파트 단지 상가인데 관광객이 찾아올리는 없고 블로그 후기는 별로 없고 말이다. 느낌이 왔다. 왠지 현지인 맛집일 것 같다. 그래서 이곳으로 가보기로 했다.

오늘 가볼 곳이다. 다윤이네 연탄구이라는 식당이다. 화장실은 외부에 있고 테이블 5개 정도 있는 작은 가게이다. 날씨가 따뜻할 때는 밖에서 테이블을 펴고 영업하기도 하나보다.

저 길을 걷다가 우연히 이 노란 입간판을 본 것이다. 그리고 돌아와서 이 집으로 오게 된 것이다.

사실 둘 중 어디로 갈지 고민이 되었다. 오른쪽 고깃집 돈누리는 만석이라 왼쪽 다윤이네로 들어가 본다. 두 집 모두 현지인 맛집임이 분명하다. 후기가 별로 없다. 그런데 손님이 많다. 보통 이런 곳이 현지인 맛집이다. 내 예상이 맞을지 기대하며 식당으로 입성한다.

오후 6시 반인데 이미 열심히 달리고 있는 손님들이다. 우리 말고는 전부 현지인 손님이다. 정면 주방 쪽에 오겹살, 목살 현수막이 눈에 들어온다.

메뉴는 단출하다. 오겹살, 목살, 항정살이 있다. 오겹살 300g, 목살 300g을 주문해 본다. 가격이 정말 좋다. 100g에 5천 원이다. 오겹살, 목살은 제주산이다.

연탄구이 오래간만이다. 빨갛게 달아오른 연탄을 보니 기대가 된다.

조금씩 차려지는 상이다.

오겹살 300g, 목살 300g, 총 600g이다. 둘이서 먹기는 충분하다. 고기의 질이 참 좋아 보인다. 이래서 제주에 오면 돼지고기를 안 먹을 수가 없다. 예전에 혼자 3박 4일로 여행 왔을 때 3일 동안 저녁을 돼지고기로 먹은 기억이 난다.

상추, 깻잎, 고추 전부 상태 양호! 신선하다.

양파지

양파를 얇게 썰어놔서 고기와 잘 어울린다.

고기에 빠져서는 안되는 쌈무

참기름, 맛소금, 후추 3가지의 조합은 늘 좋다.

후추 뿌린 굵은소금과 쌈장, 편마늘

브로콜리 고추 무지

명이나물이 나온다. 참 좋다.

대파 김치와 배추김치이다. 딱 봐도 맛있어 보인다. 직접 담은 김치이다. 잘라서 맛보니 너무 맛있다. 특히 대파 김치는 상당히 인상적이다. 양념이 잘 배어있고 그냥 먹어도 맛있고 구워 먹어도 상당히 맛있다.

파재래기 대신 콩나물 파무침이 나온다. 참기름의 고소함이 은은하게 퍼지는 자극적이지 않고 콩나물 본연의 맛이 잘 올라오는 심심하면서도 기본기가 있는 콩나물 파무침이다.

불판이 아주 깨끗하다. 그리고 중간에 멜젓을 올려준다. 젓가락으로 찍어서 맛보니 진하고 깊은 맛이 올라온다. 희한하게 부산에서 멜젓은 식자재마트에서 파는 가벼운 맛의 멜젓이 대부분인데 제주에서 맛보는 멜젓은 높은 확률로 진하고 맛있는 멜젓이더라.

잘 차려진 한상이다. 이 맛있는 고기를 맨입에 먹기는 아쉬우므로 한라산 17도 순한 거 한병도 주문해 본다.

양념에 잘 숙성된 껍데기가 서비스로 나온다. 인심이 후하다. 기분이 좋다.

나는 집게 마스터이다. 이 불판은 잘못 구우면 고기가 불판에 들러붙을 수 있기 때문에 잘 구워야 한다. 내가 집게를 잡았으니 우리 테이블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오겹살과 목살을 같이 구워본다. 아 군침 돈다. 글 쓰면서도 군침도네.

잘 굽는 중

대파 김치, 배추김치 너무 맛있다.

오겹살부터 썰어준다. 균일한 간격으로 잘라서 육즙을 가두면서 구우면 꿀맛! 어떤 테이블에서 고기를 잘못 구우니 사장님이 직접 구워주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먹기 좋게 잘 구워서 또 기념사진 한 장 찰칵!

집게로 오겹살 한 점 집어서 맛본다. 내가 구웠지만 맛이 있다. 좋은 고기와 잘 굽는 집게 마스터의 콜라보라고 할까?

열심히 굽는 중

대파 김치도 굽고 목살도 굽고

깻잎에 쌈 싸서 한입 꿀꺽~ 소주 한잔 캬~

고기의 양이 꽤 많다. 600g 이면 적은 양이 아니다. 고기의 질이 좋아서 고기가 너무 맛있다. 직접 담은 김치 등 맛있는 반찬들도 식사를 빛나게 한다.

목살은 흑돼지구이 집 스타일로 구워준다. 격무에 시달리던 시절, 고깃집에서 1~2년 정도 일을 배우고 나만의 가게를 하나 차리고 싶은 생각을 한 번씩 했는데 요즘도 그런 생각이 가끔씩 든다. 생각만 할 뿐.

맛있게 잘 구웠다. 불판도 안 타고 말이다. 참 마음에 드네. 오늘 유독 집게질이 아주 잘 된다.

남은 오겹살, 목살, 껍데기를 마저 구워본다. 연탄구이 특유의 감성, 맛있는 고기, 채워지는 소주잔. 아~ 기분은 제주여행 마지막 날 저녁이다.

껍데기 양념 때문에 불판이 조금 타기 시작하고 맛있는 저녁 식사도 마무리가 되어간다. 대파 정말 맛있다.

그리고 서비스로 나온 된장찌개이다. 기본 서비스인데 정말 맛있다. 미리 요청하면 먼저 맛볼 수도 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깊으면서 시원한 된장찌개를 맛보니 자연스레 소주잔을 들게 된다.

4병까지 마실 수 있었지만 3병으로 마무리한다. 숙소에 가서 맥주를 또 마셔야 하기 때문이다.

정말 맛있게 잘 먹었다. 우연히 찾아갔는데 아주 만족스러운 식사를 경험할 수 있었다. 계산할 때 물어보시네. 내가 계속 사진을 찍어서 궁금했다고 말씀하신다. 부산에서 온 블로거라고 말씀드렸다. 너무 맛있게 잘 먹었고 다음에 방문할 때는 포스팅을 가지고 오겠다고 약속을 했다.

다윤이네라는 간판이 궁금해서 물어보았다. 사장님 부부의 따님 이름이란다. 소중한 가족의 이름을 걸고 영업하는 식당은 실패할 확률이 적다. 그만큼 자부심을 가지고 영업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오늘 방문한 제주시청 근처의 오래된 주공 아파트 단지 상가에 있는 다윤이네의 제주 돼지고기는 아주 인상 깊었다. 가격도 저렴한데 맛도 있고 반찬들이 정말 좋다. 다음 제주 여행 때도 시청 근처에 숙소를 잡고 다윤이네에서 여행 마지막 날 저녁식사를 할 생각이다. 우연히 발견한 현지 도민 맛집, 다윤이네 연탄구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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