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매년 갈수록 여름이 더워지는지 모르겠다. 올여름은 예년보다 특히 더웠던 것 같다. 시간이 흐르고 가을이 오는 느낌이 확 든다. 선선한 바람 덕분에 국물 요리가 매일 생각나는 시점이 찾아온 것이다.
오늘 소개할 곳은 부산역 노포 맛집이며 50년 전통의 돼지국밥집이다. 현지인 로컬 찐 맛집인데 어떤 곳인지 간단하게 소개해 본다. 초량 육거리에 있는 부산할매돼지국밥이다.
부산광역시 동구 초량로 27
문의 : 051-467-4070
영업시간 : 24시간 (수요일 오후 11시 ~ 목요일 오전 9시까지 브레이크 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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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점심으로 돼지국밥을 생각했던 날이다. 한 그릇 먹고 조금 걸어볼 생각으로 말이다. 돼지국밥은 푸짐하기 때문에 먹고 걷기에 딱 좋다. 다른 에어컨이 틀어져 있었는데 내가 입장하니 앞에 있는 에어컨을 얼른 틀어주신다.
이 집은 내가 다닌 지 26년 째이다. 학창 시절 교복을 입고 다니면서 돼지국밥에 입문한 곳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당시에 초량에 돼지국밥이 꽤 많았는데 지금은 다 없어졌다.
초량에 오랜 세월 동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집이 부산할매돼지국밥과 우리돼지국밥 정도 남았다. 물론 부산역 등에 잘나가는 다른 집들도 있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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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산지 표시판이다. 이 집의 장점은 국내산 재료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원산지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먹는 편이긴 한데 이런 국내산 표기를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이집 포스팅은 찾아보니 이번이 5번째이다. 옆집 우리돼지국밥은 3번 정도 한 것 같다. 20여 년 전에는 두 집 번갈아가면서 즐겼는데 최근에는 이집 위주로 가는 이유가 있다.
초량에 오래 산 주민들은 공감하실 분들이 조금 계실 수도 있는데 우리돼지국밥 맛이 예전에 비해 순해졌다고 해야 하나? 차분해졌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예전에는 이집 못지않게 야성미가 가득했던 국밥이다. 여행객 등 외지인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조금 변화를 준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그렇다. 물론 그 집도 꽤 맛있으니 두집다 맛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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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산 돼지고기를 사용한 돼지국밥 가격은 8,000원이다. 수입산 돼지고기 쓰면서 돼지국밥 한 그릇에 9천 원, 만 원 받는 곳이 수두룩한 상황에서 반가운 가격이다.
처음 이 집에서 국밥 먹을 때 한 그릇에 3,000원이었던 기억이 나는데 이후 3,500원으로 오르고 나서 교복을 입고 가면 500원 할인해 주기도 했다. 할인은 이 집이나 옆집 둘 다 해줬다. 그래서 야자 하기 전에 저녁시간에 늘 국밥집에는 학생들로 가득했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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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두기와 김치가 테이블에 놓여있는데 원하는 만큼 덜어먹는 시스템이다. 둘 다 식당에서 직접 담그는 김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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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 손님은 쟁반에 내어준 그대로 맛보게 된다. 사장님은 나를 볼 때마다 오래간만에 왔다고 뭐라 하신다. 그러고 보니 한두 달 만에 온 것 같다. 부산 원도심에 돼지국밥을 잘하는 집이 너무 많아서 로테이션 돌면서 맛보아도 오래 걸린다. 그렇다고 예전처럼 일주일에 3~4번 돼지국밥을 먹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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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배기를 살펴본다. 국물이 참 매력적이다. 자세한 이야기는 뒤에 하기로 하고. 다대기와 대파가 올라간다. 통깨도 조금 보인다. 취향껏 덜어내고 맛보면 되겠고 나는 늘 그렇듯 식당에서 베스트 포지션으로 내어주는 그대로 맛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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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양파, 마늘은 신선함이 느껴진다. 부추무침은 양념이 과하지 않아서 국밥에 넣어먹어도 맛 변화가 커지지 않아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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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일 때는 접시 하나에 이렇게 같이 담는 편이다. 1인 가구라 집에서 설거지를 매일 직접 하는 입장이라 별거 아니지만 내 나름대로의 배려이다. 이웃분 중에 존경하는 찐 이웃이신 윤슬이 님도 이렇게 담으시길래 너무 반갑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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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국물이 참 매력적이다. 맑으면서도 그 깊이가 상당히 있는 내공 있는 국물이다. 괜히 50년 전통이겠나 싶다. 초량이 그토록 번성하던 시절 초량시장의 상권을 따라 쭉 이어져 있던 돼지국밥집들은 시장통 돼지국밥의 모습을 많이 가지고 있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다 없어지고 두 집만 남아있고 그나마 이 집만이 시장통 돼지국밥의 야성미 넘치는 진짜 부산돼지국밥에서 느낄 수 있는 그 매력을 조금이나마 유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잡내가 심하고 과한가? 그건 또 아니다. 상당히 깊은 국물임에도 깔끔한 국물이라 오묘하다는 단어가 절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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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렴을 제대로 해주기에 국밥은 뜨끈하다. 밥알 사이사이로 국물이 제대로 스며들어가 있어서 국물과 밥알의 일체감 역시 좋으며 꽤 조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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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대기는 이 정도 올라가 있는데 초반에는 섞지 않고 국물을 떠먹으면서 음미하고 섞어서 맛보면 2가지 맛을 볼 수 있다. 굳이 다대기를 섞지 않아도 되지만 이런 국밥은 섞어먹는 게 내 입맛에는 더 낫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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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한 숟가락 크게 떠서 맛본다. '그래 이 맛이야!' 부산에 돼지국밥 잘하는 집이 수십수백 군데 있지만 역시 집에서 가까운 곳이 최고야!
자고로 돼지국밥은 먹고 싶을 때 가서 패스트푸드처럼 5분 만에 받아서 한 그릇 뚝딱하고 배두드리면서 산책하는 게 베스트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국밥을 줄 서서 먹은 적은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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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젓도 조금 넣어준다. 물론 국물 말고 건더기만 말이다. 이렇게 넣어먹으면 그 맛이 또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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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숟가락 가득 떠서 김치 하나 올리고 맛보기 전 한 컷. 사진 찍으려고 이렇게 오바해서 뜬 게 아니라 찍고 한입에 흡입했다. 국밥은 와구와구 퍼먹어야 제맛이다. 적당히 익은 김치의 새콤함이 밥과 고기와 참 잘 어울린다.
머릿고기 베이스이지만 다양한 부위를 넣은 국밥이라 상대적으로 호불호는 덜 갈릴 것 같다. 이때까지 수많은 지인들을 데리고 이 집에 왔는데 딱 1명만 불호였다. 그 외에는 전부 맛있게 한 뚝배기 비우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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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지 적당히 올리고 퍼먹는다. 아니 흡입한다. 토요일 늦은 점심이라 소주도 한잔 생각나지만 저녁에 먹기로 하고 국밥에만 집중한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 덕분에 아주 쾌적하게 맛볼 수 있었다. 땀 삘삘 흘리면서 먹어야 제맛이긴 한데 이날 너무 더웠다. 결론은 먹고 나가니 바로 땀이 줄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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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늘 예상대로 싹 비웠다. 오늘따라 고기도 참 맛있더라. 적당히 식감을 보여주면서도 부드러워서 국물과의 조화가 너무 좋았다. 오래간만에 돼지국밥을 맛볼 때는 역시 가던 집을 가는 게 진리다. 최소한 실패는 안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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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걷다가 스타벅스에 들러서 최애 음료 쿨라임 피지오 한잔 사들고 더위를 식혀본다.
좋아하는 집은 자주 포스팅할 수밖에 없다. 부산역에서 돼지국밥이 생각날 때 다른 맛집도 많지만 오늘 내가 소개한 이집 한번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부산의 돼지국밥은 어떤지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집이다. 물론 야성미가 넘치는 날 것의 돼지국밥이 아니라 적절히 타협한 국밥이니 초심자도 기분 좋게 맛볼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누구에게 추천한다면 국밥 초심자는 옆집 우리돼지국밥으로, 국밥 좀 맛본 사람에게는 이 집을 추천하게 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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