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 고향이라 어릴 때 5살인가 6살 때까지 대구에서 살았다. 그때의 기억은 거의 나지 않지만 친가, 외가가 전부 대구에 있었던지라 1년에도 몇 번씩 대구에 가곤 했다. 요즘도 힐링이 필요하거나 식도락을 즐기고 싶을 때는 여전히 대구행 기차에 몸을 싣기도 한다.
아직 술을 마시면 안 되는 그 시절 술상에 오르던 소주가 기억에 난다. 바로 금복주라는 소주이다. 캐릭터와 이름이 특이해서 어린 나의 기억 속에도 여전히 자리 잡고 있는 술이다.
금복주는 대구, 경북의 술인데 어느 순간 자취를 감추고 사라진 것 같더라. 그 이후 금복주 회사에서 참소주를 출시하였고 여전히 대구, 경북에서는 참소주가 인기 있다. 대구 술집에 가서 소주 한 병 주세요~ 하면 참소주가 나온다고 보면 된다. 물론 젊은 사람들이 많이 가는 술집에는 참소주, 참이슬 뭘로 드릴까요? 물어보기도 한다.
그런데 소주왕 금복주라는 이름으로 다시 나왔다. 우연히 편의점에 갔다가 발견해서 리뷰를 위해 한 병 구입했고 구입한지는 꽤 오래되었는데 계속 술장고에서 보관만 하다가 드디어 한번 맛보기로 했다.
일반 소주와 같은 용량인 360ml이며 가격은 대선, 좋은데이와 비슷했던 걸로 기억이 난다.
소주왕 금복주라는 브랜드의 스토리가 있다. 1963년 2월에 출시하여 긴시간 대구, 경북 주민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술이다.
금복주는 재출시 자체로도 지역민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자.. 이웃분 중에 대구 계시는 분이 아, 뮐만님께 여쭤보면 되겠다. 뮐만님 금복주 재출시하고 요즘 어떤 평가를 내리시는 가요 다들?
2021년 7월에 생산한 소주이다. 맛본 게 22년 12월쯤이니 참 오래 냉장고에 보관되었을 금복주 고생 많았구먼. 아무래도 부산 지역에서는 생뚱맞은 브랜드이기도 하고 인기가 없다 보니 편의점 냉장 쇼케이스에서 오랜 기간 진열이 되었을 것이다.
병은 진로라고 적혀있는데 해당 브랜드와 다른 공병 이 부분을 보고 놀라는 지인이 있어서 잠깐 설명해 본다.
우리가 공병을 반납하거나 재활용에 버리면 업체에서 공병을 수거하고 라벨 제거 및 세척 후, 같은 병 디자인을 사용하는 주류회사에 다시 공급하게 되고 술을 주입하여 시장에 유통된다. 진로라고 적힌 병은 요즘 인기가 많은 진로이즈백의 공병이었던 걸로 추측된다. 녹색병의 소주 역시 공병을 공유하는 경우가 많은 점 참고하기 바란다.
소주금복주국 왕의 모습이란다. 어릴 때 기억으로 소주 병에 이 로고가 아주 크게 그려져 있었다. 글 쓰면서 찾아보니 맞네.
요즘 트렌드에 맞게 도수는 약한 편이다. 16.9%이다. 그러고 보니 본 블로거가 처음 술을 마셨던 시기에는 25도짜리 소주가 대세였는데 도수가 약한 소주가 나와서 지각변동이 일어났던 기억이 난다. 그게 아마 시원소주였지.
내 기억으로 시원소주는 23도 출시 후 22도, 21도로 도수가 내려갔다. 한동안 21도로 유지하다가 20도, 19도까지 내려갔던 기억이다. 마치 겨울이 다가올수록 내려가는 우리집 실내 온도를 보는 것 같다.
그 후 16도 대의 즐거워예, 좋은데이 등이 출시하여 저도수 소주의 시대의 포문을 열었다. 즐거워예는 시원블루로 리뉴얼하고 지금 현재의 대선 소주로 정착하게 된다. 소주 이야기도 할 얘기가 참 많다.
오래간만에 회오리 한번 돌려주고. 선이님 보고 계시죠?
2021년 소주라 그런지 병뚜껑은 아직 두 갈래가 따지는 게 아닌 뚜껑이다.
병뚜껑 안에 보면 숫자가 하나 적혀있는데 어릴 때 이걸로 술자리에서 게임 참 많이도 했다.
소주잔에 소주왕 금복주를 따라보았다. 일단 색깔은 무색이다. 투명하다.
맛을 본다. 오래전 인기가 많았던 술이라 아마도 진로이즈백처럼 옛날 술을 생각나게 하는 장치를 분명히 넣기는 넣었을 것이다. 향은 거의 안 나면서 독한 소주 느낌이 거의 없고 상당히 깔끔한 맛을 제공한다.
끝 맛이 조금 달달하긴 한데 목 넘김이 가벼우며 부드럽다. 진로이즈백을 자세히 맛보면 독한 소주 느낌을 기억에서 끄집어내려고 하는 듯한 장치를 느낄 수 있는데 금복주 이 소주는 그런 장치가 없는 것 같다.
단맛도 거의 없고 상당히 깔끔하다. 소주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소주의 표본 같은 그런 느낌이다. 상당히 무난하고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 소주이다. 반대로 말하면 소주왕 금복주만의 돋보이는 특징은 다소 부족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금복주에서 현재는 참소주가 대세인 대구, 경북 지역에서 소주왕 금복주의 입지가 어떻게 될지 궁금해진다. 오래간만에 참소주를 맛보고 싶어진다. 가까운 시일 내에 대구 여행을 한번 가야겠다. 참소주와 금복주 한 병씩 마시면서 식도락을 즐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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