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에 맛본 이야기
오늘 찾아가 볼 곳은 라멘집이다. 부산에는 주로 서면과 해운대 쪽에 라멘 맛집이 분포되어 있다. 전포동에 아주 기가 막힌 라멘집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가 보기로 한다. 전포동 놀이터 시장에 있는 복동이네오지상이라는 라멘집이다.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서전로67번길 30 왼쪽 두번째집
문의 : 0507-1319-6713
영업시간 : 오전 11시 ~ 오후 7시
휴무 : 매주 화요일, 수요일
원래 서면에 가보려고 했던 라멘집이 있었는데 영업을 안 하길래 차선책이었던 이곳으로 향한다. 결국 아주 좋은 선택이 되었다. 전포동 카페거리를 지나 주택가 쪽으로 올라간다. 5월이지만 벌써 햇살이 뜨겁다.
전포 놀이터 시장에 도착, 라멘집은 이 근처에 있다.
걷다 보면 식당을 발견한다. 지도에도 정확히 안나와있어서 모르겠다 싶으면 상인들한테 물어보면 된다.
위에 간판은 따로 없는 이곳이 오늘 맛볼 복동이네오지상이다. 시장통 한가운데에 라멘집이?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지만 이곳이 맞다.
작은 입간판이 반긴다. 가게 앞에 치즈 고양이 한 마리가 어슬렁 거린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내가 갔을 때는 안 보이더라.
입구에 메뉴가 놓여있다. 5월에 찍은 가격이니 변동이 있을 수 있으며 상당히 저렴한 가격이다.
영업시간 참고
내부는 좁은 편이다. 6명 정도가 동시에 식사할 수 있으며 주방이 바로 앞에 보이기 때문에 조리과정을 볼 수 있다.
후추, 시치미, 다시마 식초, 고추기름 등이 있으니 메뉴에 따라 취향껏 넣어서 먹으면 된다.
젓가락과 냅킨, 그리고 물
다양한 메뉴와 사이드 메뉴도 있는데 나는 진한 니보시 시오 라멘 (7,000원)과 아지타마고 (맛계란 1,000원)을 추가해서 주문해 본다. 진한 니보시 시오 라멘은 닭과 멸치 등의 육수로 만든 진한 소금맛 라멘인데 가기 전에 후기를 몇 개 찾아보니 라멘 초심자들보다는 라멘 마니아들에게 어울리는 메뉴라고 하더라.
모든 라멘에는 계란이 들어가지 않으니 맛볼 사람은 주문하면 되고 면은 딱딱한 식감인 바리카타로 제공된다. 염도 조절, 면 익힘 정도는 조절이 가능하니 주문할 때 말하면 되는데 이걸 제대로 안 보고 주문했네. 바리카타보다는 카타가 내 취향이라 다음에 가면 카타면으로 요청할 생각이다.
라멘이 나왔다. 반찬은 따로 없고 초생강을 요청하면 따로 제공해 준다고 하니 참고하기 바란다. 국물이 일단 아주아주 경상남도 마산시 진해구, 진해 보인다. 어떤 맛을 보여줄지 상당히 궁금하다.
추가한 맛 계란 역시 색깔이 범상치 않다.
와, 국물을 먹어보기도 전에 '국물이 끝내줘요~' 멘트가 자동으로 파블로브의 개처럼 반사적으로 나온다. 상당히 기대가 된다. 한 숟가락 맛을 보았다. 와~ 크~ 일단 여기까지만.
앞서 말했지만 본인이 짠 음식을 싫어하거나, 라멘 초심자인 경우 맑은~ 라멘으로 주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한 숟가락 맛을 보니 호기롭게 진한~ 라멘 주문했다가 왜 이리 라멘이 짜니 어쩌니 불평불만을 늘여놓을 수도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런 경우에는 차라리 이곳보다 염도를 확 낮춰서 우리 입맛에 맞춘 그런 한국식 라멘집을 가는 게 나을 수도 있겠다.
송송 썰어놓은 대파와 차슈, 그리고 가루가 보이는데 후추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후추가 아니고 멸치 등을 곱게 갈아놓은 생선가루인데 안 그래도 진한 육수를 더 진하게 만들어주는 마법 같은 가루이다.
멘마도 존재감을 보여준다. 일본 라멘에서 멘마는 빠질 수 없는 재료인데 특히 오늘 맛보는 진한 국물이 일품인 이런 라멘에는 멘마가 왠지 더 잘 어울리는 느낌이다. 국물을 가득 흡수한 멘마를 맛보고 있으면 지금 내가 라멘을 먹고 있구나 하고 느껴지니 참 재미있는 재료임은 틀림없다.
면은 보다시피 얇은 면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런 면이 좋더라. 돈코츠라멘을 즐기다 보니 더 그렇다. 얇은 면은 국물이 잘 스며드니 면과 스프의 조화를 확실하게 해준다. 그래서 이런 면이 인기가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차슈는 2조각 들어가 있는데 잡내도 없고 퍽퍽하지도 않은 딱 잘 만든 차슈이다. 가끔 어정쩡한 라멘집에서 차슈를 집어서 맛보았을 때 무슨 고무줄을 씹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는 참 안타까울 때도 있는데 여기는 그렇지 않다. 재료 하나하나 신경을 많이 쓴 느낌이다. 자가제면이 아닌 기성품이라 하더라도 주방에서 어떤 방법으로 어떤 정성을 쏟아붓느냐에 따라서 결과물은 당연히 달라진다.
똑같은 스마트폰, 똑같은 카메라를 쥐여줘도 사진 결과물이 다 다르게 나오는 것을 공감할 것이다. 요리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일본 라멘이라는 음식은 더 그렇더라. 맛있는 라멘을 발견했을 때 느낄 수 있는 감동은 상당하다. 개인의 입맛 차이 때문에, 욕도 먹고 이런 걸 왜 먹냐는 반문을 전해 듣기도 하지만 라멘은 늘 맛있다.
차슈의 두께는 이 정도이다. 적당한 두께의 부드러운 차슈는 면과 국물의 조화를 더해준다. 돼지고기 차슈의 느끼함 역시 이 라멘을 만드는 하나의 요소이기 때문이다. 다른 건 다 빠져도 차슈가 빠지면 섭섭하다.
줄어드는 면이 아쉬울 뿐이다. 이집 오늘 처음 찾아왔는데 앞으로 자주 올 것 같다. 너무 맛있네. 다소 무뚝뚝해 보이는 사장님이 혼자 운영하는 식당인데 몇 마디 대화를 해보니 무뚝뚝하지는 않은 츤데레 같은 사장님이다.
시오라멘은 이름답게 짠맛이 강한 편이다. 거기에다 진한 니보시 시오 라멘이니 얼마나 짤까? 막상 국물을 떠먹어보면 짜다는 생각보다는 진하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숟가락 위에 얕게 국물을 떠보아도 속이 비치지 않는 국물은 정말 진한 육수와 정성이 들어간 국물임이 틀림없다. 물론 짜기도 짜다.
닭육수와 멸치육수의 조합이 이채로운 진득하고 묵직한 국물을 맛보고 있으면 슬슬 짠맛이 느껴지기도 하는데 그때 아껴두었던 맛 계란을 가르고 맛본다. 노른자 특유의 고소하고 저 먼 곳 어디선가에서 살짝 존재감을 뽐내는 노른자의 비릿함은 국물의 짠맛을 중화하는데 경기도 안성시, 안성맞춤이다.
그리고 송송 썰어놓은 대파 역시 진한 국물의 묵직함에서 자칫 느낄 수 있는 부담스러움을 해소해 주는 약방의 감초 같은 역할을 해준다. 앞서 말한 멘마는 진한 국물과 참 잘 어울린다. 토핑이 별것 없어 보이지만 적재적소에 잘 배치된 든든한 지원군들이라 라멘의 맛을 한껏 끌어올려 주는 역할을 한다.
어느덧 밑바닥이 보일랑 말랑 하는 시점이다. 이럴 때 고민을 하게 된다. 면 추가를 할 것인가? 밥을 말아먹을 것인가? 한참을 고민해 본다. 보통 면 추가를 요청하는데 이 라멘에는 밥을 말아보고 싶어졌다.
사장님이 친절하게 밥을 말아서 맛보라고 가져다주신다. 밥은 무료이다. 가운데에 살짝 뿌려진 후리카케를 보니 밥 하나도 허투루 내지 않는 사장님의 마인드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사소함이 결국 전체를 만든다. 왜, 사람도 그렇잖아. 사소한 행동, 말투 등이 결국 그 사람의 이미지를 만들고 평가하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국물에 밥을 말아본다. 글을 쓰면서 매번 느끼지만 맛있는 음식의 포스팅을 할 때는 그 맛을 기억하고 알기에 사진만 봐도 너무 군침이 돈다. 오늘도 그렇다. 점심은 라멘을 생각하면서 라면을 먹어야겠다.
밥을 말아서 국물과 함께 맛본다. 장담하는데 이때까지 맛본 라멘에 밥 말아먹은 것 중에 가장 맛있다. 본인 입맛의 간이 아주 약하지 않은 보편적인 수준이며 라멘을 좋아한다면 한번 도전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시작은 맑은~ 라멘으로 말이다. 혹시 짠 음식에 대한 편견이 있다면 그래도 먹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러면서 편견도 깨고 새로운 음식에 대해 눈도 뜨고 하지 않겠나 생각해 본다. 나 역시 그랬으니까. 이 한 숟가락이 정말 맛있더라.
깔끔하게 비웠다. 이런 정성이 가득 들어간 라멘은 국물까지 다 먹어줘야 한다. 일본 현지의 라멘 완식 문화에 대해서 언급을 안 할 수가 없는데 간단하게 이야기해본다.
화면 캡처 출처 : 구글 홈페이지
완식 문화는 일본 드라마, 특히 고독한 미식가와 음식 관련 일본 만화 등을 보면 자주 등장하는 일본의 문화인데 구글에 라멘 완식이라고 검색만 해도 이런 이미지가 수두룩하게 나온다. 왼쪽 하단에 보면 그릇 바닥에 한자로 완식이라고 쓰여있는 경우도 볼 수 있다.
일본 라멘집에는 육수 국물에 자부심과 온갖 정성을 걸고 영업하는 집이 참 많은데 그렇게 자신 있게 손님 앞에 내놓는 라멘이라 손님의 입장에서는 정성 가득한 국물까지 다 먹는 게 예의라고도 생각해서 먹다 보니 완식 문화가 생긴 건가? 궁금하기도 하다.
본 글을 쓰면서 일본에 연고가 있어서 자주 왕래하는 지인에게 일본의 라멘 완식 문화에 대해서 물어보니 실제 존재하는 문화라고 하더라. 이 문화에 대해 자세히 아는 분들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다. 물론 개인의 취향에 따라 면만 건져먹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국물을 다 비우는 나 같은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렇겠지. 거기도 사람 사는 동네니까.
출처 : 네이버 검색
어떤 라멘 그릇을 보면 바닥에 이런 문구를 적어놓은 접시도 보인다. 제이올라님 이거 무슨 뜻인가요? 자세히 보니 체인점인 이치란 라멘의 그릇이네. 이런 문화가 있다는 것을 포스팅에 소개해 보고 싶었다. 나 역시 지인에게 전해 듣고 찾아보니 실제 이런 문화가 있다는 게 신기하더라. 일본은 메이와쿠 (민폐) 문화도 그렇고 신기한 부분이 좀 있다.
물론 짠 국물을 싫어하는 사람은 면만 먹고 국물을 남길 것이다. 이 부분은 철저하게 개인 취향이므로 왈가왈부할 필요가 없다. 글의 맥락을 정확히 이해하기 바란다. 코로나 이전에 일본 여행을 자주 다닐 때 현지 라멘을 하루에 2~3끼는 먹고 다닐 때 보면 국물을 다 마시는 사람도 있고 남기는 사람도 있고 그렇더라.
세상에는 이런 입맛도 있고 저런 입맛도 있듯이 다양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맛집 블로그 포스팅을 하는 내 입장에도 늘 맛에 대해서는 표현하기가 조금 조심스럽고 어려운 편이다. 맛은 늘 주관적이다. 남들이 맛없다고 해도 내 입에 맛있으면 맛집인 것이다. 블로그 초반에 이 부분 때문에 그 당시 파워블로거 무리와 맛 평가에 대해 사소한 트러블이 있었던 경험이 있어서 늘 초심으로 그 부분을 생각하며 맛보고 글을 쓴다.
오늘 소개하는 이 라멘집도 짠 음식을 싫어하는 사람이 맛보면 기겁할 수도 있다. 특히 내가 맛본 진한 니보시 시오 라멘의 경우 더 그렇다. 하지만 내 입에는 정말 맛있었다. 다른 후기를 찾아보아도 맛있다는 후기가 많다. 결국 맛에 대한 판단은 본인의 몫인 셈이다.
유독 오늘 글에 잡설이 조금 길었던 것 같다. 너무 맛있게 먹었다. 일본 라멘에 대한 거부감이 없으며 염도 높은 돈코츠라멘 국물을 싹 비울 수 있는 정도면 한번 추천해 본다. 물론 처음 맛본다면 맑은~ 라멘으로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 정말 맛있는 집이다.
계산을 하고 나니 입가심으로 사탕 하나를 권하는 사장님에게 정말 맛있게 잘 먹었다는 인사를 하고 사탕 하나 들고 나선다. 귤 맛 사탕이 자칫 묵직한 라멘으로 함께 묵직해진 입안을 상큼하게 해준다.
소화도 시킬 겸 걸어서 서면 쪽으로 가다 보니 그 유명한 칸다소바가 보인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줄이 많더라. 저기는 꼭 가볼 생각이다.
오래간만에 참 마음에 드는 라멘을 맛보았다. 다양한 라멘 종류 중에서 늘 돈코츠라멘을 즐겨왔는데 오늘 맛본 라멘 역시 너무 맛있더라. 부산에도 일본 현지만큼 잘하는 라멘집이 많은 걸로 안다. 아직 안 가본 집이 참 많다. 하나하나 가볼 생각이다. 조금은 색다른 라멘을 맛보고 싶다면 복동이네오지상에 방문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다양한 메뉴가 있으니 고민이 좀 될 것이다. 이 집 라멘 참 잘한다. 그 한마디로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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