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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하다

집 밥 메뉴 추천, 아롱사태 수육 전골 만드는 법 (feat. 맛있는 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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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 타칭 요리 블로거 키드엠이다.

맛집을 많이 다니지만 요리 블로거로 거듭나고 싶은 마음이 목욕탕 굴뚝같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오래간만에 요리를 해보았다. 어떤 요리인지 차근차근 설명해 보려고 한다. 오늘 요리 주제는 아롱사태 수육이다. 사실 모든 준비와 요리 과정을 진두지휘하고 나는 옆에서 서포터 해준 것이다. 아롱사태 서포터즈이다. 물론 칼질은 내 담당.

앞으로 진행될 요리 과정을 간단하게 설명해 보면,

1. 찬물에 아롱사태를 넣고 30분 정도 핏물을 빼준다.

2. 고기를 10분 정도 끓는 물에 데치고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는다.

3. 대파, 월계수, 통후추, 통마늘 등을 넣고 1시간 30분 정도 끓인다.

4. 고기를 꺼내서 20~30분 정도 식혀서 썰어준다.

5. 전골냄비에 채소 등을 세팅하고 고기를 넣고 고기 끓인 육수를 붓고 끓인다.

6. 맛있게 먹는다.

대략 이렇다. 냄비를 이용해도 되고 시간을 단축하려면 압력솥에 끓여도 된다. 취향껏.

흔히 사태살이라고 부르는 소고기 아롱사태이다. 장조림으로 많이 조리하는 아롱사태로 오늘은 수육을 만들어 볼 생각이다. 아롱사태 500g을 준비하였다. 2명이면 500g이 충분하다. 물론 500g 이면 나 혼자 즐길 수 있는 양이다.

고기는 온라인으로 구입했다고 한다. 한우와 수입산을 고민하다가 가격차이가 너무 많이 나서 수입산으로 선택했는데 결과적으로 아주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왜냐하면 너무 맛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구입했더라도 수입산을 선택했을 듯.

개인적으로 한우를 좋아하지 않는다. 가장 큰 이유는 유통과정을 거치면서 가격이 폭등하는 것 때문이다. 유독 한우가 심하다. 그리고 호주산, 미국산 소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갇힌 우리에서 자라는 것도 그렇다. 그래서 나는 수입산 소고기를 선호한다. 물론 한우도 1++ 중에서도 최상급이라면 인정한다. 하지만 본인은 1++ 한우를 사 먹고도 실망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서 한우는 아예 선택지에서 빼버린다. 뭐 그렇다는 얘기.

오늘 처음 시도하는 본 요리는 시간이 꽤 걸린다고 한다. 왜냐하면 고기의 핏물을 빼고 한참을 끓이는 등 절차가 복잡하다. 하지만 어렵지는 않다. 인내가 필요할 뿐이다. 찬물에 아롱사태를 넣고 30분 정도 담가서 핏물을 빼준다. 모든 과정을 함께한 이가 진두지휘하는 중이다.

아롱사태의 핏물 거의 다 뺐다. 깨끗이 씻어준다. 냄비를 준비한다. 물을 적당히 넣고 통마늘, 통후추를 넣고 끓인다. 참고로 계량을 정확하게 할 필요 없다. 모자라면 더하고 넘치면 빼면 되는 게 요리의 기본 아닌가. 집 밥 요리계의 대통령, 백종원 님의 말씀.

물이 팔팔 끓을 때 아롱사태를 넣고 끓인다. 한참 끓이는 중간에 찍어보았다. 핏물을 빼기 전 고기와 비교했을 때 덩어리가 상당히 줄었음을 알 수 있다. 열심히 끓여준다. 처음에는 데친다. 보다시피 여러 가지 불순물이 뜨는 것을 볼 수 있다. 고기를 건져서 한번 씻어준다. 찌꺼기도 좀 제거해 주고

한층 더 깨끗해진 고기가 등장! 대파와 월계수잎도 함께 끓여준다. 예전에 시장 정육점에서 고기 사고 얻어왔던 월계수잎을 이렇게 써먹네. 파뿌리도 같이 끓이면 좋은데 이미 정리한 대파라 아쉽다.

센 불에 한참 끓여준다. 시간을 딱 정해놓고 끓이기보다는 늘 감으로 요리한다. 하지만 오늘은 키를 내가 잡지 않았다. 1시간 반을 끓이면 된다고 한다. 시간이 꽤 걸린다. 요리를 좀 해본 분들은 알 것이다. 아무튼 열심히 끓이자.

열심히 끓이는 동안 필요한 채소를 준비한다. 마트에서 장을 봐왔다고 한다. 팽이버섯, 느타리버섯, 부추, 청경채 등 취향껏 준비하면 된다. 부추는 2팩을 준비했는데 한 팩만 썼다. 참고로 가격이 더 비싼 영양부추 추천한다. 작고 야리야리하며 상당히 부드럽다.

청경채가 의외로 호불호가 갈리던데 본 식사를 즐기는 2인은 입이 상당히 길어서 다행이다. 가리는 것이 없다는 소리이다. 자랑은 아니다. 대부분 이렇다고 알고 있다. 아 참, 필자는 원래 가리는 음식이 상당히 많았다. 초딩 입맛이 아닌 유딩 입맛 정도였을라나? 30대에 들어서고 가리는 음식이 아예 없어져 버렸다. 그 과정이 금세 바뀌었는데 지금 돌아보면 음식에 대한 편견이나 선입견을 타파하고 음식, 그 재료가 가진 본연의 가치로 접근을 했던 게 유효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음식의 맛에 대한 편견, 선입견에 대해 한 페이지 정도 썼다가 지웠다. 괜히 분란을 일으키기 싫은 마음이 들더라.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음식에도 맛이 있듯이 글에도 색깔과 맛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웃들의 글을 보면 자신의 의견을 늘 잘 피력하는 이웃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글도 많다. 나는 전자의 이웃들의 글이 재미가 있고 응원하는 마음이 생기더라.

물론 블로그라는 것이 일상의 이야기를 일기처럼 쓰는 경우도 있고 나처럼 그 와중에 내 생각을 녹이는 경우도 많은데 결국 개인의 글 색깔에 따라 글에 재미가 있고 팬도 생기고 인플루언서도 되고 하는 것 아니겠나 생각해 본다.

글의 색깔에 대해서 아침부터 심도 있게 고민을 해보았다. 일기장처럼 블로그를 운영할 생각보다는 블로그 사이즈를 더 키울 생각이라 이 부분은 순전히 내 개인적인 가치관에 의거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결국 글을 다시 적고 어제 새벽에 적은 글을 삭제하고 다시 발행하게 되었다. 이미 댓글을 달아주신 이웃 6분에게는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

열심히 준비했는데 데코가 중요하지 않겠나? 준비된 재료를 차분하게 깔아준다. 모든 요리의 마무리는 예쁜 세팅이 중요하다. 물론 나는 구경하면서 사진만 찍었다. 오늘 메인 요리사가 요리를 꽤 잘하는 듯?

 

열심히 끓이는 중

시간이 꽤 걸리는 부분이 이런 과정이다. 한 시간 반을 끓여야 한다. 인내의 과정이 필요하다.

푹 끓였다. 색깔 보니 장난 아니다.

아롱아롱 아롱사태여~ 반갑다~ 제대로 조리해 보겠다. 뜨거운 김을 조금 식혀준다. 군침 제대로 된다.

채소는 버릴 거고 육수는 사용한다. 전골냄비에 끓여서 먹을 때 부어줄 예정

칼질은 내 몫이다.

필자는 도구를 잘 쓴다. 집게 마스터, 칼질 마스터 키드엠이라고 부른다. 물론 자칭 타칭. 집게로 잡고 열심히 썰어본다. 아주 얇게 써는 것이 포인트이다. 칼질의 기본은 뭘까? 정답은 잘 드는 칼이다. 칼을 잘 갈아주면 칼질이 쉬워진다. 물론 도구를 잘 쓰는 것도 중요하다. 그것은 타고나야 하나? 아니면 노력이 만들어 주는가? 잘 모르겠다.

본격적으로 맛보기 전에 카메라를 켰다. 이렇게 아름다운 음식은 아이폰으로 찍기 아쉽다는 생각이 들더라. 오른쪽 고기는 너무 얇게 썰어서 돌돌 말려서 왼쪽에 조금 굵게 썰었다. 나 칼질을 너무 잘하는데?

본격적으로 맛보기 위해서 코베아 구이바다를 꺼냈다. 캠핑 좀 한다면 다들 하나씩 가지고 있는 구이바다. 다른 버너로 끓이려고 했는데 찾아보니 차 트렁크에 있길래 구이바다에 전골냄비에 세팅을 한다.

짜잔~ 잘 삶은 아롱사태를 이렇게 깔아주었다. 자세한 사진은 아래에.

술이 빠질 수 있는가? 한라산 17도 준비, 그리고 고기에 빠질 수 없는 만능 소스 참소스까지. 고기를 조금이라도 즐긴다면 냉장고에 참소스 하나씩 구비해놓았을 것이다. 아 참, 한라산 17도는 이마트 노브랜드 매장에서 구할 수 있다. 페트라 아쉽지만 재활용 분리수거를 직접 하는 내 입장에는 페트가 훨씬 편하다.

아롱사태 수육 때깔 보소~ 장난 아니다. 글 쓰면서 군침이 돈다. 진짜 대박이다.

메인용 사진 하나 만들어 주고

감성 샷 하나 찍어준다. 제아무리 현존 최강 카메라 탑재했다는 아이폰 13프로도 카메라와는 비교가 안된다. 스마트폰 화면으로 포스팅을 감상한다면 별 차이가 없겠지만 나는 대부분 포스팅을 34인치 wqhd 와이드 모니터로 보는 입장이라 그 차이가 너무 크게 느껴진다.

올 하반기에 아이폰 14프로가 출시되었을 때 카메라 센서가 좀 더 커진다든지 암튼 카메라가 개선이 많이 되면 13프로 팔고 바로 14프로로 넘어갈 생각은 있다. 아이폰 14프로보다 세컨용 카메라로 막 굴릴 크롭바디 미러리스 중고를 하나 들일까도 생각 중이다. 장비를 구입해서 활용을 잘하면 그 가치를 충분히 다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다.

이거 너무 맛있게 보인다.

푹 삭은 김치 등장.

엄마표 김치인데 너무 맛있다.

부산에서 어렵게? 구한 한라산 17도 준비해 주고

이웃 수기 님의 제보 덕분에 한라산을 집에서 편안하게 맛보게 되었다. 한라산 하니 제주도에 여행 가고 싶어지네. 최근 10년 동안 매년 혹은 1년에 2번 정도 갔다 왔다. 작년 12월이 마지막 제주라 슬 또 제주 마렵네.

사진 좀 찍고 전골냄비 뚜껑을 닫고 열심히 끓여준다. 가스불~ 니가 뭐라고 그리 예쁘냐?

작은 수육 하나 집어서 맛본다. 감질나네.

소주 한 잔 따른다.

며칠 전 주방 싱크대 정리를 했는데 소주잔이 20개 정도 있더라. 좀 놀람.

여분으로 깔아놓은 아롱사태 수육과 청경채를 잠시 눈에 담고

팔팔 더 끓인다. 온 집안이 맛있는 냄새로 가득 찬다. 그리고 덥다. 선풍기나 서큘레이터 켤까 고민하다가 손풍기 꺼내서 더위를 식혀준다.

아롱사태 수육 하나 집어서 생와사비 가득 넣은 참소스에 푹 찍어서 맛본다. 꿀맛. 간혹 와사비와 겨자를 구분 못하는 경우가 있던데 와사비 = 고추냉이, 겨자 = 머스타드로 전혀 다르다.

아무것도 찍지 않고 맛본다. 아주 부드럽다. 아롱사태가 이렇게 부드러웠던가? 내가 아는 그 사태살이 맞는가?

고기에 부추 중에서 정말 맛있는 영양부추에 느타리버섯을 말아서 맛있는 소스에 찍어서 맛본다. 남은 부추 한 팩으로 부추전을 해먹기 위해 부침가루를 사놨다.

맛보기 전에 한 컷

상당히 맛있다. 손담비가 부릅니다. 미쳤어~

너무 맛있어서 열심히 먹는다. 모자란 것 같아서 고기를 추가하고 청경채도 추가해서 끓인다.

푹 익은 청경채를 고기에 싸서 맛있는 소스를 찍어서 맛본다. 글로 표현하기 힘든 맛이다.

그리고 푹 익은 팽이버섯, 부추를 가득 집어서 맛본다. 맛 표현은 진짜 더 이상 사치이다.

푹 익은 김치도 함께 싸서 맛본다. 아~ 취한다~ 아롱사태 수육의 맛에 취한다~ 너무 맛있다.

잘 먹었다.

입가심은 맥주에 쥐포, 초콜릿으로 마무리.

집에서 처음 해먹어 본 아롱사태 수육은 정말 맛있었다. 메인 요리사가 고생을 많이 했다. 나는 칼질을 열심히 했고. 아롱사태 수육은 안주라기보다는 몸보신 음식에 가깝더라. 무기력하거나 피로감이 가득하다면 이런 몸보신용 요리를 해먹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다.

식당에 팔아도 줄 서서 먹을 만큼 맛있다. 너무 맛있네. 이렇게 맛있는 음식 오래간만에 맛보았다. 긴 시간이 걸리는 요리이다. 하지만 그 노력을 보상해 주는 아름다운 요리이다. 아롱사태 수육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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