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서포터즈

부산포 개항가도 - 좌천동 가구거리에서 성북시장까지 걸어보기

반응형

부산의 원도심, 동구에는 부산의 근현대사의 흔적들을 찾아볼 수 있는 장소가 많답니다. 오늘은 부산 동구에 있는 부산포 개항가도라는 길을 걸어보려고 합니다. 임진왜란부터 근현대사까지 다양한 역사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 그 길을 함께 걸어보시죠. 

대중교통

버스 : 좌천동 가구거리 (좌천역 하차)

도시철도 : 1호선 좌천역 하차 홀수 출구

부산포 개항가도는 진시장 부근의 자성대부터 산복도로 증산공원까지 이어지는 길인데 역사적 의미가 있는 장소를 많이 거치게 되는 재미있는 길이랍니다. 오늘은 좌천동 가구거리에서 시작을 해볼까 해요. 곳곳에 이런 안내 이정표가 잘 되어 있기 때문에 길을 찾기는 어렵지 않으실 거예요.

걷기 전에 부산포에 대해서 안내판에 적힌 대로 소개를 해봅니다.

부산포는 현재의 동구 좌천동과 자성대 일대 부근을 가리킨다. 조선은 무질서하게 입국하는 왜인들의 통제를 위해 1407년 (태종 7년) 부산포를 개항하고, 이곳에 왜관을 설치하여 교육 및 접대의 장소로 삼았다. 성종 즉위년인 1469년에는 동평현 관내 인근의 가마솥처럼 생긴 산 이름에 따라 이곳의 원 지명인 '富山浦' (부산포)가 '釜山浦'로 바뀌게 된다. 그리고 이곳에 첨사영 (수군첨절제사영)이 들어서면서 왜구를 막는 중요한 국토 변방의 군사 요지로 사용하였다. 이러한 부산포는 국방의 중요한 길목인 까닭에 임진왜란의 첫 결전지가 부산진성 전투였고, 적군도 임란 때 가장 용감한 장수로 정발 장군을 일컫는다.

안내판 뒤로 펼쳐지는 벽화거리로 들어가 봅니다. 부산이 세계로 열린 곳, 부산포 개항가도입니다. 이곳은 3.1운동 당시 만세운동이 펼치진 곳인데요.

골목길을 이렇게 멋지게 꾸며놓았습니다. 대한독립만세~ 만세~ 만세~! 그날의 힘찬 함성이 들리는 것 같습니다. 입체적인 태극기가 상당히 멋지죠? 포토존으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골목길을 나오면 정공단이 나옵니다. 맞은편에는 항일학생운동을 이끌었던 독립유공자 정오연 열사의 생가터도 있으니 들러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마침 파란 하늘이 참 반갑네요. 정공단은 임진왜란 때 순절한 부산첨사 정발 장군의 충절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것으로 부산광역시 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초량 교차로에 정발 장군 동상이 있는데 그 일대가 항일거리라는 명칭으로 지정되어 있기도 합니다.

좌천동 일대는 다양한 역사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는 곳이랍니다. 일신기독병원, 정공단, 정호연 생가터, 좌천동굴, 왕길지기념관 등 찾아가 볼 곳이 많은데요. 특히 근현대사 공부를 하기에 참 좋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 길은 부산 갈맷길 3코스 2구간이기도 합니다. 

오르막을 오르다 보면 부산진교회에 도착합니다. 얼핏 보기에는 일반 교회 같은데요. 1890년 호주 최초의 선교사 데이비스 목사의 순교가 토대가 되어 설립한 교회이며 1891년 1월, 5~6명의 지역주민들의 기도모임이 이 교회의 시작이라고 하네요.

부산진교회 맞은편에 역사적으로 중요한 장소가 있습니다. 바로 부산진 일신여학교입니다. 당시 호주 선교사들은 부산진교회 바로 옆에 일신여학교를 세워서 여성교육에도 앞장섰는데요. 1919년 3월 1일, 3.1운동 때 이 교회의 교인이자 이 학교의 선생님들의 주도하에 여학생들이 독립만세를 부르면서 부산 경남 지역의 만세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조금 더 올라가면 한쪽 벽에서 역사의 기억을 만날 수가 있는데요. '동구의 독립운동을 기억하다'라는 주제로 부산, 경남 지역 최초 3.1운동의 발화점인 동구에서 독립운동가들의 활약상 및 역사적인 장소를 탐방, 체험하고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장소로 조성하였다고 합니다.

한쪽 벽을 장식하고 있는 커다란 3.1운동 독립선언서의 규모가 압도적입니다. 3.1운동 독립선언서가 해외로 알려진 계기, 민족대표 33인이 탑골공원에 나타나지 않은 이유 등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찾아보는 것도 역사 공부에 흥미를 가질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르막길에 서서 가만히 바라봅니다. 지난날 부산 근대 역사의 현장의 모습과 그 뒤로 펼쳐져 있는 수많은 높은 건물들이 잘 어울립니다. 마치 100여 년 전의 만세 함성이 전해지는 느낌입니다.

개항가도를 따라 거르면 안용복기념 부산포 개항 문화관을 만날 수 있습니다. 조선 후기의 어부이자 민간외교가인 안용복의 이야기, 그리고 부산포 개항가도에 관한 전시를 살펴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경사형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르다 보면 증산 왜성이라는 안내가 눈에 들어옵니다. 임진왜란 당시 정발 장군이 전사하고 부산진성이 함락되자 왜장이 부산진성을 허물고 증산에 쌓은 왜성인데요. 증산 왜성은 왜군의 병력과 물자 보급, 본국과의 연락 등 왜국 본토와 조선을 잇는 중요한 병참 기지로써 왜성 중 가장 먼저 축조되었습니다. 아픈 역사의 흔적이라고 할 수가 있죠.

증산공원 운동장에 도착했습니다. 증산공원은 도심 속 근린공원으로 시민들의 쉼터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이날도 산책하고 운동하는 시민들을 꽤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전망대에 올라가서 풍경을 잠시 감상하기로 합니다.

탁 트인 조망이 참 반가운 곳이에요. 부산항 북항 일대와 영도, 부산 앞바다가 보이는 곳입니다. 마침 날씨가 좋아서 기분 좋은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네요. 어디서든 쉽게 바다를 볼 수 있는 부산에 사는 게 행복합니다.

운동장에서 내려오면 다양한 운동기구와 테이블과 벤치, 그리고 게이트볼장까지 있습니다. 말 그대로 주민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되는 거죠. 잘 관리되고 있어서 더 좋은 곳입니다.

따스한 오후 유난히 맑은 하늘 아래 즐겁게 게이트볼을 즐기는 어르신들의 모습에서 여유라는 단어를 떠올려 봅니다.

동구 주민들의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하는 증산공원의 입구도 사진으로 한번 담아보고요.

바로 옆에 동구도서관이 있는데요. 오른쪽 엘리베이터를 타고 옥상으로 올라가면 책마루 전망대라는 아주 멋진 전망대가 나온답니다. 주경, 야경 모두 멋지기로 소문난 곳이죠.

물론 도서관 옆에도 전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가만히 서서 그 풍경을 감상해 봅니다. 맑은 날씨에 탁 트인 풍경을 보니 마음도 뻥 뚫리는 느낌입니다.

도서관에서 성북시장 쪽으로 나가면서 풍경을 계속 담아봅니다. 오리고기로 유명한 안창마을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백양산도 보이고 저 멀리 금정산도 보이네요. 각도 상 금정산이 낮아 보이지만 부산에서 가장 높은 산이랍니다.

도서관을 나와 성북시장 쪽으로 걷다 보면 웹툰이바구길이 펼쳐집니다.

성북고개에 위치한 성북시장의 모습인데요.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을 통해 지난 2016년에 웹툰이바구길이 조성되었습니다. 부산포 개항가도 등 주위의 볼거리가 많아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관광객들도 제법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곳에 위치한 동구만화체험관은 다양한 만화에 관한 경험을 할 수 있어서 남녀노소에게 인기가 많은 공간이기도 합니다.

아무런 특징 없던 시장 골목에 만화를 접목함으로써 조금 더 색다른 공간으로 변모한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아이디어가 참 돋보이는 길이 아닌가 싶네요.

곳곳에 이런 포토존도 있으니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즐거운 추억을 남길 수도 있습니다.

오래된 시장 골목을 참신한 아이디어로 웹툰이바구길이라는 멋진 공간으로 재탄생한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좌천동 가구거리부터 성북시장 웹툰이바구길까지 걸어보았습니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날씨가 좀 풀리니 걸을만했는데요. 따스한 햇살을 맞으며, 역사의 흔적들을 하나하나 찾아보며, 그리고 멋진 풍경을 감상하며 부산포 개항가도를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