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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을보다

남포동 현지인 맛집, 부평쭈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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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이야기

부산 원도심에는 봄이 되면 주당들이 줄을 술집이 많다. 특히 부평동에서 술잔 좀 기울인 주당들은 부평쭈꾸미를 모르는 분들이 없을 것이다. 오늘은 특히 봄에 문전성시를 이루는 부평동 부평깡통시장 맛집, 부평쭈꾸미로 가본다.


부산광역시 중구 부평1길 29

문의 : 051-248-7380

영업시간 : 오후 4시 30분 ~ 익일 오전 2시

4월 초라 아직은 날이 쌀쌀하지만 확실히 해가 길어졌다. 퇴근시간에 찾은 깡통시장 쪽에서 따뜻한 일몰을 맞이한다.

이 근처에는 맛집이 상당히 많다. 맛이 없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동네이다. 그래서 오랜 시간 자리를 지키는 식당이 많다. 이미 예상된 일이지만 벌써 줄을 서는 사람이 있네.

일행이 먼저 도착하여 줄을 서고 있어서 다행히 조금만 기다리면 되겠다. 잠시 후 4~5팀이 몰려왔는데 근처에 있는 장엇집 인가? 암튼 다른 식당과 얘기가 되었는지 그쪽으로 안내하고 음식을 배달해 주는 모습도 인상적이더라.

기다리면서 털게와 코끼리조개를 구경한다. 수조도 깨끗하고 꽉 차있다.

바로 맞은편에 유쾌한육회라는 식당도 맛집으로 유명하다. 이 근처는 맛집 아닌 곳이 드물다.

기다리는 시간이 심심해서 사진을 계속 찍게 되네.

호래기, 주꾸미, 굴보쌈 등을 신선하게 맛볼 수 있는 집이다. 영업시간도 작게 적혀있네.

주꾸미가 많다. 나 잡아주소~ 좀만 기다리라.

메뉴판인데 되는 요리가 많다. 주꾸미 연포탕 소자 (40,000원)를 주문했다. 물론 부산 소주 대선도 주문한다.

줄 서는 이유가 있다. 그리 넓지 않기 때문이다. 홀에 테이블 3개, 방에 테이블 2개인가 있다. 물론 맛있고 제철 음식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참고로 이집 물회 맛집이기도 하다.

벽에는 낙서가 가득하다. 가방에서 펜을 꺼내 나만의 낙서도 한 구절 적어본다.

싸구려 젓가락이다. 만들다 말았네.

기본 반찬이 깔린다. 반찬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초딩입맛이나 입 짧은 사람을 위한 집은 아니다. 철저하게 제철 음식을 즐기는 식도락가, 아재들을 위한 집이랄까? 실제 손님의 연령층도 높은 편이다. 반찬 하나하나 손맛이 좋네.

버너가 놓이고 냄비가 올라간다. 미나리, 팽이버섯, 느타리버섯 등 채소가 한가득이다. 아직은 별 특징이 안 보일 것이다.

팔팔 끓이자.

직원분이 주꾸미를 넣고 조금 데치고 바로 손질에 들어간다. 이렇게 큰 주꾸미는 또 오래간만에 본다.

빨판 보소. 먹기도 전에 맛있어 보인다.

 

주꾸미 입수부터 영상을 간단하게 찍어보았다.

 

이 비주얼 무엇? 처음 맛본다면 선뜻 숟가락이 가지 않을 것이다. 먹물이 터져서 그렇다. 하지만 이게 진짜 몸에 좋다. 살아있는 주꾸미는 제철에만 즐길 수 있는데 오늘이 바로 그날이다. 3월부터 5월까지만 난다. 봄의 전령사 주꾸미.

다리가 엄청 크다. 빨판도 상당하다. 쫄깃하면서 부드럽고 맛있다.

국물은 원기회복이 되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다리 또 하나 집어먹고

눈치 빠른 분들은 알아챘을 것이다. 주꾸미 연포탕의 별미, 매생이다. 몸에 좋은 매생이가 한가득 들어가 있다. 의외로 매생이를 못 먹는 사람이 많던데 몸에 좋으니 먹는 버릇하면 괜찮은 재료이다.

이미 아주 시원하지만 조금 더 시원하게 맛보기 위해 땡초를 넣고 끓인다. 크~ 국물이 끝내줘요~

매생이를 원하는 만큼 집어서 호로록~

매생이를 배추에 올려서 또 호로록~

조개도 들어가 있다. 사실 좀 찬밥 신세다. 주꾸미와 매생이가 워낙 하드캐리를 하다 보니.

어느 정도 맛본 다음에는 죽을 추가해 본다. 오늘따라 제철이라 그런지 이집 너무 바쁘다. 직원들이 정신이 없을 정도다. 나는 국자 마스터이기 때문에 죽은 내가 직접 만들어 본다.

아주 맛있고 몸에 좋은 죽이 완성되어 간다.

보기만 해도 또 먹고 싶네. 우스운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죽을 내주면서 날계란을 깜빡한 것이다. 우리는 아무 생각 없이 만들어 먹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계란이 안 나갔다는 얘기를 듣고도 웃었다. 이미 너무 맛있게 먹었기에 가능한 웃음이다.

내 돈 내산 영수증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 어릴 때부터 계절마다 제철 음식을 챙겨 먹어야 몸에 좋다는 얘기를 정말 많이 들었다. 이제 제철 음식을 찾아먹으러 다니다 보니 어른들이 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알겠다. 내년 봄, 금방 다가올 것이다. 내년에 맛볼 주꾸미 연포탕을 미리 예습한다고 생각하고 본 글을 봐주셨으면 한다. 나 역시 내년에도 또 맛보러 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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