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맛을보다

보수동 동네 맛집, 보수식당

반응형

가보고 싶었던 식당이 있었는데 몇 년을 지켜보다가 드디어 가보았다. 보수동에 있는 보수식당이라는 곳이다.

이곳은 그 흔한 리뷰가 하나도 없고 네이버 마이플레이스에 등록조차 되어있지 않은 식당인데 늘 지나갈 때 보면 손님이 많았던 곳이라 궁금하더라.


부산광역시 중구 보수대로140번길 43

 

문의 : 051-254-0995

영업시간 : 오전 11시 30분 ~ 오후 8시 반 정도, 일요일 휴무

위치는 이전한 보수동 옥성반점 바로 근처이다.

외근 중에 점심시간이 조금 지나서 찾았는데 사장님과 대화를 나눠보니 점심때 손님이 많아서 한바탕 전쟁을 치르셨다고. 그래서 에어컨을 끄고 환기 중이었는데 내가 와서 바로 에어컨을 켜주시더라.

안쪽 방에도 테이블이 꽤 있다.

최근에 1,000원씩 올린 메뉴판이다. 이 집은 동네 분들에게 인기가 많은 정식집이다. 저녁에는 수육, 삼겹살, 주물럭 등으로 술도 한잔 걸칠 수 있는 사랑방 같은 공간이다.

메뉴를 고민하다가 정식으로 주문하였다.

먼저 나온 반찬은

마른 파래무침, 상추 겉절이, 콩나물무침, 가지볶음, 김치, 명태포무침, 우뭇가사리무침, 오이무침

이렇게 총 8가지이다.

더운 여름에 맞는 시원한 반찬 위주로 준비했다고 하시네. 너무 마음에 든다.

국은 뚝배기에서 팔팔 끓는 시래기국인데 정식을 주문했을 때 시원한 콩나물냉국과 시래기국 중에서 고를 수 있다고 물어보시더라. 나는 시락국이 먹고 싶어서 이열치열로 시래기국을 주문하였다.

국을 맛보니 들깨가루가 들어가지 않은 깔끔한 스타일인데 은은하게 올라오는 된장의 맛과 향이 예사롭지 않다.

이 맛은 시판된장의 맛이 절대 아니다. 제대로 담근 집 된장의 맛이다. 본가에 살 때 엄마가 끓여주시던 시락국 맛이 난다. 그래서 사장님께 살짝 여쭤보니 된장찌개와 시래기국에 들어가는 된장이 다르다며 집 된장을 쓴다고 하시네.

그리고 한 마디 던지신다. "삼촌, 입맛이 상당히 예리하시네"

이집 반찬은 전반적으로 간이 세지 않다. 식당 밥이라기보다는 집밥 반찬에 가깝다. 황태포무침을 오래간만에 맛보니 참 맛있다.

그리고 여름 별미, 우뭇가사리무침은 참 오래간만이다. 저칼로리면 몸에 좋은 음식이라 이런 반찬을 자주 먹어야 하는데 말이다. 다음에 마트 가면 꼭 사야지.

오이무침 역시 오늘같이 장마 중간에 해가 열린 더운 날에 참 잘 어울린다. 입맛 돋우기 참 좋다.

직접 담근 김치는 참 시원하다. 겉절이로 담은지 며칠 된 것 같은데 젓갈향이 과하지 않은 시원한 부산 스타일의 김치이다. 손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가지를 정말 좋아하는데 반갑다. 콩나물무침도 좋고.

상추겉절이는 부담 없이 입맛 돋우기에 참 좋은 반찬이다.

마른 파래무침이 정말 맛있더라. 김무침인 줄 알았는데 파래더라. 짭조름한 게 바다의 맛이 제대로 느껴져서 그 맛을 음미하면서 맛보았다.

지지직~ 굽는 소리가 들리던데 이윽고 생선이 하나 나오네? 그리고 오징어튀김까지. 반찬은 10가지, 밥, 그리고 시락국까지 한 끼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고기가 있었다면 금상첨화였겠지만 이 정도도 충분하다.

크기는 작지만 살이 많아서 입이 즐거웠던 조기구이, 오래간만에 맛보는 생선은 참 맛있더라.

시원한 우뭇가사리 한 숟가락 떠먹고 열심히 맛본다.

금세 순삭

맛이 괜찮네. 배가 부른데 반찬에 자꾸 손이 가서 계속 먹었다.

식사를 끝내니 한잔하고 가라고 내주신 커피 한 잔.

오래간만에 집밥같은 정식을 식당에서 맛보았다. 조미료가 과하지 않은 딱 집에서 먹는 그런 반찬이라 기분 좋게 맛볼 수 있었다.

점심시간이 지났는데 배달 전화가 오고 손님이 또 오는 것을 보니 이 집은 보수동의 동네 맛집이 맞네. 맛있게 잘 먹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