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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을보다

범일동 할매국밥 (부산 동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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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포스팅은 직접 맛보고 지극히 내 개인적인 생각을 더해서 적은 글이다. 맛집을 다니다 보면 다른 블로거들이 극찬하는 집인데 내 입맛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블로그 초반에 소신껏 글을 썼다가 비밀댓글, 쪽지 등으로 공격을 받기도 했다. '니가 뭔데 파워블로거들이 맛있다고 하는 집을 까냐?' 뭐 이런저런 내용이라고 보면 된다. 이때까지 내 글을 쭉 봐온 이웃들은 알겠지만 나는 그에 굴하지 않고 내 생각대로 글을 써왔다.

간혹 보면 파블들과 본인의 다른 입맛을 숨긴 채 맛있다고 파워 블로거 글을 따라서 쓰는 블로거들이 좀 보인다. 본인이 느끼기에 맛이 없거나 아쉽다면 있는 그대로 적는 것이 맞지 않는가? 왜 눈치를 볼까? 모두가 yes를 외친다고 no를 표현하기가 힘든가? 소신껏 하자. 오늘 가볼 곳 역시 그렇다. 많은 이들이 아주 극찬을 하는 범일동 할매국밥이다. 교통부 할매국밥 또는 60년 전통 할매국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오늘 방문한 이유는 맛이 괜찮고 만족스러우면 동구 서포터즈 글로 작성하여 소개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글을 읽어보면 내 생각과 비슷한 의견을 가진 분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의견을 가감 없이 댓글로 남겨주면 감사하겠다.

부산광역시 동구 중앙대로533번길 4

문의 : 051-646-6295

영업시간 : 오전 10시 ~ 오후 8시, 일요일 휴무

국밥을 먹고 걸을 예정이라서 부산역에서 103번 버스를 타고 왔다. 아직은 BRT 개통이 되지 않은 12월 중순이다.

60년 전통 할매국밥

우리집은 달라. 돼지국밥은 야성이 넘쳐야 해!

과연 그럴까? 내가 오늘 먹어보니 음...

주차는 식당 바로 앞 주차장 말고 입구 오른쪽에 있는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먹고 나와서 찍은 가게 사진이다. 관광객들이 줄을 서더라. 캐리어도 몇 개 보인다.

식당 내부는 이런 분위기

이 집의 장점 딱 하나, 저렴한 가격이다.

순대국밥을 먹으려고 했으나 순대가 소진되어 주문이 불가하다고 한다. 돼지국밥을 주문해 본다.

원산지 참고

테이블 기본 세팅

주문을 하고 지켜보니 서빙하는 젊은 여직원은 불친절하지 않은데 나이가 좀 있는 서빙 여직원은 상당히 불친절하다. 서빙 시 접시를 툭툭 던지듯 하고 무뚝뚝하다. 손님이 떠나고 치울 때도 화난 사람처럼 치우는 모습이다. 사실 무뚝뚝한 것은 아무 상관없다. 하지만 식당에서 정말 싫어하는 부분이 서빙 시 접시를 툭툭 던지는 것이다. 그렇게 화나있고 일하기 싫으면 일을 안 하면 되지 왜 굳이 밥 먹으러 온 사람에게까지 기분 나쁜 감정을 전달하려고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 이 집은 고등학생 때부터 다니던 국밥집이다. 그러다가 한 10년 전인가 발길을 끊었다. 이유는 당시 상당한 불친절 때문이었다. 오늘 와보니 여전하네.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맛을 보기 전에 이야기를 조금 해본다. 처음에 자리를 잡고 앉은 테이블이 고춧가루 등으로 너무 더러워서 자리를 옮겼는데 또 그렇다. 그래서 웬만하면 깔지 않는 냅킨을 깔고 젓가락을 올린 모습을 볼 수 있다. 왜 이리 테이블이 더러운지 지켜보니 손님이 떠나고 테이블을 닦을 때 테이블 전체를 닦지 않고 반도 아닌 1/4 정도 일부만 닦네? 전체적으로 행주질을 하지 않아서 제대로 안 닦였고 그러니 당연히 더러울 수밖에 없다. 아까 불친절하다고 말한 직원인데 치우기 싫은 사람이 억지로 행주질하는 모습이 참 보기 싫더라. 그래서 다시 닦아 달라고 요청하지 않았다. 테이블 꼴을 보니 밥 먹기 전부터 밥맛이 확 달아난다. 내 가방에서 물티슈를 꺼내서 닦았다.

2년 만인가? 그때 왔을 때도 꽤 실망을 하고 갔는데 오늘은 어떤 맛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중국산 김치

채소는 신선하다고 말하기는 조금 애매한 상태

쌈장

부추도 숨이 죽어서 맛이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밥이 말아져 나온다.

국물은 맑은 편이다.

고기는 큼직하게 썰어놨다.

국물이 심심해서 다대기와 새우젓을 팍팍 넣어본다.

한 입 들어간다.

부추도 넣어준다.

고기가 질기다. 퍽퍽하다.

2년 전에도 상당히 질기고 퍽퍽하다고 포스팅을 했었는데 여전하다.

예전에 이 공간은 좌식이었는데 입식으로 바뀌었다. 먹으면서도 깨알같이 냅킨 위에 올려놓은 젓가락 보소!

8시 방향 고기를 보니 먹기가 겁날 정도.

눈으로 봐도 퍽퍽함이 읽어진다.

비계 붙은 부위부터 자연스레 숟가락이 간다.

벽에 붙은 안내

퍽퍽하고 질긴 고기

아주 너무 퍽퍽해 보인다.

먹어보니 역시나 퍽퍽쓰.

퍽퍽한 부분은 상당히 퍽퍽하다. 그리고 질기다.

치아가 좋지 않은 사람은 씹기 힘들 정도이다.

나는 현재 치아 상태가 괜찮은 편인데 그래도 씹기 힘들 정도이다.

이 퍽퍽함

아주 그냥 죽여줘요~~~

치아 상태가 좋으므로 다 먹었다.

맛이 있어서 다 먹은 거라기보다는 배가 고파서 다 먹었다.

왼쪽 위 중국산 김치를 비운 것 보면 알 것이다.

이바구 페이로 결제 완료

2년 만에 다시 찾은 할매국밥은,

이제는 진짜 다시 찾아올 일은 없을 것 같다.

시장통 국밥, 야성적인 국밥이라고 말하기도 이제는 애매하다. 뭔가 예전의 그 감흥이 분명히 사라진 느낌이다. 고기만 질기고 퍽퍽하지 국물은 임팩트 없고 깔끔하고 끝이다. 인기가 많은 이유를 생각해 보니 깔끔한 국물과 저렴한 가격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20여 년 전에 한참 다닐 때는 싸고 맛있는 집이었는데 이제는 저렴하기만 한 집이라는 생각이 든다. 고교 시절 한 그릇에 3천 원 할 때 그때 맛있게 먹었던 기억에 머무르는 것이 나을 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멀리서 찾아가거나 줄 서서 먹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많은 블로거들이 왜 유독 이 집만 극찬을 하는지도 이해가 안 간다. 최근에 다녀온 내 이웃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고기가 너무 퍽퍽하고 아쉬웠다는 후기가 많고, 오래전부터 다녔던 지인들의 말을 들어보면 역시나 요즘 고기도 별로고 맛도 바뀌어서 다들 발길을 끊었다고 하는데 말이다. 오늘도 확실히 느꼈다. 블로거의 힘이 크다는 것을.

지극히 개인적인 입맛과 생각으로 적은 글이다. 고기가 너무 퍽퍽하고 질겨서 못 가겠다. 슬리퍼 신고 집을 나서면 걸어서 10분 내에 맛있는 곳이 백두산 천지인데 굳이 멀리 와서 입맛만 벌리고 실망하고 아무튼 아쉬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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