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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포터즈

부산 민주공원의 봄, 겹벚꽃은 조금만 더 기다려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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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가까운 곳에서 민주공원이 있다. 그래서 시간이 날 때마다 걸어서 산책도 하고 이런저런 생각 정리도 하고 그러는 곳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봄은 찾아왔다. 민주공원에 봄을 만나러 가보았다.

부산시립중앙도서관과 민주공원 방향을 이어주는 데크길이 생겼다. 마침 햇살이 너무 좋은 봄날이라 푸릇푸릇한 나무들을 보니 덩달아 나도 신나서 카메라를 켜본다.

매년 그렇듯 봄의 전령, 목련이 빨리 꽃을 피운다.

신지훈의 '목련 필 무렵'이라는 노래가 귓가에 맴돈다.

신지훈 - 목련 필 무렵

목련이 필 무렵의 그대와 나

하고픈 말 망설여 긴긴밤을

걸으며 달래던

그 좁은 골목길 사이

너도 나도 피워내려

새하얘져 와

스치는 두 손등에도 놀라

발맞추던 한 뼘만큼의 거리는

겨우 가까워진 듯하다

멀어져 가네

서로 다른 봄이 만난

그 무렵 우린

청아했던 밤하늘 별빛 수줍어

남몰래 그대 발걸음

닿는 곳만 훔쳐보았네

설레는 마음에

다 설명하진 말아요

그저 모든 순간

바람 소리마저 아껴 가요

깜빡이던 가로등 밑

꽃피운 연인

표현할 수 없는 이 그리움

시간이 흘러서

피고 졌음에도 우린

그때보다 빛이 바래서

더 어우러져

청아했던 밤하늘 별빛 수줍어

남몰래 그대 발걸음

닿는 곳만 훔쳐보았네

설레는 마음에

다 설명하진 말아요

그저 손잡으면 우리는

다시 첫 모습 그대로

져가는 봄을 보내줘야 해도

우리 함께한 하루가

익숙해져 가도

이대로 둬도 되는 것 같아요

이제야 더 깊은

서로의 계절에 온 거예요

설렘에 가슴 뛰던 시절은 지나

꽃잎이 기다려 왔다는 듯

한없이 떨어져 가요

그러나 그대 날

그때처럼 봐주기에

그 골목길에 어린 낭만은

만개한 채로

요즘 가장 많이 듣는 노래 중 하나, 가사가 참 좋더라.

오후의 햇살을 친구 삼아 민주공원을 걸어본다. 집 근처에 이렇게 좋은 공원이 있음에 늘 감사하다. 나에게는 수많은 추억이 있는 곳이라 더 소중한 장소이다.

 

민주공원을 내려와 중앙공원으로 발길을 돌려본다. 아직 피어있는 동백꽃을 보니 겨울이 지나가고 봄이 오고 있음을 실감한다.

부산의 시화인 동백의 꽃말을 찾아본다. 잎과 꽃의 조화는 푸른 바다와 사랑이 많은 시민의 정신을 그려 내고, 싱싱하고 빛이 나는 진녹색 활엽은 부산 시민의 젊음과 의욕을 나타낸단다.

공원 광장 한 쪽에 수줍게 고개를 들고 있는 수선화는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마음이 편해지는 이 한 장면도 사진으로 남겨보고.

공원 광장에 하늘 높게 자리하고 있는 소나무의 위용은 참 멋지다. 흑백으로 담아도 멋졌을 풍경.

이렇게 이날의 풍경은 마무리하고 벚꽃이 피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며칠 뒤..

점심 식사를 하고 잠시 시간을 내어 동료와 함께 민주공원에 다시 찾았다. 민주공원에서 가장 좋아하는 산책로의 파릇파릇함을 사진으로 담아본다.

햇살이 비치는 푸름과 흙길의 숲은 일상의 바쁨에서 잠시나마 힐링의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도와준다.

산책을 하다 보니 재미있는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민주공원 반나절풍류 드로잉피크닉이라는 프로그램인데 민주공원에서 그림을 그리며 힐링할 수 있어서 인기가 많을 것 같다.

 

민주공원 내에 있는 벚꽃 스팟을 돌아보기로 했다. 701 전승비가 있는 곳. 지금은 많이 알려졌지만 예전에는 숨은 힐링 장소로 동네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곳이다.

아름드리 벚꽃나무가 참 멋들어지게 피었다. 마침 사람도 거의 없어서 열심히 벚꽃 사진을 남겨보았다.

따스한 봄날의 햇살과 친구인 것처럼 다정한 풍경을 보여주는 벚꽃

봄의 한 가운데에 있음을 실감한다. 팝콘처럼 하나둘 피어나는 벚꽃을 보며 올해도 긴 겨울을 무탈하게 보내고 새로운 봄을 맞이하였음에 작은 감사함을 가지게 된다.

숲길로 들어가면 또 만날 수 있는 벚꽃들이 반갑다. 이곳은 겹벚꽃의 군락지이기도 하다.

아직 겹벚꽃이 피려면 시간이 좀 더 걸리지만 그때도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며 각자의 봄을 기록하게 될 곳.

지난겨울은 우리 모두에게 유난히 춥고 길었다.

하지만 결국 이렇게 봄은 다시 돌아왔다. 매년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올해 봄의 기억은 사진첩에서 또 다른 추억의 한 장면으로 기록될 것 같다.

봄을 느끼고 싶다면 민주공원으로 가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벚꽃은 곧 떨어지지만 겹벚꽃이 또 기다린다.


부산광역시 중구 민주공원길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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