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가지 취미 중에 가장 즐기고 있는 취미가 등산이다. 30대 중반까지는 매주 전국으로 등산을 다닐 정도로 등산을 좋아하고 자주 다녔는데 요즘은 잘 못 가고 있다.
내가 많이 게으른 것도 있고 시간이 부족하기도 하고 등등 결국 다 핑계인 것 같다. 30대 때는 더 바빴는데 매주 등산이나 캠핑을 어찌 그리 다녔는가? 지금 돌아보면 나이가 들어가고 있다는 이야기로 밖에 정리가 안된다.
경상남도 창원시 진해구 남양동 6-6
10월 말 어느 주말 오래간만에 트레킹을 하기로 하였다. 등산이 취미인 친구와 함께 오래간만에 산에서 밥도 먹고 이런저런 계획을 세우고 출발한다.
하단에서 시외버스를 기다리면서 한 장 찍어본다. 오늘 찾아갈 곳은 경남 창원시 진해구 진해 드림로드 소사생태길이라는 트레킹 코스이다. 온라인에 소사생태길의 후기가 별로 없어서 상세하게 적어볼 생각이다.
자차를 처음 몰고 다닌 게 30살이었나 그랬던 것 같은데 그때는 드라이브를 참 많이 다녔다. 하지만 등산 다닐 때는 웬만하면 대중교통을 이용해왔던 것 같다. 원점회귀 산행보다는 출발, 도착을 다르게 하는 게 좋았고 마치고 하산주 한 잔이 그렇게도 즐거웠다.
낙동강 하굿둑을 지나면서 한 컷 찍어본다.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었다. 조명도 들어온다.
동아여객 시외버스를 타고 용원에 내려서 친구를 만나 이동한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웅동에 있는 진해3.1독립운동기념비 맞은편 어느 길이다.
지도에 정확한 위치가 나오지 않아 네이버에 위치를 등록하고 본문에 지도를 추가하였다.
꼭 한번 걸어보고 싶었던 진해드림로드이다. 사실 진해 쪽은 장복산과 시루봉, 천자봉으로 유명한 웅산을 가본 적이 몇 번 있는데 드림로드로 정비가 되고는 처음이다.
다행히 안내판도 있어서 한시름 놓았다. 정보가 별로 없었다. 종점에서 출발하여 시간을 체크하면서 걸어볼 생각이다.
이때가 오후 1시 반쯤이었는데 원점회귀로 내려오려면 시간 계산을 잘해야겠더라. 물론 임도 위주의 트레킹이라 산행만큼 어려운 일은 없지만 그래도 초행길은 늘 긴장을 하게 된다.
한창 등산을 할 때는 아침 일찍 출발하여 20km, 25km씩 산행을 하곤 했는데 지금은 10km 정도는 넘기지 않게 된다. 등산이나 트레킹을 할 때마다 느끼는 점은 열심히 체력 관리를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이다.
오랜 기간 갈고닦아놓은 산행 경험들 덕분에 아직도 기초체력은 좋은 편이긴 한데 최근 주위에 하나둘씩 몸이 고장 나는 지인들을 보면서 경각심을 느끼게 된다. 나 역시 몇 년 전에 아팠기 때문에 더 그렇다.
한적한 임도로 올라간다. 간간이 산책을 하는 주민들 말고는 인적이 드문 곳이다.
뒤돌아보면 용원 웅동이라는 동네가 보인다. 친한 친구가 사는 동네라 자주 놀러 온 곳이라 반갑다. 물론 오늘 트레킹도 그 친구와 함께 걷는다.
경사가 시작된다. 오래간만에 배낭을 꾸려서 메고 오르는 길이라 약간 부담이 되기도 하는데 이내 그 부담은 사라진다. 스틱 2개를 꼭 들고 다니는데 이번에는 간과하고 스틱을 챙기지 않았다.
초반에 이런 갈림길이 나오는데 왼쪽으로 가면 된다.
먼지떨이 시설이 있는 것을 보니 본격적인 트레킹이 시작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민들이 차를 가지고 와서 주차 해놓고 산책하기도 하는 곳이다. 점심시간을 조금 넘겨서 여기 정자에서 밥을 먹을까 하다가 조금 더 걸어보기로 한다.
소사생태길은 어떤 코스일까 궁금하다. 온라인으로 미리 살펴본 결과 길 자체가 단조롭고 쉬워서 크게 재미가 있지는 않다고 하는데 앞으로 진해드림로드 모든 코스를 걸어볼 계획이라 가장 만만한 길부터 워밍업 느낌으로 걷기로 한 것이다.
지도가 나와있으니 참고하면 된다.
참고로 진해드림로드는 총 4개의 코스가 있다.
장복하늘마루길 4km,
천자봉 해오름길 10km,
백일아침고요산길 3km,
그리고 오늘 걸어볼 소사생태길 10.4km
10.4km의 구간인데 원점회귀를 해야 하기 때문에 아마 반 정도 걸을 것 같다.
조용하고 한적한 숲길은 늘 좋다. 힐링이 저절로 된다.
흐린 날씨였는데 간간이 하늘을 보여주어 그때마다 사진으로 남긴다.
산불예방 등 다양한 목적으로 많은 산에 조성되어 있는 임도 덕분에 보행약자도 어렵지 않게 트레킹 코스를 즐길 수가 있다.
겨울에 열리는 빨간 열매인 남천이 곳곳에 보인다.
도시락을 싸오려고 했는데 둘 다 오전에 바쁜 일정이 있어서 김밥과 컵라면을 준비하였다. 진해 용원의 어느 김밥 집인데 김밥이 정말 맛있다고 한다. 궁금해 지네.
가운데 보이는 큰 보온병 추천한다. 등산을 좀 한다면 많이들 사용하는 써모스 FFX-900이라는 산악용 보온병인데 용량이 900ml이며 산행용 끝판왕이라는 별명을 가진 제품이다. 요즘은 모델명이 FFX-901이라는 후속 모델이 나온 모양이다.
이 제품을 구입한 지도 벌써 10년 정도 되었다. 아직도 제대로 된 성능을 보여주는 제품이다.
벤치가 보이지 않아 무턱대고 임도 가장자리의 공터에 돗자리를 깔고 자리를 잡았다. 앉아서 바라보는 풍경이 너무 멋지다.
보온병에 준비해온 따뜻한 물을 컵라면에 담고 본격적으로 식사를 시작한다. 김밥이 통통해서 둘이서 다 먹는데 배가 부르더라.
참치김밥을 특히 좋아하는데 이 집 김밥 맛있더라. 밥이 약간 질어서 더 좋았다. 김밥은 보통 고두밥으로 만드는 게 일반적인데 나는 워낙 진밥을 좋아한다.
계란김밥도 맛있다. 집에서 만드는 김밥 느낌이 많이 나서 좋더라.
오래간만에 맛보는 육개장 큰사발면이다.
키토김밥인가? 아무튼 계란 가득한 이 김밥도 맛있었다. 볶음김치와 컵라면 그리고 김밥의 조합은 정말 좋다.
친구가 준비해 온 아이스커피도 한잔해준다.
바닥에 깔려있는 돗자리는 아마 다이소에서 3,000원인가 주고 산 것 같은데 배낭에 하나 넣어 다니면 요긴하게 쓰인다.
업무용 차량이 임도로 내려가고 나서 먼지를 만들었는데 이게 또 빛내림 사진이 되어버렸네.
해가 좋은 자리에 풍성하게 열매를 맺고 있는 남천
조망이 뚫리기 시작하나? 맑은 하늘을 보니 반갑다. 초반 말고는 계속 완만한 오르막길이라 어려움이 전혀 없다.
예전에는 미친 듯이 산의 정상을 향해 오르는 등산을 즐겼다면 요즘은 걷기 좋은 길을 위주로 트레킹을 하게 된다.
별것 아니지만 멋진 풍경들이라 사진을 계속 찍어본다.
곳곳에 국가지점번호가 세워져 있으므로 조난 등 위급 사항 발생 시 신고하면서 이 번호를 불러주면 된다.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정자도 만난다.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아서 좀 놀랐다.
재선충 때문인지 소나무의 흔적이 안타깝다.
처음 만난 화장실이다. 산에서 만나는 화장실은 대부분 그렇지만 여기도 아래가 보이는 옛날식이다.
많이 걸어온 줄 알았는데 1.5km밖에 걷지 않았다니!
지도를 찾아보니 멀리 보이는 산은 웅동이라 부르는 동네인 마천동의 마봉산인지 굴암산인지 암튼 둘 중 하나이다. 아래로 성흥사가 있고 성흥사계곡이 있어서 여름에 인기가 많은 곳이다.
조금 더 걸으면 체육시설이 나오는데 여기서 운동하는 어르신 한 명 발견. 그만큼 인적이 참 드물다. 걷기 참 좋은 길인데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그런지 주말인데도 조용하다.
임도라 단조롭긴 한데 눈앞에 보이는 숲 풍경이 좋아서 연신 사진을 찍게 된다.
이런 바위가 보이더라. 뭐같이 보일까? 이웃분들의 생각이 궁금하다. 나는 자식을 업고 있는 어머니의 느낌도 들고 해동용궁사에 가면 볼 수 있는 12지신상의 한 모습 같아 보이기도 한다.
흐림과 맑음의 반복이라 음지로 들어올 때는 쌀쌀하다. 땀을 최대한 흘리지 않는 주행법을 택했기에 옷을 입고 벗고 계속 반복하면서 걷는다.
산은 산이다. 너덜지대도 만난다.
햇살이 다시 비추는 벤치가 반갑다. 여기서 잠시 쉬어가기로 한다. 물도 한잔하고 초콜릿으로 당도 보충하고.
곧바로 채비를 하고 걸어본다. 시간이 애매하다. 계획을 잘 짜고 걸어야 저녁 식사시간까지 하산할 수 있겠다.
이 풍경이 참 멋지더라. 인물 사진 찍기 정말 좋은 포인트이다. 늦은 오후의 햇살을 등지고 역광으로 담는다면 정말 괜찮을 것 같다.
4.5km 지점을 통과한다. 이때 고민을 좀 했다. 몇 킬로까지 걷고 돌아갈 것인가.
여기서도 잠시 쉬어간다. 땀이 제법 나서 겉옷도 벗고.
사진으로 현장이 제대로 전해지지 않는데 정말 멋진 풍경이었다.
익숙한 산들이 보인다. 왼쪽으로는 천자봉 쪽, 가운데 봉우리는 수리봉이다.
수리봉의 모습
천자봉의 모습
산세가 참 좋다.
5km 지점에서 원점회귀를 결정한다. 다시 5km를 돌아가면 총 10km를 걷는 셈이다.
진해 앞바다의 멋진 풍경도 잠깐 즐긴다. 바다 조망이 조금이나마 나와서 너무 좋더라.
총 11km 정도를 걷고 웅동에 도착하였다. 어느덧 저녁시간이다. 맛있는 고기에 소주 한잔해야겠다.
오늘 소개한 코스는 한적한 길이라 힐링하기에 참 좋은 곳인 것 같다. 다음 드림로드 코스도 얼른 다녀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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