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등산, 캠핑

백양산 운수사 부산 노을 맛집

반응형

지난달 사상구 sns 서포터즈 취재를 위해 백양산 자락에 있는 사상구 모라동 운수사에 찾았다. 그날의 풍경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블로그 포스팅으로도 남기기로 한다.

사진 위주의 멋진 풍경을 감상하시기 바란다. 운수사로 한번 가보자.

부산광역시 사상구 모라로219번길 173

자차로 가면 훨씬 편할 텐데 일을 마무리하고 가기에는 차도 많이 막힐 것 같아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본다. 우선 버스를 타고 사상역 사상터미널 쪽에 하차, 그리고 그 자리에서 모라동 쪽으로 향하는 버스로 환승한다.

사상시외버스터미널만 보면 옛 추억이 많이 생각난다. 어디로든 떠나고 싶을 때 목적지 없이 터미널에 도착해서 마음에 내키는 티켓을 구입하고 버스에 몸을 싣던 추억, 그리고 아무런 준비 없이 그 동네에 도착하여 현지인 느낌으로 식사하고 동네 산책하기 등 여행에는 참 재미있는 방법이 많다.

 

평소에 탈 일이 없는 31번 시내버스에 올라 창밖을 계속 바라보며 이동한다. 아 여기가 말로만 듣던 부산도서관이구나. 넓은 앞마당과 세련된 도서관 건물은 한번 가보게끔 하는 매력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더라.

그리고 그 뒤로 높게 올라간 아파트 들의 모습이 어색해진다. 요즘 사상구는 말 그대로 상전벽해 수준으로 개발과 발전이 진행 중이다. 동네마다 새로운 아파트가 올라서고 넓은 길이 뚫리는 등 예전에 기억하던 사상의 모습과는 많이 다른 느낌이다.

모라 주공아파트 버스 종점에 내렸다. 종점 다음 코스가 백양터널 위를 지나 운수사 입구 정류장인데 종점에서 다 내려야 한다는 얘기에 하차하고 걷기로 한다. 그리 먼 길은 아니다.

사진은 없네. 아래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퇴근시간 백양터널의 차 막히는 모습이 참 오래간만이기도 하고 반갑더라. 예전에 외근을 끝내고 그길로 가끔 다니곤 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나기도 하고.

추억을 곱씹으며 걸으니 금세 운수사 입구에 도착한다. 입구부터 경사가 조금 있네. 마침 너무 더운 날인데 나에게는 손수건 한 장, 500ml 생수 한 병뿐이다. 어떻게 잘 활용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곰곰이 생각해 보고.

왼쪽 수풀 속에서 갑자기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고양이 한 마리가 툭 튀어나온다. 조금 놀랐다. 캣초딩 정도 되는 귀여운 녀석이더라. 얼른 따라오라고 먼저 졸졸 올라가는 모습이 참 귀엽다. 대화는 통하지 않지만 눈빛으로 교감이 통한 것일까?

내가 동물을 좋아하고 반가워한다는 걸 이 고양이도 직감적으로 눈치를 챈 것일까? 아무튼 운수사로의 발걸음이 시작부터 가볍다.

자동차가 교행하는 도로를 따라 올라간다. 맑은 하늘에 땀이 비 오듯 내려서 몇 번 후회가 되더라. 차를 가지고 올걸 그랬나?

곳곳에 이런 좋은 문구가 세워져 있어서 걷다가 잠시 쉬면서 문구를 읽고 짧은 생각을 하기에 좋다.

길 오른쪽으로 계곡이 펼쳐져 있는가 보다. 물소리가 계속 들린다. 이때가 아마 길었던 장마 기간이 지나고 소강상태에 접어든 때라 흐르는 수량이 꽤 많았던 것 같다.

 

늦은 시간이 아니었다면 백양산 웰빙숲으로 하산하면서 귀로만 들리던 물소리를 눈으로 직접 보면서 자연과 함께 힐링했을 텐데 조금 아쉽다. 내려갈 때는 어둑어둑 해가 지는 시점이었으니까.

오르막길을 오르고 올라 어느덧 백양산 자락에 탁 트인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는 운수사 경내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처음 찾는 절이라 참 궁금해진다. 예전에 이웃 섀넌님이 올리신 운수사에서 바라보는 풍경 글을 읽고 참 인상적이어서 한번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다짐이 이제야 이루어진다.

조계종 사찰이다. 불교대학도 있고 절의 규모가 꽤 큰 것 같다. 예전에 등산을 취미 삼아 매주 다닐 때 백양산도 참 자주 찾았는데 이쪽 코스로 하산한 적은 없기에 참 새롭다.

운수사는 대웅전, 아미타삼존도, 석조여래삼존좌상 등의 문화재와 부도탑 등 유물을 품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운수사 대웅전은 본래 조선 전기에 세워졌으나 임진왜란으로 소실되었던 것을 1655년에 재건한 것이라고 한다.

현존하는 부산지역의 목조 건축물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그 문화적,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보물 제1896호로 지정되었다. 말 그대로 역사적인 의미도 가득한 곳이다.

108계단을 오르면 새로 지은 대웅보전과 운수 모종을 만날 수 있다. 잠시 후 방문하기로 한다. 계단 오른쪽에는 약수터가 있는데 인기가 정말 많더라. 차에 온갖 물통을 싣고 와서 물을 받아 가는 모습을 계속 볼 수 있었다. 물 맛을 보니 달달하니 맛이 좋더라.

참고로 운수사라는 이름은 경내에 있는 약수터에서 안개가 피어올라 구름이 된 것을 보고 운수사라고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대웅전의 모습이다. 뒤로 백양산과 맑은 하늘이 참 잘 어울린다. 법당에 들어가서 절도 드리고.

경내에 머물며 이런저런 사진도 찍어본다. 마당에 고양이 두 마리가 있어서 같이 잠깐 놀기도 했다.

108계단을 오르기로 한다. 옆에 물소리가 들려서 보니까 물이 참 많더라. 시원한 계곡물에 손이라도 담그고 싶은 마음이 컸다.

 

계단을 오르면 대웅보전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규모가 제법 크다.

그리고 고개를 돌리니 눈에 들어오는 너무 멋진 풍경이다. 사진에 그 풍경이 다 담아지지 않아 너무 아쉽다.

범종을 타종해 볼 수가 있다. 타종하는 마음가짐을 읽어본다.

종을 치실 때는 첫 번째, 정성껏 지옥중생들의 왕생극락을 발원해 주시면 좋습니다. 두 번째, 지금의 나를 있게 한 부모님과 조상님께 감사한 마음을 담아, 왕생극락을 발원하며 나무아미타불하시면 좋습니다. 세 번째는 우리나라 경제발전과 평화로운 나라 가정행복을 기도하시면서, 천천히 정성껏 세 번 치시기 바랍니다.

 

운수사 범종루에서 바라보는 풍경이다. 광각 사진으로 담았다. 주차장이 꽤 넓다. 현재 보이는 차들은 대부분 약수터에 물을 뜨러 온 분들이다. 그만큼 인기가 많더라. 그리고 나처럼 걸어서 이 멋진 풍경을 담기 위해 온 사람도 있을 거고.

붉은 노을과 멋진 구름을 보며 이런저런 생각에 잠긴다. 서쪽에서 해가 떨어지는 모습은 참 오래간만에 보는 것 같다. 잔잔한 물결의 낙동강 모습도 반갑고 드넓게 펼쳐진 김해의 모습도 멋지다.

가만히 앉아서 생각을 참 많이 했던 것 같다. 기사 취재를 목적으로 찾은 운수사인데 어찌 본 목적보다 더 큰 것을 얻어 가는 느낌이다. 해가 완전히 질 때까지 노을을 바라보고 싶었지만 내려가는 길이 어둡기 때문에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얼른 출발할 채비를 한다.

사진에 그 황홀한 노을이 다 담아지지 않아 아쉽지만 이 사진을 볼 때면 이날의 웅장한 풍경이 머릿속에 계속 생각이 날 것 같다.

예전에 등산을 미친 듯이 다닐 때는 이런 풍경을 참 자주 봤는데 요즘은 내가 너무 게을러졌다. 이제 더위도 좀 지나가니 다시 본격적으로 산행을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내려가는 길에 정말 붉게 물든 하늘을 만날 수 있었다. 절에서 입구 도로까지 2km 조금 넘게 걸어내려가는 동안 여전히 세차게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 덕분에 심심하지는 않았다. 오래간만에 자연과 하나 된 느낌 참 좋더라. 이 느낌이 좋아서 그토록 등산을 다니고 캠핑을 즐겼던 나인데 말이다.

https://www.instagram.com/reel/Cu9bO2RtOle

범종루에서 바라본 노을의 풍경은 인스타그램 릴스로 감상해 보시고

https://youtu.be/97Zv_2pXs2w?si=mP2P394xq6gZbGDw

블로그 글로 적은 내용은 유튜브 영상으로 보시는 게 조금 더 실감 날 것이다. 잔잔하게 그날의 풍경을 담아보았다.

처음 찾아가 본 운수사는 멋진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할 수 있게 하는 절이었다. 그리고 부산 노을 맛집이라는 타이틀이 참 잘 어울리는 멋진 풍경을 보여주더라. 선선한 가을이 더 기대되는 곳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