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원도심에서 칼국수는 이 집이다.
지난 5월 이야기
평소 면을 좋아한다. 그래서 칼국수, 라멘 등 다양한 면 요리를 즐기는 편인데 오래간만에 칼국수가 생각이 나더라. 어디로 갈지 고민이 될 때 자연스레 발길이 향하는 곳이 있다. 보수동 칼국수 맛집, 진미칼국수이다.
부산광역시 중구 보수대로 94
네이버 지도에 미등록 업체라 바로 옆집 주소를 링크해 본다. 보수청과시장 상가이므로 근처에서 물어보면 누구나 알려준다.
문의 : 051-246-2342
보수동 청과시장 뒤편에 자리하고 있는데 간판이 없다.
입구에 배너가 이렇게 놓여있으니 찾기는 쉽다. 예전에는 진짜 숨은 맛집이었는데 내가 블로그에 소개한 이후로 많이 유명해졌다. 그래서 갈 때마다 사장님이 돈을 안 받으려고 하신다. 하지만 늘 칼국수 값 드리고 온다.
메뉴판이다. 저녁에 술 한잔하기도 참 좋다. 사장님 손맛이 상당하셔서 어떤 메뉴도 다 맛이 괜찮다.
내가 처음 이 집에 온 게 10여 년 전인데 그때도 점심때는 손님이 정말 많았다. 흔한 블로그 리뷰 하나 없었지만 동네 사람들은 이미 다 아는 그런 맛집이었다는 얘기다. 원도심이 그런 집이 많은데 하나씩 소개해 보겠다.
테이블 4개, 도끼다시 바닥의 정겨운 분위기, 거기다가 점심시간을 피해서 갈 때마다 단골로 보이는 아재들이 꼭 한 명씩은 식사 중인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집은 사실 김치의 존재감이 상당한 집이다. 사장님이 며칠에 한 번씩 직접 담으시는 김치인데 맛이 상당히 좋다. 본가에 엄마가 담으시는 김장 김치의 맛과 거의 흡사해서 내 입에 착착 붙는 김치이다. 엄마 김치가 정말 맛있어서 식당에서 김치에 손을 잘 안대는 편인데 여기 김치는 늘 많이 먹게 된다.
김치는 먹을 만큼만 담아서 맛보고 남기면 안 된다. 흔한 중국산 김치와 다르다. 정성이 들어간 핸드메이드 김치이다. 땡초와 단무지도 나오는데 이날은 땡초가 그리 맵지 않더라.
칼국수가 나오기 전에 김치부터 한 젓가락 맛본다. 그래~! 이 맛이야~!
주문한 칼국수가 나왔다. 참고로 기본적으로 남자는 많이 주고 여자는 양을 적게 주는 편이니 주문 시 많이 먹고 싶으면 꼭 많이 달라고 요청하기 바란다.
특히 남자는 덩치가 크면 더 많이 주시는데 나는 가만히 있으면 많이 주시기 때문에 좀 적게 달라고 요청드렸다. 그렇게 받은 칼국수인데 그래도 양이 많다.
국물을 한 숟가락 떠본다. 맑다. 하지만 정말 깊은 국물이다. 먹어본 칼국수 중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맛이 깊다. 멸치 베이스의 육수인데 다양한 재료가 많이 들어간다고 한다.
육수에 정말 많은 신경을 쓰신다고 하는데 정말 깔끔하면서 시원한데 깊은 국물이라 자꾸 떠먹게 된다. 솔직히 이집 국물은 다른 칼국숫집들과 아예 결이 다르다. 그냥 진미 칼국수 vs 다른 칼국수 이런 느낌이다. 아주 독창적이면서 임팩트가 상당히 강한 국물이다.
이건 한번 먹어봐야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될 것이다. 간이 조금 센 편이라 간이 약한 사람이 맛볼 때 짜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보편적인 입맛을 가진 사람이 맛본다면 눈이 번쩍 뜨일 그런 국물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 집에 데리고 간 지인들 중에 만족 안한 사람이 없다.
싱겁게 먹는다면 다대기를 따로 달라고 하던지 아니면 조금 덜어내면 된다.
바지락은 때에 따라 다른데 오늘을 알맹이가 큰 게 이 정도 들어가 있다.
면치기 준비됐나요? 준비됐어요!
흔히 말하는 손칼국수이다. 자가제면이라 면발은 굵은 편이며 조금 투박하다. 먹는 날에 따라 면발이 조금 아쉬울 때도 있으니 오늘은 면발도 참 괜찮다.
맵부심 부리는 건 아니고 땡초도 팍팍 넣어준다. 칼칼하게 맛이 조금 바뀐다. 맵부심하니 생각나는 게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유독 맵부심 부리는 사람이 많더라. 매운 거 잘 먹는 게 뭐 대단하다고.
바지락 씨알 괜찮네.
유부, 애호박과 함께 집어먹으면 참 괜찮다. 잘 없겠지만 애호박 싫어하는 사람은 미리 빼달라고 하면 된다.
다대기를 조금 더 넣어서 묵직함의 끝판왕 칼국수를 만들어 본다. 그래~ 칼국수는 이래야지.
말해 뭐해 깔끔하게 비워주시고.
칼국숫집은 추천을 잘 안 하는 편이다. 왜냐하면 의외로 개인 별 입맛에 따라 맛이 있나 없나에 대한 평가가 갈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 소개한 진미칼국수는 꼭 가보시라고 추천하고 싶다. 이집 칼국수를 맛보고 나면 칼국수에 대한 생각이 조금 바뀔 것이다.
그래! 칼국수는 이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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