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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을보다

남포동 맛집, 돌고래순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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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남포동에 대한 추억이 많다. 대구에서 6살까지 살고 그 뒤로 30여 년을 부산 원도심에서 살았으니 옷을 사고 신발을 사고 맛있는 외식을 할 때도 늘 남포동으로 향했으니 말이다. 어린 시절 저렴한 가격에 맛있게 즐겼던 식당을 정말 오래간만에 찾아가 보았다.

부산광역시 중구 중구로40번길 15

문의 : 051-246-1825

영업시간 : 오전 7시 ~ 오후 10시

원래 목적지는 돌솥밥집이었다. 나는 몇 번 맛봤던 곳인데 일행이 맛보고 싶다고 해서 발길을 향했다.

외근이 있어서 조금 빨리 왔는데 이미 만석에 줄을 서고 있다. 줄 서서 먹는 걸 정말 싫어한다. 일부는 줄 서고 나포함 몇몇은 바로 이동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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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로 대동단결

돌고래 순두부로 가본다. 거의 10여 년 만에 방문이다.

남포동에서 좀 노셨다면 모를 수가 없는 집이다. 나는 학창 시절부터 다녔던 기억이 난다. 이 집은 1982년 문을 열고 순두부 하나에 600원으로 시작했다고 한다. 내가 처음 맛봤을 때가 순두부 하나에 1,500원이었던 기억이 난다. 아마 1990년 중후반쯤 됐을거다. 그 뒤로 2000년이 지나고 2,500원으로 오른 기억이다.

계단을 오르다 보면 오른쪽에 보이는 옷 가게가 눈에 들어온다. 이 풍경만 보면 아직 오래전 그 시절에 머문 느낌이다.

다양한 메뉴를 취급하지만 늘 여기에 오면 고민하다가 순두부백반을 고르게 된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국제시장, 남포동 일대를 쇼핑하고 주린 배를 저렴하게 채우던 그 시절 추억의 맛집이다. 너무 반갑다.

실내를 찍어본다. 원래 좌식 테이블도 있었는데 뭔가 많이 바뀐 것 같다. 친절한 접객은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하다. 짙은 색 테이블 역시 여전하네.

순두부백반 (6,000원)을 주문해 본다. 가격은 많이 올랐다. 처음 맛봤을 때 1,500원이었으니 4배가 올랐다. 하지만 그동안 흘러간 시간 역시 되돌릴 수 없는 것. 씁쓸함을 뒤로 한 채 물 한잔 마신다. 이집 김치가 참 맛있다. 1kg에 15,000원에 판매한다.

원산지 표시판 참고

물은 셀프

서빙은 상당히 빠른 편이다. 3명이 앉았는데 김치 2, 오뎅볶음 2, 미역냉국은 하나씩 재빠르게 제공된다.

그리고 스텐 대접에 밥, 흰 접시 위에 뚝배기, 팔팔 끓는 순두부찌개가 반갑다. 세월이 지나서 나는 변했지만 너는 여전하구나.

탄수화물을 줄이는 관계로 밥을 많이 안 먹는데 오늘 같은 날은 예외다. 주는 대로 먹어야지.

손바닥보다 작은 뚝배기에 넘칠 듯 안 넘칠 듯 가득한 순두부찌개는 참 반갑다. 혹자는 작은 뚝배기 대비 비싸다고, 그리고 조미료 맛 밖에 안 난다고 불평불만을 늘어놓더라.

시원한 미역냉국이다. 오이가 빠졌으니 오이채국이라 부르기도 그렇고 미역국도 아니니 미역냉국인거지. 시큼 새콤 냉국 본연의 맛을 참 잘 표현하는 입맛 돋우기 참 좋은 국이다.

보기에는 별거 없어 보이는 오뎅볶음이지만 이 반찬 역시 맛보면 계속 손이 간다. 양념을 참 잘 쓴다. 간이 센듯하면서도 계속 젓가락이 가는 걸 보면.

이 김치를 맛본 사람은 늘 말한다. 아! 김치 맛있네, 짜고 자극적이네 등 다양한 평가를 받는데 전라도 출신의 사장님이 매번 직접 담아내는 이 김치는 참 맛있더라.

순두부찌개 오래간만에 한 숟가락 맛본다. 모두들 조미료 맛이라고 하는데 요리를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흔히 말하는 조미료, 미원만 넣고 이 맛으로 끓이기가 상당히 어렵다. 단순히 조미료 맛을 넘어 분명히 비법이 있다. 보통 msg를 때려 넣은 음식은 조미료 향이 강한데 여기는 그렇지 않다.

우연히 들은 이야기를 잠깐 해본다. 정말 잘나가는 순두부 전문점의 비법을 들은 적이 있는데, 한쪽에서는 하루 종일 사골국물을 끓이고 사장만 아는 비율로 제조한 조미료를 넣는다. 그 조미료는 다시다, 미원, 맛소금, 혼다시 등 다양한 재료가 들어간다. 그리고 순두부는 절반만 먼저 넣고 끓이다가 나중에 반을 더 얹어서 한 번 더 끓여서 낸다.

암튼 뭐 이런 조리법도 있다고 하더라. 분명히 돌고래 순두부도 40년이 넘는 오랜 기간 동안 이 집만의 방법으로 끓여 내는 것은 분명하다.

숟가락에 밥 한술 올리고 국물에 푹 담갔다가 꺼내서 맛보면 꿀맛이다.

먹다가 내부를 다시 찍어본다. 아직 이른 점심시간이라 뜸한데 나중에 가득 차더라. 메뉴의 특성상 회전이 빠르기도 하다.

김치를 쭉 찢어서 밥 위에 걸쳐 먹으면 정말 맛있다. 입맛 없을 때 추천한다.

순두부찌개도 밥 위에 끼얹어서 맛본다. 오래간만에 맛보니 참 맛있네. 맛이 있어서인지, 지난 추억을 회상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은 건지.

아예 김치를 양껏 올리고 먹는다. 이래 먹으면 참 맛있다. 비빔밥도 아니고.

깔끔하게 비웠다.

오래간만에 맛본 돌고래순두부는 여전했다. 그 옛날 까까머리 학생의 주머니에서 나온 쌈짓돈 1,500원으로 사 먹던 그 맛 그대로이다. 음식도 맛보고 추억도 맛보고 싶다면 돌고래 추천한다. 바닷가에 돌고래 말고 남포동 돌고래순두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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