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점심으로 라멘이 너무 땡기더라. 시간도 여유 있겠다 어디로 갈지 고민을 오전부터 해보았다. 선택 기준은 이름만 라멘이고 한국식으로 만들어놓은 감흥 없는 라면이 아닌 조금이라도 일본라멘에 근접한 라멘을 찾아보았다. 그렇게 찾고 또 찾아보니 전포동에 파란코라는 곳이 눈에 들어온다. 서면, 전포동 쪽은 복잡하고 주차가 별로라서 버스를 타고 가보기로 한다.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전포대로 230-1 파란코
문의 : 0507-1324-4457
영업시간 : 오전 11시 30분 ~ 오후 9시
브레이크 타임 : 오후 3시 ~ 오후 7시
휴무 : 매주 월요일
태화 쪽에 내려서 카페거리로 걸어간다. 날씨가 정말 좋다. 전형적인 높고 푸른 가을 하늘이다.
전포 카페거리.
공구상가가 많던 별 볼일 없던 동네가 카페거리로 바뀐 멋진 곳이다. 젠트리피케이션의 문제도 있지만 카페 등의 상점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가 잘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다가온다.
전포대로 길을 건너서 조금 더 걸어간다. 사진의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가면 된다.
간판 없는 라멘집
간판이 오른쪽 끝에 달려있다. 파란코
실내 분위기는 깔끔한 편이다.
간접조명 위주로 쏘아서 실내가 어두워 보인다. 이런 식으로 삥 둘러앉아 먹는 구조이며 중간은 서빙 통로이다. 의자는 동그랗고 딱딱해서 조금 불편할 수 있다. 호불호가 갈리는 의자이다.
주문은 입구 왼쪽에 있는 키오스크로 하면 된다.
유즈쇼유츠케멘을 잘하는 곳이라고 하던데 나는 돈코츠라멘을 먹고 싶어서 파란코라멘을 주문해 본다.
면이 얇은 생면이며 기본적으로 카타면이 제공된다. 나는 카타면을 좋아하므로 그냥 주문해 본다.
다음에는 유자츠케멘을 먹어보고 싶다.
내돈내산 영수증
1인 운영 매장이라 시간이 조금 걸릴 수도 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간마늘 소스와 갓절임이 담아져있다. 아쉬운 점은 갓절임을 덜어먹을 수 있는 접시가 없다는 점이다.
파란코 소스라는 매운 소스도 제공된다. 옆에는 백후추.
다양한 설명이 담겨있다.
인스타그램 주소
후쿠오카의 돈코츠 라멘과 도쿄의 유자츠케멘
기성품을 사용하지 않는다.
흰 티셔츠를 입고 있으니 앞치마를 챙겨주신다.
돼지뼈를 40시간 이상 끓인 육수, 일본에서 전수받은 비법타레 (간장소스)와 어우러져 진한 돈코츠 라멘의 맛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기대된다.
원산지 표시
음식이 나왔다. 비주얼이 익숙하다. 라멘을 담은 그릇과 숟가락, 고명 배치 등 어디 라멘과 상당히 닮아있다. 바로 내가 즐기는 해운대 나가하마 만게츠의 라멘과 상당히 비슷하다.
맛계란 적당하게 잘 만들어졌다.
국물을 맛보니 제대로 찾아왔음에 안도감이 든다. 아주 깊고 진한 돈코츠 육수가 내 입맛과 시선을 사로잡는다.
카타면으로 적당히 잘 삶아진 면발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익힘이다. 이 부분은 개인 취향에 따라 상당히 호불호가 갈릴 것이다.
아지 타마고는 적당한 간에 맛이 괜찮다.
차슈의 두께는 적당한데 기름이 많은 부위이다.
두께는 이 정도
국물을 조금 먹다가 간마늘 소스를 넣어본다.
그리고 한쪽에는 갓절임도 올려본다. 접시가 따로 없어서 저기다가 놔두고 주워 먹었다. 접시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
백후추도 뿌려본다. 육수를 정말 잘 뽑아놔서 뭘 첨가해도 기본적인 맛이 전혀 흐트러지지 않는 안정감이 돋보인다. 라멘의 염도는 조금 센 편이라 일본 현지 라멘을 접해본 적이 없다면 접근이 조금 어려울 수도 있겠다.
라멘 글 쓸 때마다 언급하게 되는 부분인데 일본 라멘은 원래 염도가 세고 짠 경우가 있다. 물론 이 맛으로 먹는다. 길거리에 흔한 라멘집 간판을 달고 한국식으로 만들어 파는 라면에 익숙해져 있다면 일본 라멘은 접근하기가 조금 어려울 게 분명하다. 다양한 외국 음식들이 한국 현지화가 되어서 친근함을 가져다주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 일본 라멘만은 일본 현지식으로 해석했으면 좋겠다. 한국식으로 현지화되면 정말 맛이 없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그냥 안성탕면에 계란 하나 풀고 끓여먹는 게 더 낫더라.
디저트로 치즈가 나온다.
수제 치즈이며 맛이 있다. 치즈가 나오는 것도 나가하마 만게츠랑 닮아있다.
깔끔하게 비웠다. 맛있게 잘 먹었다.
사장님과 잠깐 대화를 나눴는데 나가하마 만게츠의 라멘과 비슷한 점이 많다고 말씀드리니 사장님이 나가하마 만게츠 오픈 멤버였다고 하신다. 어쩐지 안면이 있더라. 나보고 그걸 어떻게 아셨냐고 놀라시는 모습이다. 맛집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이럴 때 희열을 느낀다. 각각의 세세한 맛에 대한 기억을 모두 간직하지는 않지만 업장의 전체적인 흐름이나 틀, 스토리는 자연스레 기억을 하게 된다는 점이 재미있는 포인트이다.
앞서 말했지만 일본라멘은 현지식으로 해석했을 때 참 호불호가 갈리더라. 취향의 차이는 당연하겠지만 본인의 입맛이 현지 라멘에 맞지 않다고 후기를 상당히 안 좋게 남기는 그런 모습은 참 아쉽더라. 그런 후기 때문에 방문이 조금 망설여졌지만 기우였다. 전포동 파란코 맛이 괜찮다. 다음에 방문해도 돈코츠 라멘으로 맛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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