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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을보다

초량시장 땅스부대찌개 후기 (부산 동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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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돈내산

오늘은 말복이다. 올해 초복 때는 칼국수, 치킨, 수박을 먹었고 중복 때는 삼겹살, 수박을 먹었다. 며칠 뒤에 삼계탕도 먹었네. 말복에는 무엇을 먹을까 고민을 하다가 점심때는 외근하면서 돼지국밥, 저녁에는 부대찌개를 먹기로 했다.

주위에서 가성비 좋고 괜찮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던 땅스부대찌개를 사 먹어보기로 했다. 근처에 서대신동 시장, 초량시장에 매장이 있는데 일을 마치고 집에 가면서 사갈 거라서 땅스부대찌개 초량점으로 향한다.

2~3인분의 부대찌개이다. 라면사리도 포함된다. 기본 메뉴인데 가격이 9,900원 밖에 하지 않는다. 하나하나 재료를 준비해야 하는 노고를 생각하면 상당히 저렴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나 같은 1인 가구, DKNY에게는 적어도 2끼는 먹을 수 있는 아주 유용한 메뉴이다. 유튜브를 보니 혹자는 이것으로 4끼를 먹더라. 대단하다. 아 참, DKNY는 Donna Karan New York 세계적인 의류 브랜드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독거노인의 약자, DKNY인 것이다. 슬프네. 1인 가구가 30%를 넘어선 현시점이다.

잡설은 그만하고 재료를 대충 살펴보니 부대찌개 육수, 각종 햄과 다진 소고기 민찌, 두부, 양념장, 대파, 버섯, 중국 당면, 떡국 떡, 라면사리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어떤 맛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주위에서 가성비 좋고 맛이 있다고 추천을 많이 해주던데 어느 순간 초량과 대신동에 매장이 생겨서 좋다.

큰 냄비를 쓸지 전골냄비를 쓸지 고민하다가 부대찌개는 양은 냄비지! 혼자 외치며 꺼냈다. 그리고 재료들을 하나씩 붓기 시작한다.

육수도 넣고 양념장도 넣었다.

대파 일당도 넣었다. 냄비가 점점 꽉 차는데?

솨리솨리 사리면 등장

 

라면에 스프만 없는 거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면사리를 다 넣으면 많으므로 반만 넣고 반은 지퍼백에 넣어서 보관한다. 내일 저녁에 먹을 때 써야지. 그나저나 잘하면 냄비 넘치겠는데? 옆에 올려놓았던 궁중팬에 옮길까? 짧은 고민을 하다가 그냥 양은 냄비로 가보기로 한다. 일단 못 먹어도 고! 일단 양은 냄비를 꺼냈으니 국물이라도 끓여야 되지 않겠나?

우려했던 일이 발생! 아주 자연스럽게 흘러넘친다. 이 순간 문득,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이 생각나는 건 왜일까? 1992년에 개봉한 영화라서 나는 몇 년 뒤에 비디오 가게에서 7박 8일에 200원 주고 몇 번이고 빌려봤던 명작이다. 브래드 피트가 강에서 플라이낚시로 물고기를 낚아올리던 그 장면이 지금 이 순간 생각나는 건 왜일까?

더 끓여야 하니 일단 뚜껑을 닫고 더 끓여본다. 가스레인지는 다 먹고 치우면 되니까.

간단하게 저녁 한상 차려왔다. 콩나물무침과 오이무침은 거들 뿐이다. 한 잔 남은 대선, 그리고 참이슬도 한 병 꺼내왔다. 오래간만에 집에서 소주 한잔해본다.

제공된 재료로 그대로 끓였다. 살짝 맛보니 어? 괜찮다.

참 眞 이슬 露 진로의 우리말이다. 원래 진로였다가 참이슬로 그리고 다시 진로라는 이름으로 판매하는 것을 보니 유행은 돌고 돈다.

대선 소주잔에 진로 소주 한 잔 따르고 마셔보자.

비주얼이 별로지만 맛은 꿀맛이다. 한 숟가락 떠본다.

면부터 건져 먹어보자. 다행히 퍼지지 않고 적당히 잘 삶아졌다.

에어컨과 제습기, 서큘레이터가 동시에 열일 중이다. 바깥 온도가 26도라는데 집이 산 밑이라 습도가 높다. 여름에는 습도만 잡아도 쾌적하다. 에어컨은 25~26도 강풍으로 맞춰둔다.

온, 습도계 앞에 누워있는 강아지 같은 놈은 시바견이다. 욕 아님! 견종임! 예전에 남포동 오락실에서 뽑았던 건데 나는 시바견을, 함께한 이는 갈치를 뽑았다. 왜 저 시바견만 보면 일론 머스크가 생각나지? 도지코인으로 웃기도 하고 울기도 했다. 이제는 다 정리하고 비트코인만 운용 중인데 슬 상승하는 것을 보니 올해 연말에는 불장이 올 것 같다.

아무튼 입은 즐겁고 시원한 바람맞으며 8시 뉴스 보면서 한잔하니 꿀맛이다. 한 대접 먹고 이만큼 더 가지고 왔다. 안주용으로 말이다. 현시점 잠이 안 와서 소화시키면서 글을 쓰고 있는데 확실히 과식을 했다. 늘 먹고 후회한다.

땅스부대찌개를 먹어보았다. 오늘 포스팅에는 잡설이 좀 많이 들어간 것 같은데 웃음으로 넘겨주기를 바라며 땅스부대찌개 추천한다. 가볍게 저녁 한 끼 하기 딱 좋다. 아니 2끼 정도 되겠다. 만 원의 행복이라는 예전 예능 프로그램이 떠오른다. 자주 사 먹을 것 같다. 아무튼 맛있게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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