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돈내산
10월 어느 날의 이야기이다. 중요한 약속이 있어서 어디로 갈지 정하다가 의견 일치로 부산역 대건명가 돼지국밥으로 향하게 되었다. 그날의 이야기를 간단하게 살펴보자.
부산광역시 동구 중앙대로 232
문의 : 051-467-1119
영업시간 : 오전 8시 ~ 오후 10시
나오면서 찍은 입구 사진이다. 부산역 앞 중앙대로에서 서면 방향으로 300m 정도 걸어가면 대로변에 자리 잡고 있다. 길 건너 초량시장 쪽에서 오래 영업을 하다가 이곳으로 옮기면서 간판도 바꾸고 인테리어도 멋지게 해놨다. 시장 쪽에 있을 때 가끔씩 가서 소주 한 잔에 국밥 한 그릇 하던 생각이 난다.
앉은 자리에서 입구 쪽 수육 준비하는 공간이 훤히 보인다. 덕분에 사장님과 계속 눈이 마주친다. 나중에 대화를 꽤 오래 했는데 참 좋은 분이더라.
식당 내부의 모습이다. 평일 저녁 시간인데 사람이 꽤 많다. 보다시피 실내는 깔끔한 분위기의 인테리어로 잘 꾸며져 있다.
벽에 붙어있는 메뉴판을 찍어보았다.
원산지 표시판이다.
소맥으로 시작을 해본다. 오래간만에 마시는 소맥이라 너무 반갑다.
잘 차려진 한 상이다. 돼지국밥으로 유명하지만 대건명가 이 집은 사실 마늘보쌈이 상당히 맛있다. 저녁에 소주 한잔한다면 수육을 놓고 먹는 것을 추천한다. 마늘보쌈이면 더 좋다.
1인당 한 그릇씩 뜨끈한 국물이 제공된다. 모자라면 추가로 요청하면 된다.
양파지
깍두기
깍두기를 직접 담근다. 올 때마다 느끼는 점이지만 깍두기가 너무 물컹거리지 않고 적당히 잘 익어서 먹기가 참 좋다.
쌈 채소 신선하다.
단골들이 이 집을 찾는 이유 중 하나인 김치이다. 겉절이 김치를 매일 아침 10포기를 담는다고 한다. 상당히 맛이 괜찮다. 입맛을 돋우고 싶으면 대건명가를 찾아가서 김치를 맛 보라. 바로 입맛이 살아날 것이다.
부추무침
양파, 고추, 마늘
전반적으로 채소들의 상태가 아주 좋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손님이 많고 장사가 잘 되는 집은 늘 신선한 재료를 준비하고 그 재료가 소진이 잘 될 것이고 손님의 입장에서는 늘 신선한 재료로 준비된 밥상을 맛볼 수가 있을 것이다. 웬만하면 장사가 잘 되는 집을 찾게 되는 것도 이 같은 이유가 있다. 이 과정이 선순환 되어 업장이나 손님들 모두에게 좋은 상황이 되고 긍정적인 효과를 안겨준다.
국밥집에서 소면은 늘 반갑다. 셀프 코너에 비치되어 있으므로 모자라면 더 갖다 먹으면 된다.
마늘보쌈이다. 화장실에 다녀온 사이에 주문이 들어가서 사이즈는 중자인지, 대자인지 모르겠다. 아무튼 비주얼이 아주 그냥 환상적이다. 마늘을 워낙 좋아하기 때문에 더 맛있어 보인다. 보기만 해도 배부르다. 마늘보쌈을 한 입 먹어본다. 상당히 부드럽다.
이 집 보쌈수육의 장점은 비계와 살코기의 비율이 아주 괜찮다는 점이다. 퍽퍽하지 않고 너무 흐물거리지도 않으면서 딱 적당한 수준이다. 입안에서 살 녹듯이 부드러우면서 잡내도 없고 마늘 소스와 어우러지면서 한 점이 들어가니 자연스레 소주 잔에 손이 안 갈 수가 없는 노릇이다. 이 집 보쌈은 무조건 추천한다. 상당히 괜찮다. 입맛 까다로우신 본인의 아버지께서도 맛있다고 칭찬하신 집이다.
테이블에도 메뉴판이 이렇게 있다. 이 집은 남은 반찬 재사용을 하지 않는다. 요즘 반찬 재사용 등 식당 위생에 관한 문제로 시끄러운데 음식의 맛도 중요하지만 위생이 중요한 시대이다. 어쩌면 당연한 부분인데 워낙 재사용하는 곳이 많아서 안타까울 따름이다. 손님이 떠나고 테이블 정리를 할 때 한 곳에 음식물을 모아서 정리하는 곳은 무조건 믿음이 간다.
소면을 먼저 넣고 한입 해보자. 맛이 없을 수가 없다. 아주 좋아.
국물을 맛보니 이 집 육수에 대해서 한마디 안 할 수가 없다.
대건명가의 육수는 사골에 물만 넣고 끓여낸 말 그대로 진국이다. 38시간 동안 우려낸 깊은 육수이다. 기본적으로 국물의 간이 거의 되어있지 않은데 가만히 그 국물을 맛보고 있으면 돼지 잡내가 없고 상당히 깔끔하면서 담백하고 끝 맛은 구수함이 올라오는 깊은 국물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돼지국밥을 처음 접하거나 머리고기를 못 먹거나 돼지 잡내가 나는 국밥을 못 먹는 사람에게는 최고의 국밥이 될 것이다. 부산에 놀러 와서 부산역 앞에서 돼지국밥 맛집을 찾는다면 무조건 이 집을 추천해 주고 싶다. 부산역, 초량 인근에서 가장 괜찮은 돼지국밥이라고 생각한다.
양념을 조금 풀어서 먹어본다. 역시 맛있다. 진국을 맛보고 싶다면 양념 다대기를 넣지 않고 국물 그 자체를 맛보는 것을 추천한다.
좋은 자리에 즐거운 식사가 이어진다. 국물을 추가로 요청하고 이번에는 다대기를 확 풀어서 진하게 맛보기도 한다. 역시 밑그림이 좋으니 수묵화를 그리든 캔버스화를 그리든 결과는 아주 만족스럽다. 예를 들면, 밀면 육수를 정말 잘 뽑는 집에서 먹는 밀면은 국물에 겨자 소스나 식초를 추가해도 그 맛이 더 풍성해지면서 기본적으로 맛의 흐름을 잘 지켜나갈 수 있는 밀면이 된다. 그 반대의 경우는 겨자나 식초를 넣자마자 전혀 이상한 맛이 되는 경험을 밀면 마니아라면 한 번쯤은 해보았을 것이다.
모든 음식에서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부분일 것이다. 밑그림을 얼마나 잘 그리냐는 그 식당의 역량이라고 생각한다. 이 집은 그 밑그림을 상당히 잘 그리는 집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점심때는 직장인들로 붐비고 주말에는 여행객들로 붐비는 말 그대로 현지인 맛집이자, 부산을 찾는 여행객 맛집이라는 타이틀을 동시에 달 수 있지 않나 감히 생각해 본다. 부산 원도심에서 이 타이틀을 동시에 얻기는 상당히 힘들다는 것을 잘 알 것이다.
함께 자리한 분이 이 집 단골이라 서비스로 맛보라고 사장님이 내주신 내장수육이다. 메뉴에는 없는 단골용 특별 메뉴인 셈이다. 아, 솔직히 내장수육을 메뉴로 출시했으면 한다. 이제껏 먹어본 내장수육 중에서 가장 맛이 괜찮았다. 쫄깃하면서 잡내 없고 담백하고 고소한 말 그대로 내장의 모든 장점을 극대화한 음식이라고 말하고 싶다.
혹자는 말했다. 돼지 내장 요리는 제대로 맛보지 않은 자는 있어도 한 번만 맛본 자는 없다고 말이다. 내장 요리는 정말 제대로 한 요리를 맛보게 된다면 블랙홀처럼 빠지게 되는 부위라고 생각한다. 내장은 비리고 본인과는 안 맞을 거라는 선입견은 잠시 버리고 접근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좋은 분과 함께한 자리는 늘 녹색병을 많이 남기게 된다. 3인이 즐겁게 마신 결과물이다. 너무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지면을 빌려 전해드려 본다.
오늘 소개한 대건명가 돼지국밥은 초량의 작은 국밥집에서 지금은 부산 최고의 돼지국밥 맛집 중 한곳이 되었다. 인터넷으로 돼지국밥 온라인 판매도 1위인 이곳을 이만큼 이끌어 오기가 상당히 힘들었을 것 같은데 사장님과 한 잔 기울이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어보니 충분히 그만큼 성장할 수밖에 없었던 필연적인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확실한 추진력, 그리고 꾸준함, 부지런한 노력, 그 와중에 인자함까지 묻어나는 사장님의 모습에서 성공에 대한 생각을 안 해볼 수가 없었다.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부산역 앞에서 돼지국밥 맛집을 검색하고 있는 당신! 고민하지 말고 대건명가로 가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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