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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입하다

파타고니아 레트로 파일 직구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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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타고니아 레트로 파일 플리스 자켓 내 돈 주고 구입한 후기.

여름이 다가오는 시점에 뒤늦게 겨울옷을 리뷰하려니 우습다. 작년에 바쁜 일정들 때문에 밀리기 시작했던 포스팅거리들 중, 올릴 것들은 올리고 쳐낼 것은 쳐내는 등 정리를 하다 보니 늦었다. 시간이 많았다면 쓸 얘기, 식당 후기가 참 많은데 아쉽다. 포스팅은 아무리 밀려도 한 달은 넘어가지 말아야 하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이번 포스팅 역시 여타 구입기에 올리는 리뷰들과 마찬가지로 정보를 위해 검색해서 들어오는 이들을 위해 그 기록을 한번 남겨보고자 한다. 내가 무언가를 검색했을 때 다양한 블로그들의 리뷰, 상품 후기들이 참 많은 도움이 되었는데 나 역시 그 도움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분 좋은 설렘을 가지고 글을 시작해본다.

파타고니아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브랜드 중 하나이다. 브랜드가 추구하는 정신, 환경에 대한 부분 등 여러 가지로 마음에 드는 부분이 많고 옷도 잘 맞고 이뻐서 자주 구입하는 편이다. 파타고니아 이전에 피엘라벤이라는 브랜드를 좋아했었는데 요즘은 파타고니아 쪽으로 더 구입을 하는 편이다. 나는 한 브랜드가 좋으면 그것을 쭉 구입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머리부터 발끝까지 한 브랜드를 입는 그런 행동은 하지 않는다. 다른 브랜드들과 적절하게 잘 매치되는 방향으로 추구한다는 말이다. 결국 내가 스스로 만족을 위해서 그렇게 하나 싶기도 하다.

구입은 주로 해외 직구로 하는 편이다. 파타고니아를 직구로 구입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난이도가 약간 있는 편이다. 미국 공홈은 아예 불가하고 유명한 백컨트리도 어렵다. 나는 딱 한 번 성공했었다. 그래서 대안으로 als, rei 같은 사이트들을 이용한다.

이 두 사이트 외에도 몇 군데가 있지만 대부분 세일 시즌에 위 사이트에서 웬만한 건 구입 가능하다. 여름에 겨울옷을 올리는 이유도 언제 역시즌으로 할인할지 모르기 때문에 미리 정보 제공을 위해 올리는 것이다. 세일을 뜬금없이 하더라. 작년 말, 올해 초 뜬금없는 세일에 좋은 아이템들 많이 건졌다. 두 곳 다 배대지를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직배송 시도는 해보지 않았다.

국내 매장에서는 작년보다 만원 올라서 219,000원이니 직구가 훨씬 저렴하다. 참고로 이 제품과 비슷한 제품이며 많이들 입는 레트로X자켓은 안쪽 마감이 방풍 필름 등으로 방풍 처리가 되어있어서 구매 선상에서 아예 제외했었다. 내가 입기에는 너무 더운 감이 있었다. 레트로X는 국내 매장 가격이 289,000원이다.

배대지는 몰테일을 이용했다. 블랙프라이데이 직후라 군소 배대지 업체들은 너무 오래 걸릴 것 같아 큰 업체를 이용했는데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생각보다 빨리 받았기 때문이다. 매년 그렇긴 한데 유독 2019년 블랙프라이데이 때 배대지들 배송이 오래 걸리는 모습이었다.

포장을 벗겨보니 반갑게 나타난 레트로파일 플리스 자켓이다. 직구를 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내가 구입한 sage khaki 이 색상은 한국에는 수입이 되지 않는 색상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이 색상이 마음에 들어서 직구를 하게 되었다.

딱 눈으로 봐도 포근한 느낌을 주는 양털 플리스 자켓이다. 이게 뭐라고 20만 원 넘게 주고 사는 게 이해가 안 된다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물론 아류작으로 나온 훨씬 저렴한 제품들도 많다. 하지만 어쩌겠나? 내가 마음에 드니까 사는 것이고 구입하는 행위 자체가 자기만족이니 말이다.

사이즈는 고민할 것도 없이 L 라지 사이즈로 주문했다. 평소 한국 사이즈 105, 수입 브랜드는 L를 입는다. 팔 길이가 긴 편이라 L를 입으면 딱 좋다. 간혹 수입 L 사이즈가 107이나 108 정도로 크게 나온 것들이 있지만 개의치 않고 입는 편이다. 늘 옷이나 신발 포스팅에 적는 내용이지만 다른 사람의 사이즈는 정말 단순히 참고용이다. 해당 브랜드를 처음 구매한다면 꼭 매장에 가서 입어보고 본인의 사이즈를 확인하기를 추천한다. 그래야 사이즈 실패가 없다.

파타고니아 맨즈 레트로 파일 자켓 레귤러 핏이다. 이 택을 볼 때마다 설렌다. 참 웃기지만 그렇다. 다른 브랜드는 몰라도 파타고니아 택은 상자에 모아놓는다. 별 의미 없다. 어쩌다보니 그렇게 됐다. 그저 브랜드에 대한 애정이랄까? 그 정도로 해두자.

미국 현지 정가는 139달러이다. 내가 구입한 가격은 111.2달러이다. 큰 할인은 받지 못했다. 이 색상이 인기가 좋아서 할인율이 낮았다. 다른 색상은 90달러 수준으로 구할 수 있는 것들도 있었다.

파타고니아의 브랜드 철학의 일부가 담겨있는 택이다. 환경보호를 위해 힘쓰는 모습 보기 좋다.

제조는 원~투~쓰리랑카에서 했다. 공정무역으로 제조된 제품일 것이다.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 피츠로이 봉우리들을 보면 가슴이 설렌다. 얼마 전 방영한 프로그램 중에서 트래블러2라고 아르헨티나 여행하는 것이 있었는데 파타고니아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추천한다. 예전에 kbs 영상앨범 산에서도 파타고니아를 갔었는데 아주 즐거운 마음으로 맥주 한잔하면서 시청했던 기억이 난다.

지퍼는 YKK 제품을 달아놨다. YKK 제품들은 늘 기대 이상의 품질을 보여준다. 그래서 수많은 회사들이 그 제품을 사용하는 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이 부분에 대해서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던데 파타고니아 제품은 지퍼가 오른쪽에 달려있다. 컬럼비아나 마운틴하드웨어 등 북미 쪽 브랜드들이 그런 경향이 많다. 나는 워낙 그런 제품들을 계속 접해와서 그런지 이질감이 없는데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지퍼 방향이 반대라고 하소연하는 글을 많이 봤다.

바닥에 깔아놓고 한 번 찍어보았다. 색깔이 아주 마음에 든다. 나는 녹색 계열의 옷을 좋아하는 편이다. 카키, 그린, 민트, 형광 등의 제품들이 많다. 이 색들은 나에게 안정감을 주는 색이라 해야 하나? 암튼 그렇다.

뒷면도 한번 보자. 별다른 표시 없이 깔끔하다. 복실복실한 털들이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안쪽 모습이다. 전체가 이런 재질이 아니고 앞쪽만 이런 재질로 되어있다. 레트로X처럼 방풍필름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던데 아니다. 그냥 구멍 뚫려 있고 덧댄 수준의 천 재질이다. 방풍 기능 전혀 없다. 주머니 부분을 위해서 덧댄 부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안쪽을 전체적으로 바라보았다. 딱히 방풍 필름이나 기타 그런 소재들은 보이지 않는다.

등판 부분이다. 양털 플리스 그대로의 재질이다.

왼쪽 옆구리에 달린 세탁 탭을 찍어보았다. 우리나라에서 워낙 인기가 많고 많이 구입하다 보니 한글 설명이 아예 기본적으로 붙어있다. 아크테릭스 제품들도 그렇던데 인기가 많고 잘 팔려서 생기는 현상이라 보면 된다.

옷걸이에 걸어 놓고 찍어보았다. 주머니에 뭘 넣으면 조금 쳐질 수 있다. 플리스 자체가 원래 그렇다. 아 그리고 후리스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은데 플리스이다. 후리스는 일본인들이 부르는 말이다. 유니클로에서 후리스라고 아예 제품을 내버리니 다들 후리스라고 말하는 게 안타깝더라. 폴라폴리스라고 말하는 경우도 많은데 폴라텍사의 플리스 제품을 줄여서 그리 부르는 듯하더라. 이런 자켓은 플리스로 통칭하면 된다.

착샷을 올리려다가 그냥 글로 대신하겠다. 블로그를 하다 보면 이런 부분이 조금 아쉽긴 하다. 백 마디 글보다 영상으로 한 번에 올리면 이해도 쉽고 바로 와닿을 건데 글로만 쓰다 보니 또 글로만 쓰게 된다. 블로그에 영상을 올릴 수가 있지만 늘 짧은 클립 정도 밖에 안된다. 나도 체험단을 하게 되면 체험단 글에는 짧은 영상 클립을 항상 넣는데 그게 가이드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넣는 것이다. 음식이 끓는 모습이 사실 사진과 별차이도 없을 뿐더러 식상하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돈주고 사먹는 글에는 최대한 자제한다.

짧은 클립은 별 감흥이 없고, 영상이 길어져 버리면 글보다 영상에 초점이 맞게 되어 버리는 것이고 그렇다고 유튜브 등 영상으로만 보면 그것도 좀 아쉽다. 보는 순간은 좋은데 추후에 그 정보를 내 것으로 만들고자 하는 상황에는 어느 정도 글로 정리가 되어 있는게 유리하다. 결국 블로그와 유튜브 둘 다 양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어떤 검색이 필요할 때 블로그로 참고하는 경우도 있고 유튜브로 참고하는 경우도 있다. 각기 다른 상황에 적절히 이용하면 된다. 그래서 유튜브 채널을 하나 만들었는데 앞으로는 리뷰에 영상도 적절히 가미할 예정이다. 이런 부분에 대한 생각이 나 뿐만이 아니었는지 최근에 네이버에서 블로그 모먼트라는 서비스를 개시한 것을 보고 여러 가지 생각이 들더라.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 옷은 플리스 자켓이다. 한 겨울 기준으로 안에 얇은 긴팔 쭉티나 반팔 티를 입고 그 위에 이 옷을 입으면 된다. 그리고 그 위에 바람막이나 외투가 필수이다. 왜냐하면 레트로파일은 레트로X와는 다르게 방풍 필름이 없어서 바람에 아주 취약하다. 등산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잘 알겠지만 레이어링 시스템이 필요한 이유다. 플리스라는 옷의 용도는 체온을 유지시켜주는데 그 목적이 있다.

방풍은 바람막이가 해야 한다. 플리스를 단독으로 입으면 바람이 숭숭 들어온다. 추위를 극복하려면 고어텍스 3L 자켓을 입던지 아니면 초경량 자켓, 이를테면 아크테릭스 스쿼미시 자켓이나 파타고니아 후디니 자켓이라도 위에 입어야 한다. 그래야 바람에 대해 한시름 놓을 수가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플리스 자켓이 7~8개 정도 되는데 대부분 그렇다. 단독으로 입으면 춥다.

가끔 보면 한겨울에 엄청 추운 날 바람도 많이 부는데 레트로파일 하나 입고 돌아다니는 친구들을 보게 된다. 속으로 와~ 얼마나 추울까 패션이 뭐라고.. 이런 생각까지 하게 되더라. 물론 패션의 노력에 대해 폄하할 생각은 전혀 없다. 단지 그가 감기에 걸리지 않기를 바라는 측은지심일 뿐이다. 만약 둘 중에 구입을 고민한다면 레트로X를 추천한다. 레트로X는 외투로도 입을 수 있는 막강한 옷이다. 방풍 처리가 잘 되어있고 보온에 탁월해서 한겨울에도 실내에서 입고 있으면 땀으로 흠뻑 젖는다. 그 경험을 해보고 나는 바로 레트로파일을 구입하게 되었다.

레트로파일은 털 빠짐이 좀 심한 편이다. 특히 이 옷을 입고 운전을 하게 되면 안전벨트에 털이 엄청나게 붙는다. 글을 쓰면서 지난겨울과 봄에 입었던 기억들을 되새겨보니 그리 자주 입지는 않았던 기억이 난다. 이유는 내가 가진 플리스 재킷들이 거의 다 팔 부분이 조금 조이는데 이 제품 역시 그렇다. 팔 부분이 불편해서 자주 안 입게 되는 경향이 있다.

비싼 제품들은 팔이 다 불편하고 저렴한 유니클로 제품들은 옷 자체 사이즈가 전체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팔이 아주 편하니 참 아이러니하다. 이것은 플리스 자켓의 본래 용도에 맞게 제작하는 아웃도어 회사들이 옳다고 본다. 왜냐하면 플리스 위에는 레이어링으로 하드쉘 자켓을 입을 상황이 아주 많은데 그 안에 입는 플리스가 유니클로 제품처럼 여유가 있으면 팔 밖으로 옷이 다 삐쳐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레트로파일, 아니 파타고니아 제품에 대한 글을 쓰다 보니 글이 길어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이 제품은 단독으로 입기에 좋고 내 기준에는 겉에 하드쉘을 입으니 팔이 불편해서 참 애매한 옷이다. 하지만 애정이 가는 이유는 편안하게 막 입을 수 있는 옷이기도 하고 입으면 옷 자체가 아주 편안해서 심리적으로 편안함을 주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파타고니아 택만 모아놓은 상자를 꺼내보니 제법 모였다. 별 의미 없이 상자에 넣어놓은 게 이렇게 쌓였나 싶다. 구입하면서 바로 버린 택들도 몇 개 있다. 3년 전부터인가 상자에 모으기 시작했으니 매년 5~6개씩은 샀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만큼 매력 있는 브랜드라 자꾸 사게 된다. 올 가을, 내년 봄, 여름에도 살 것을 몇 가지 봐놓았다. 한 가지 아이템이 마음에 들면 색깔별로 사게 되는 것이 파타고니아의 매력인 것 같다. 나같이 사는 사람 꽤 있을 거다.

레트로파일에 대해서 알아보려다가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와버렸다. 리뷰보다는 에세이적인 접근으로 이 글을 읽었다면 재미있게 읽었으리라 본다. 이 제품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댓글로 문의하기 바란다. 아는 한도 내에서는 친절하게 답변하겠다. 오늘도 검색을 통해 궁금증을 해소하러 온 예비 구매자들을 위해 이 글을 마무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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