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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을보다

부전시장 맛집, 부전 수구레국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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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추운 겨울에 다녀온 이야기

전날 불금이라 한잔하고 토요일 점심은 해장이 필요한 시점, 날씨도 춥고 뜨끈한 수구레국밥이 생각나서 한 그릇 하러 가기로 한다.

평소라면 고민하지 않고 가야공원에 있는 가야포차선지국밥을 갔겠지만 얼마 전에 점심시간이 좀 지나서 방문했을 때, 밥 먹고 있는데 바로 앞에서 뚝배기에 먼지 들어갈 정도로 먼지 풀풀 날리면서 빗자루질 하는 거 보고 정나미 떨어져서 당분간 그 집은 안 갈 것 같다. 30분 내에 갈만한곳이 있나 지도를 켜서 찾아보다가 레이더에 한 곳이 잡혔다.

 

 

 

문의 : 051-808-1736

주차 : 근처 사설 주차장

부전시장 참 오래간만이다. 예전에는 이 동네에서 밥도 먹고 술도 먹고 했는데 요즘은 딱히 올 일이 없는 동네라 오래간만에 발걸음을 해보았다. 오른쪽 전봇대 바로 뒤가 오늘 가볼 부전수구레국밥이라는 식당이다. 원래는 가게 앞에 주차를 하려고 했는데 보다시피 내 차를 대면 교행이 아예 안되므로 내 등 뒤에 오른쪽에 있는 사설 주차장에 주차를 했다. 겨울이라 옷들 두툼한 거 보소! 시간 참 빠르다.

우아한 국물 맛이 살아있는 큰사랑 부전 수구레국밥

냉 콩국수, 우거지 다슬기탕 배너도 보인다. 연산동에 부전수구레국밥이라는 간판을 달고 영업하는 식당이 있는데 그곳은 여기 부전동 본점의 가족이 운영하는 식당이다. 그래서 맛도 구성도 거의 비슷하지 싶다.

내가 방문한 시점이 올해 초였는데 바로 직전에 1,000원이 올랐다고 하는데 아마 지금은 더 올랐을 수도 있겠다. 고민 없이 첫 번째 메뉴인 수구레국밥 (8,000원)을 주문해 본다. 원산지는 상세하게 적어놓았다. 참고로 이 집에서 포장을 하면 돈을 2,000원씩 더 받는데 그 양이 훨씬 많다. 포장도 좋은 선택이 될 것 같다.

기본 반찬이 깔린다. 처음에 작게 나오고 모자란 것은 추가 요청을 하면 갖다 준다. 여기 여사장님인지 정말 친절하시더라.

홀은 꽤 넓은 편이며 부전시장이라는 특성상, 손님 연령대가 높은 편이며 낮술을 즐기는 분들이 많아 보인다. 차가 없었으면 나도 소주 한잔했을 듯.

카운터 쪽에 원산지 표시판이 또 있다.

수구레의 효능

  1. 골다공증 예방
  2. 관절기능 강화 및 빈혈 예방
  3. 다이어트 및 항산화 작용
  4. 심혈관질환 예방 및 피로회복
  5. 간기능 강화 및 체력증진
  6. 피부진정효과

글만 봐서는 슈퍼푸드네.

그사이 수구레국밥이 나왔다.

펄펄 끓는 뚝배기를 찍어보았다.

개인적으로 국밥은 펄펄 끓여서 나오는 것을 좋아한다. 끓는 국물에서 은은하게 퍼지는 향에서 이미 맛있는 국밥임이 느껴진다.

입천장 데일 각오하고 국물을 한 숟가락 떠서 맛본다. 보기보다 상당히 깔끔하면서 시원한데, 깔끔하다고 해서 깊은 맛이 없는 것도 아니다. 참 마음에 드는 국물이다.

오래 끓여서 흐물해진 수구레가 아닌, 쫄깃하고 탱글한 식감이 살아있는 수구레이다. 개인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는 이 상태의 수구레를 좋아한다. 이래야 씹는 맛도 있고 고소함도 배가되고 그렇더라. 맛볼수록 가야포차선지국밥의 수구레국밥과 비교하게 된다.

커다란 선지 두 덩어리가 들어가 있는데 선지 역시 잡내도 없고 퍼석퍼석하지 않고 신선하며 맛이 좋다. 선지 맛이 거기서 거기 아니냐고 말하는 분들이 있는데 신선한 선지와 아닌 선지는 맛이 꽤 차이가 난다.

국물을 실컷 떠먹고 아차 싶어서 밥을 한 숟가락 적셔본다. 이 집 수구레국밥 잘하네.

부추를 딱히 안 넣어도 될 것 같은데 한번 넣어본다.

수구레 한 입, 선지 한 입 로테이션 돌아주고

김 찍어 먹는 간장에 수구레도 한번 찍어본다. 응? 왜?

감질나게 먹기 싫어서 밥을 다 말아버렸다. 깔끔한 국물 너무 좋다.

콩나물은 살짝 데쳐서 아삭함을 유지하고 있고 각 재료들이 서로 조화가 꽤 좋다.

수구레와 선지를 한번같이 맛보는 호사를 누려본다. 꿀맛이다.

반찬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 김치와 깍두기가 꽤 맛있더라. 특히 김치는 손맛 가득한 젓갈 김치로 누구나 좋아할 맛이다. 깍두기 역시 푹 익어서 먹기 딱 좋고.

줄어드는 뚝배기가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다. 열심히 먹어본다.

설거지하듯 깔끔하게 비웠다.

수구레국밥을 정말 좋아해서 곳곳에 찾아가서 먹곤 했는데 오래간만에 마음에 드는 집을 찾았다. 가야포차선지국밥은 이제 굳이 갈 필요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집 국물이 훨씬 깔끔하고 맛 자체도 정돈된 안정감이 있어서 앞으로 수구레국밥 생각날 때 이 집이 생각날 것 같다. 이웃이신 하지만알려줌님이 알려주신 해운대 좌동시장에 이가곰탕의 수구레국밥을 맛보면 또 생각이 바뀔 수도 있겠다.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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