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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을보다

서대신동 대티고개 60년대식 소금구이 (부산 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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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정리를 하다가 지금은 없어져 버린 정말 아쉬운 가게 하나를 추억을 떠올리며 포스팅해본다.

서대신동에서 대티고개로 넘어가는 길목에 있던 집이다.

 

위치는 구, 광민약국 바로 부근이다. 위생병원에서 대티 방향으로 가다 보면 있던 곳이다.

그러고 보니 위생병원도 삼육부산병원으로 이름이 바뀌었네.

생고기 60년대식 할배 소금구이라는 간판이 걸려있다.

바닥에 작은 간판에는 생돼지 60년대식 할배 소금구이라고 적혀있다.

이 집을 처음 알게 된 게 10여 년 전일 것이다.

우연히 지인이 정말 괜찮은 고깃집을 발견했다고 들떠서 당장 출동하자고 택시 잡고 갔던 것이 첫 방문이었다.

자리는 3테이블인가 밖에 없었다.

가장 마지막 방문이 2018년쯤이었고 그 당시 1인분에 5천 원이네.

처음 갔을 때가 2007년인가 2008년인다 당시에 1인분에 3천 원인가 3,500원 했었다.

기본 3인분 이상 주문 가능

웃긴 게 정말 인기 있을만한 집인데 갈 때마다 내가 앉을 자리는 꼭 있었다는 점이 신기하다.

불판은 자체 제작한 걸로 들었는데 스테인리스가 아니고 무슨 다른 금속이었다 특수철이라했던가?

할머니 사장님이 뭐라 뭐라 이야기해주셨는데 기억이 안 난다.

3인분의 양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가격이 저렴하니 모자라면 더 시켜 먹으면 된다는 마음으로 구워본다.

연탄불에 굽는 돼지고기는 어떨까?

상당히 맛이 있다.

돼지고기 부위는 날마다 조금씩 달랐는데 대체로 목살 위주로 제공되었다.

고기에 기본적으로 밑간이 되어있어서 구워서 바로 먹으면 정말 맛있었다.

집게 마스터답게 열심히 구우니 함께했던 지인은 만족하는 표정으로 구경하고 있는 모습.

정말 맛있는데 이제는 맛보지 못하는다는 게 너무 아쉬울 따름이다.

투박하게 뭉텅뭉텅 썰어놓은 고기를 연탈불에 쉴 새 없이 휘젓듯이 구워내면 맛은 환상적이다.

열심히 굽고 또 구워본다. 파재래기나 쌈은 없다.

양파 고추 절임과 김치 정도

그리고 양념장이 나오는데 저 양념장 맛이 또 기가 막히더라.

예전에 스마트폰을 쓰기 전에 정말 많이 갔는데 사진이 거의 남아있지를 않네.

혼자 고기에 소주 한잔 마시고 싶을 때 가서 할머니와 이야기 나누며 먹었던 기억도 난다.

늘 고기와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가득하셨던 할머니 사장님이다.

돼지껍데기가 서비스였는지 따로 돈을 받았는지 기억이 안 난다.

단골이라고 챙겨줬던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된장찌개는 시래기를 넣었는데 사진으로 보다시피 무가 푹 익어서 정말 맛이 있었다.

색깔만 봐도 집 된장으로 잘 끓인 찌개인 것이 보인다.

고기를 다 먹고 꼭 주문했던 된장찌개와 밥이다.

밥을 주문하면 바로 밥을 지어서 내주셨다.

15분 ~ 20분 정도 걸렸지만 정말 맛있는 밥이라 갈 때마다 안 시켜 먹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자주 가던 곳인데 2018년 이후인가 문을 닫았더라.

그리고 얼마 있다가 문을 열어서 단골인 지인이 갔다 왔다고는 하는데 그 뒤로는 소식이 없으시다.

진짜 아무 생각 없이 지나가면 여기에 식당이 있을까 하는 위치에 있던 고깃집이다.

먹어본 돼지고기 중에서는 손에 꼽을 정도로 맛이 있던 집인데 없어진 게 너무 아쉽다.

포스팅을 찾아봐도 후기가 거의 없는 곳이다.

그 당시에도 손님들의 나이대는 주로 아재들이었으니.

이제 60년대식 소금구이를 검색해보니 사상과 동래에 있는 두 집이 나온다.

불판이나 구성이 비슷하긴 한데 조금 다른 느낌이라 연관이 없어 보인다.

더 이상 맛볼 수 없는 진짜 숨은 맛집이었던 60년대식 할배 소금구이.

할머니 사장님과 대화 나누면서 소주 한잔 걸치던 그때가 그립다.

혹시 이 집의 근황을 아시는 분이나 가보셨던 분 계시면 댓글 부탁드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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