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도 봉래산에는 걷기 좋은 길이 있습니다. 봉래산 둘레길이 바로 그것인데요. 영도 주민들에게 상당히 인기가 많은 길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한번 가보기로 했습니다. 봉래산 둘레길은 총 16개의 코스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중에 2개의 코스로 봉래산 정상을 다녀왔습니다. 그날의 걷기 기록 한번 소개해 봅니다.
영도구청 홈페이지에 봉래산 둘레길 16코스가 잘 소개되어 있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4코스로 올라가서 7코스로 내려왔어요.
산행의 들머리는 신선초등학교입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했는데요. 시내버스 6, 9, 9-1, 82, 85번을 타고 신선동 행정복지센터에 하차하시면 됩니다. 초등학교 정문 오른쪽 일방통행길로 쭉 올라가 봅니다.
초등학교 담장 안쪽에 예쁘게 피어있는 들꽃을 보고 지나칠 수 없죠.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는 모습이 봄의 일상을 제대로 보여줍니다.
오르막길을 오르다 보니 복천사라는 절 입구에 도착합니다. 봉래산 둘레길 안내판이 아주 멋지게 세워져 있네요. 한번 글로 옮겨 봅니다.
영도구의 옛 이름 '절영도'
삼국시대부터 영도는 국마장으로 유명했는데, 이곳 말들은 그림자가 끊어져 보일 정도로 빠른 명마로 꼽혔다고 합니다. 실제 삼국사기에는 신라 성덕왕이 김유신의 공을 치하해 절영마 한 필을 하사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네요.
'봉래산'
봉래산은 영도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으며, 부산 앞 바다를 끼고도는 주변 경치가 한 폭의 풍경화 같은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곳입니다. 원래 봉래산이랑 동쪽 바다 한가운데 있어서 신선이 살고 불로초와 불사약이 있다는 상상 속의 영산이죠. 봉황이 날아드는 산이라는 의미로 영도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으며, 봉래산의 가장 높은 봉우리를 조봉이라 하고, 그다음의 봉우리를 자봉, 그 아래의 것을 손봉으로 부르고 있어요. 가까이 보면 세 봉우리의 구별이 잘되지 않지만 멀리서 바라보면 굽이진 봉우리의 낮아진 모습이 확연하게 드러난답니다. 산기슭에는 기계적 풍화작용에 의해 쪼개진 바위가 점점이 흩어져 있습니다. 봉래산의 다양한 등산 코스를 즐기다 보면, 부산의 시가지를 한눈에 볼 수 있으며, 남해안의 절경과 바다 냄새를 느낄 수가 있습니다.
복천사는 고려 시대 말에 창건한 영도의 대표적 사찰입니다. 많은 문화재를 가진 오래된 절이죠. 조용하게 찾기 좋은 절인 것 같습니다. 이곳 복천사에서 바라보는 야경이 참 이뻐서 사진 하는 사람들에게는 인기가 많은 곳이기도 합니다.
절 입구를 지나면 오르막이 쭉 이어집니다. 숲 속이라 조용하니 좋네요.
위로 올라가면 복천사, 양옆으로는 봉래산 둘레길이 이어집니다. 저는 정상을 향하기 위해 오른쪽 길로 올라가 봅니다.
정상은 파란색, 봉래산 둘레길은 빨간색으로 표시가 되어 있네요. 봉래산 둘레길을 여러 번 걸어본 적이 있는데 정말 걷기 좋은 곳입니다. 영도 어디서든 접근이 가능해서 영도구민들에게는 인기가 참 많은 도보 길이죠. 이곳에서 정상으로 올라가는 건 처음인데요. 오래간만에 봉래산 등산이라 기대가 됩니다.
본격적으로 산으로 오릅니다. 기온이 높은 날이라 시작부터 땀이 흐르네요. 얼른 수건을 꺼내서 땀을 닦아 줍니다. 봄이지만 산에서는 벌써 여름이 느껴집니다.
등산로 초입에서 만난 운동기구들이 반갑네요.
신선동 주민들에게 인기가 많은 복천사 약수터입니다. 약수 한 모금을 마시고 또 열심히 걸어 올라가 봅니다.
돌계단으로 잘 정비되어 있는 길이라 큰 어려움 없이 올라갈 수 있어요. 주위를 둘러봐도 전부 숲이고 나무입니다. 고즈넉한 분위기 덕분에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올라가 봅니다.
걷다 보면 가끔 조망이 터지는 곳이 있습니다. 송도해수욕장과 남항대교가 살짝 보이네요.
조금은 느린 산철쭉이 반깁니다. 따스한 햇살과 마주하며 예쁜 자태를 뽐내고 있네요.
열심히 걷다 보니 어느덧 하늘이 열립니다. 능선의 시작을 알리는 기분 좋은 신호입니다.
등산을 하다 보면 다른 산악회가 걸어놓은 등산 리본을 볼 수가 있는데요. 가야 할 길이 애매할 때 등산 리본을 따라가면 등산로에서 길을 잃을 확률이 줄어든답니다.
봄 단풍이 참 반갑네요. 초록 초록한 다른 나무들과 어울릴 듯 안 어울릴 듯 그렇게 봄 단풍이 피어있습니다.
봉래산 정상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오르기 편하게 길을 잘 정비해놓아서 무리하지 않고 걸어 올라갈 수 있습니다.
오래간만에 찾은 봉래산 정상입니다. 예전에는 없던 구조물들이 보이네요. 데크길 같아 보이는데요. 잠시 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봉래산 정상석을 찍어봅니다. 봉래산은 높이 395m의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사방이 뚫려있어서 정상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가히 최고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조망도를 보면서 하나하나 위치를 맞추다 보면 그 재미가 배가됩니다.
영도구, 중구, 서구 일대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이날은 황사와 미세먼지가 심해서 많이 아쉬웠는데 맑은 날 바라보는 조망은 정말 멋지답니다.
반대쪽에서 바라보는 전망입니다. 사진으로 봐도 탁 트인 모습이 정말 멋진데요. 북항재개발로 한창인 동구, 그리고 저 멀리 해운대까지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풍경을 구경하고 집에서 가지고 온 간식들을 꺼내서 맛봅니다. 시원한 커피 한 모금에 올라오면서 흘린 땀이 금세 식어버리네요. 참 기분 좋습니다.
정상 주변에는 데크길이 상당히 잘 되어 있습니다. 마침 산객들도 별로 없어서 혼자만의 여유를 제대로 즐길 수 있네요.
데크를 걸어오니 또 다른 전망대가 나타납니다. 남항 묘박지에 정박 중인 배들이 꽤 많네요. 날씨가 좋은 날 다시 찾으면 더 좋을 것 같네요.
정상에서 꽤 오랜 시간을 즐기고 다시 내려갑니다. 산을 내려갈 때는 조심조심 잘 보고 내려가야 합니다.
내리막길을 걷다 보니 금세 둘레길이 나타납니다.
보다시피 봉래산 둘레길은 정말 걷기 좋은 길입니다.
잘 정비된 둘레길을 걸으면서 이런저런 사색에 잠기기도 좋고 운동 삼아 걷기도 참 좋아요.
이렇게 놓여있는 테이블에서 숲속의 피크닉을 즐기기에도 참 좋아 보입니다.
봉래산 둘레길 7코스로 내려왔습니다. 복천사로 원점회귀했네요. 갑자기 마주친 고양이와 눈싸움을 해봅니다.
초여름 같던 날씨 덕에 땀을 꽤 흘렸네요. 시원한 음식을 맛보고 싶어집니다.
봉래시장으로 가보기로 합니다.
시원한 밀면 한 그릇으로 마무리해 봅니다.
오래간만에 봉래산을 걸어보았습니다. 봉래산 둘레길은 영도 어느 곳에서도 올라서 걸을 수 있는 접근성이 참 좋은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걷기 쉬운 길이기도 하고요. 숲속을 거닐면서 봄의 여유를 한번 느껴보시는 건 어떨까요? 봉래산 둘레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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